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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상을 상상하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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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21  12: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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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30일(토) 안산동산고등학교에서는 경기북과학고 로봇동아리 ‘NEXT’와 안산동산고 로봇동아리 ‘상상’의 합동 로봇 연구 발표회가 진행되었다. 본 발표회는 “다음 세상을 상상하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열리는 공동 학술 발표회이며, 매년 1회씩 양 학교를 번갈아가며 방문한 것이 올해로서 3번째 시즌을 맞게 되었다. 공동 학술 발표를 위해 ‘NEXT’에서는 ‘무작위로 투입된 도미노의 자동 정렬에 대한 연구’와 ‘대수적 모델링을 통한 트리형 미로의 최단 경로 계산 알고리즘’ 등 2편의 발표를 진행하였고, ‘상상’에서는 고등부 정규종목에 출전하는 친구들의 규정 소개 및 로봇 개발 계획에 대한 발표를 준비하기도 하였다.

▲ 경기북과학고 ‘NEXT’와 안산동산고 ‘상상’ 학생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8월 15~16일에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리는 세계로봇올림피아드 한국대회(WRO KOREA, World Robot Olympiad in KOREA)의 창작부문에 출품할 로봇에 대한 세부 주제 및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토론을 벌였다. 해마다 정해지는 창작부문 주제에 대해 각자가 고민한, 비슷하면서도 다른 생각을 나누고 발전시키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날 참여한 약 40여명의 학생들은 지난 두 달 동안 “잠재적으로 위험한 환경에서 천연 자원을 탐사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을 어떻게 설계하고 개발할 지에 대해 고민해왔다.

기본을 통해 굴레를 벗어나다
지난 4월에 2015 WRO KOREA의 주제가 공지된 후, NEXT 참가팀들은 인간에게 꼭 필요하지만 탐사가 어렵거나 위험한 천연자원들의 채굴용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골머리가 아팠다. 늘 그렇듯 대부분의 동아리 부원들은 머릿속에 맴도는 막연한 생각을 구체화시키지 못한 채 고민에 빠져 있었다. NEXT 지도교사 정웅열 선생님께서는 주제를 정확히 분석하고,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 먼저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예를 들어, “천연자원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하고, “탐사란 무엇이고, 잠재적 위험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셨다. 그러나 아주 간단하고 당연한 질문임에도 생각보다 쉽게 답하지 못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러웠다.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만들어놓은 막연한 생각에 갇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로봇 하드웨어 설계나 알고리즘에 대해 생각하기에 앞서, ‘천연자원’에 대한 탐구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 데도 말이다.

기본적인 것부터 출발하여 희미하게나마 안개를 걷어내고 한 걸음씩 나아가던 우리는 우라늄이나 석탄, 석유와 같은 것만이 천연자원이 아니라 박쥐의 배설물이 굳어져 고품질의 비료로 이용될 수 있는 박쥐 ‘구아노’도 천연자원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구아노의 채굴을 도와줄 수 있는 로봇을 만들 때 박쥐 구아노가 존재하는 유일한 공간인 석회동굴의 지형적 특징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과 동굴에서 최소한의 센서를 이용해 구아노와 주변의 암석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과 같은 핵심적인 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운송 로봇과 행동 로봇 간의 통신을 통해 탐사와 채굴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의 설계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지하 수십 미터의 깊이에 약산성을 띠고 부드럽게 쌓여 있는 구아노의 성질을 고려하여, 석회 동굴 지형에선 큰 운송 로봇에 2대의 행동 로봇을 실어 이동해야 한다. 또한 폭이 좁은 지형을 만나게 되면 구아노 더미에서도 이동이 가능한 작은 크기의 행동 로봇이 리트머스 시험지를 이용하여 구아노의 존재 유무를 판단하고 효율적으로 채굴을 마친다. 그런 다음 블루투스 통신을 통해 다시 운반 로봇에 실려 동굴 밖으로 나오는 협력 시스템이다.

함께 생각하기는 힘이 세다
처음 주제를 접했을 때는 어떤 자원을 채굴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계신 선생님과 선배들, 그리고 친구들과의 ‘함께 생각하기’를 통해 서서히 생각의 틀을 잡아 갈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로봇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해 팀원을 비롯한 동아리 전체가 함께 의견을 내주었고, 이를 통해 서로의 아이디어와 지식을 공유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도출될 때마다 스스로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러한 과정들을 겪으면 겪을수록 서로의 생각들이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질 수 있었다.
▲ 경기북과학고 ‘NEXT’ 학생들의 모의 발표회 및 토론 장면
공동 학술 발표회를 사흘 앞두고 과학동아리 시간에 가진 모의 발표회에서도 동아리 부원들 모두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새로운 생각을 공유하는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각 팀의 발표를 듣고 개선점은 물론, 연구 자체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서로의 연구가 가진 특징, 장점 및 개선점에 대해서도 확실히 알게 되었고, 연구를 더욱 발전시키고 구체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윤곽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뜨거운 열정으로 부풀어 꿈에 한 발 더 다가가다
2015년 5월 30일, 아침 일찍 학교를 출발하여 오전 9시 반 경에 안산동산고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까지 부슬부슬 오는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활기차게 진행되는 발표와 뿜어져 나오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타난 두 동아리의 ‘로봇 사랑’과 ‘탐구 열정’은 우리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디젤 생산을 돕는 로봇’과 ‘구조물 발사를 이용한 동굴 탐사 로봇’, ‘심해 탐사에서 잠수부의 안전 증대 및 작업능률 향상을 위한 슈트’ 등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아이디어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 동아리 ‘상상’ 담당 선생님의 환영사
▲ 구아노’ 탐사 및 채굴 로봇의 개발 계획에 대한 발표
로봇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서로가 가진 지식과 아이디어를 나누는 즐거움, 로봇을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 등이 한 데 어우러져 발표회 내내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이번 발표회는 ‘나에게 로봇이 어떠한 의미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깊게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다. 이 귀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공유하며 힘을 합쳐 노력하는 과정에서 뜻을 한 데 모아 최선을 다해 연구하는 것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특히 필자가 장래에 연구하고 싶은 소프트 로보틱스 분야도 생명과학과 로봇공학이 모두 필요한 학문이라는 점에서 이번 발표회는 함께 연구하고 협업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던 멋진 경험이었다. 8월 15일에 WRO Korea 대회장에서 다시 만날 그날까지 우리가 ‘상상했던 다음 세상’의 밑그림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더욱 힘쓸 것을 다짐하면서 글을 마친다.
이준혁ㆍ경기북과학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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