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중국기업 관계자가 장쑤성 장자강시에 소재한 후지코시의 로봇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도쿄=조영숙 통신원] 자동차 공장 등에서 용접과 도장을 하는 산업용 로봇이 중국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일본의 후지코시와 야스카와전기, 독일의 쿠카 등 글로벌 로봇기업들이 올해 중국 현지에서 로봇제조 공장을 가동하거나 예정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이 가운데 후지코시는 지난 2월 장쑤성 장자강시(江蘇省 張家港市)에 일본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대형 로봇 공장을 설립했다. 후지코시의 현지 관계자는 "수주 후 1개월 이내의 출하가 원칙"이며 "중국 바이어들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며 중국 현지에서 로봇공급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을 전했다.

지난 5월에는 산업용 로봇분야에서 세계 4대 산업용 로봇기업 가운데 하나인 야스카와전기도 장쑤성의 창저우시(常州市)에 공장을 가동했다. 독일의 산업용 로봇기업 쿠카(KUKA)도 올해 12월을 목표로 상하이에 공장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05년에는 스위스의 ABB가 중국에 로봇 생산 거점을 확보한 바 있다. 현재 4대 산업용 로봇 기업 가운데 일본의 파낙을 제외한 3개사가 중국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잇따른 진출은 중국에서 공장 로봇화가 본격화 된데 따른 것이다. 중국기업들은 최근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으로 사람이 하던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따라 일본의 로봇 제조업체들이 현지 생산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거대 시장을 놓고 유럽과 중국 현지 제조업체간 3파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2011년 약 120만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세계최대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을 운영하는 대만의 홍하이정밀공업의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은 "향후 3년간 100만대의 로봇을 도입해 사람을 대체하겠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던 중국은 최저 임금이 연10%이상 올랐고 상하이 지역의 경우는 최근 4년 동안 약70%가 상승했다. 이에따라 사람을 대체하는 산업용 로봇 도입 대수도 2011년 2만 2000대로 전년대비 1.5배나 증가했다. 오는 2015년에는 3만 5000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국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진행되는 5개년 계획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육성해야 할 전략적 신흥산업의 하나로 로봇을 선정하고 로봇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관련, 지난 6월 야스카와전기 공장 준공식에서 참석한 중국기계공업연합회 관계자는 "로봇의 생산 뿐만이 아니라 기술과 시장 개척 노하우도 함께 이전해주기를 희망한다"는 속내를 비치기도 했다.

현재 중국 최대 로봇기업인 신송기기인자동화(新松機器人自動化)의 기술은 일본 기업의 60~70%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대해 중국에 진출한 일본 로봇기업들은 기술 유출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야스카와 전기 관계자는 "외관은 똑같이 만들 수 있어도 안에 들어가는 제어용 소프트웨어는 쉽게 따라올 수 없을것"이라며 일본 로봇기술의 우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