▲ 조 엥겔버거

산업용 로봇업계의 아버지 또는 개척자로 불리는 '조 엥겔버거(Joe Engelberger)'가 지난 7월 26일 90세 생일을 맞았다. 조 엥겔버거가 90세 생일을 맞으면서 산업용 로봇의 역사도 이제 60년이 됐다. 엥겔버거의 생일과 산업용 로봇이 무슨 관계가 있길래 그의 90세 생일이 산업용 로봇 탄생 60주년이 됐을까?

로봇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로보허브'는 조 엥겔버거 90세 생일을 맞아 산업용 로봇의 역사를 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조 엥겔버거와 조지 데볼(Georges Devol)은 지난 1956년 세계 최초의 로봇 전문기업인 '유니메이션(Unimation)'을 설립했다. 로봇 업계는 조 엥겔버거와 조지 데볼이 최초의 로봇업체를 설립한 날을 산업용 로봇 역사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조 엥겔버거의 90세 생일은 바로 산업용 로봇의 탄생 60주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하다.

1956년 설립된 유니메이션은 지난 1961년 처음으로 '제너럴 모터스'의 뉴저지 공장에 유압식 산업용 로봇 '유니메이트(Unimate)'를 설치했다. 무거운 물건을 다이캐스팅 작업대에 올려 놓거나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데 활용됐다. 제너럴 모터스는 산업용 로봇 도입을 통해 자동차 산업계에 새로운 혁신을 도입했다. 이제 산업용 로봇은 자동차 뿐 아니라 다른 분야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수백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 유니메이션의 산업용 로봇 '유니메이트'

제너럴 모터스에 처음으로 도입된 산업용 로봇은 몇년 지나지 않아 포드, 크라이슬러, 일본 제조업체들에 확산되면서 유니메이션 로봇 붐을 일으켰다. 1966년에는 유니메이트가 용접, 도색, 접합 등 생산라인에 투입됐다.1977년 유니메이션은 'PUMA(Programmable Universal Machine for Assembly)' 로봇 전문업체인 '빅암(Vicarm)'을 인수하면서 고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로봇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전기모터의 도입이다. 1981년을 기점으로 제너럴 모터스 등 자동차업계는 유압식 모터에서 전기모터로 로봇의 엔진을 바꿨다. 당시 엥겔버거는 전기모터의 도입에 반대했다. 결국 GM은 일본 로봇업체인 파낙과 새로운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악재가 겹치면서 유니메이션은 지난 1982년 1억7백만 달러에 웨스팅하우스에 인수되고 말았다. 하지만 유니메이션 직원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유니메이션의 경영권은 다시 한번 '스타우블리'로 넘어갔다.

유니메이션이 GM에 설치한 최초의 산업용 로봇은 10만 시간 가동 후에 폐기됐고 지금은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소장품이 됐다. 하지만 앵겔버거의 시선은 산업용 로봇에 머무르지 않았다. 서비스 로봇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그는 '헬프메이트 로보틱스'라는 서비스 로봇 업체를 설립했다. 회사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헬프메이트 로보틱스는 병원 내부를 이동하면서 약이나 식사를 전달해주고 환자 상태 기록 등 일을 하는 로봇을 만드는 것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헬프메이트는 지난 1997년 카디날 헬스라는 기업에 인수됐다. 헬프메이트는 IPO를 통해 6백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엥겔버거는 나중에 노인용 케어 로봇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만큼 서비스 로봇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1977년 그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홈로봇의 아버지로 인식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조 엥겔버거 어워드 기념 메달

엥겔버거는 40년전 미국 '로봇산업연합(RIA)' 창립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를 기리는 의미에서 RIA는 지난 1977년 '조셉 F. 엥겔버거 어워드'라는 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17개국 116명의 로봇산업계 리더가 이 상을 받았다. 최근 수상자는 아이로봇의 창업자이자 리씽크로보틱스의 회장인 '로드니 브룩스', '퍼스트 로보틱스(FIRST Robotics) 경진대회' 창설자인 '딘 캐먼'등이 있다. 아무튼 산업용 로봇뿐 만 아니라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도 그는 개척자로 인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