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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이 통했던 ‘제1회 로봇공학을 위한 열린모임 행사’이원형ㆍKAIST 로보트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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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06  11: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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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이 통한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지난 4일(토)에 열린 ‘제1회 로봇공학을 위한 열린 모임’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행사는 마무리되었지만, 그 감동은 주말이 지난 아직까지도 사라지기는커녕 더 커지기만 한다. 소셜 네트워크 공간상에서는 벌써부터 제2회 모임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지난 토요일 행사에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학부모, 그리고 백발의 어른까지 다양한 나잇대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뿐이랴. 여자들이 없기로 소문난 ‘공돌이’들의 모임, 그것도 ‘로봇공학’에 관심을 가지고 모인 사람들이었지만 그 사이에는 다수의 여성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말 그대로 남녀노소가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다양한 사람이 모인 만큼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있을 수 있는 모임이었지만, 반대로 소통이 잘 안 될 수도 있는 위험성도 있었다. 그러나 소통은 ‘로봇’이라는 주제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사람들이 진심으로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기에 서로의 눈빛만으로도 진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행사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고, 그 후에 모인 뒤풀이 시간에도 70명 이상의 사람이 함께해 몇 시간이 되도록 자리를 지키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전문성에 집중한 학회도 아니고, 그저 친목만을 위한 자리도 아닌 이상한(?) 모임이었지만, 지식공유 공동체의 모습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귀한시간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번 행사는 대표적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의 ‘로봇공학을 위한 열린모임(Korea Open Society for Robotics, KOS-Robot)’이라는 그룹에서 진행한 첫 오프라인 미팅이었다. 국내에 이미 여러 로봇 관련 학회들이 있지만, 이 페이스북 그룹은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입/탈퇴가 가능하고 어디서든 자신의 의견을 올릴 수 있으며, 성격상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점점 발전하고 있다. 그룹을 관리하는 운영진도 특별한 조건을 통해 구성되지 않고, ‘열심’을 보이는 사람이면 추천을 통해 선발되었다. 지금 당장은 12명의 운영진이 이번 행사를 주도적으로 준비했지만, 다음번에는 또 다른 운영진들이 생겨 행사를 진행하길 바라고 있다. 대표 없는 그룹,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열린’ 모임을 추구하기에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모임의 운영을 모토로 두고 있다. 그룹을 처음 만든 엄태웅 씨도 본인 스스로를 이 그룹의 대표라고 일컫지 않는다. 이 그룹의 회원 수는 현재 그룹이 개설된 2월 9일 이후로 약 5개월 만에 2,500명을 넘기고 있다.

행사의 시작은 가볍게 꺼낸 이야기로부터였다. 지난 5월 24일에 그룹 운영자 중 한 명인 최성준 씨가 서울에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얼굴이나 한번 보자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이 그룹을 시작한 엄태웅 씨가 해당 글에 호응하면서 본인 귀국일에 맞추어 모임을 가져보자고 구체적인 날짜를 제안했고, 여기에 50명 이상의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한국팀의 ‘달파 로보틱스 챌린지(DRC)’의 우승이 겹치면서 로봇에 대한 관심이 극도로 커졌고, 본격적으로 행사 일정이 정해진 후에는 5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행사 참석 희망을 표시했다. 나비의 날갯짓 하나가 지구 반대편에서는 태풍이 될 수 있다는 말처럼, 가볍게 시작한 이야기가 점점 커져서 이번 행사로 나타난 것이다. 장소와 안전 문제상으로 모임을 170명 이내로 제한하게 되었는데, 참석을 희망한 사람이나 행사를 준비한 사람이나 모두가 함께할 수 없었다는 점이 아직도 너무나 아쉽다. 이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자발적이고 다양한 중소규모 모임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행사를 준비한 운영진은 12명의 국내외 로봇 연구자로 구성되었다. 앞서 설명에서도 언급했듯이 특별한 기준 없이 그룹 생성 초기에 특별한 열심을 보인 사람들을 중심으로 추천을 통해 운영진에 선발되었다. 우스개 말로 ‘잉여력’이 높은 사람이 운영진이 된 셈이다. 근래에는 ‘오로카’(OROCA, 오픈 로보틱스 관련 모임)의 운영진의 추가로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12명의 운영진은 서울뿐 아니라 대전, 일본, 유럽(독일), 북아메리카(미국, 캐나다)에 분포되어 있고, 다양한 로봇 관련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이 박사과정이거나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젊은 사람들이다. 운영진들을 소개하려면 또 다른 이야기 보따리를 한가득 풀어놔야 하기에 궁금한 분들은 온라인을 통해 운영진들과 직접 이야기하고 서로 알아가 보기를 추천한다. 현재 12명의 운영진은 다음과 같다. 엄태웅(워털루대), 표윤석(일본 규슈대), 이지훈(유진로봇), 이원형(KAIST), 노현철(KAIST), 김병호(Pilz), 최성준(서울대), 구성용(독일 Bonn대학), 김성준(CSULA), 박형주(퍼듀대), 정호정(일본 규슈대), 김영웅(한양대)

행사는 7분의 전문가 발표와 2명의 DRC 참관기 발표, 그리고 14명의 5분 스피치로 구성되었다. 전문가 발표는 MIT 치타 로봇을 개발하여 세계 최고 속도(22km/h)의 기록을 경신한 석상옥 박사, 이 치타 로봇을 야외에서 점프하며 뛰놀게 하여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박해원 박사, 로봇 똘망이의 아버지이자 공중파 프로그램인 라디오스타에 나오며 유명인이 된 한재권 박사, 다양한 생체 모사 로봇을 개발한 박용재 박사, 엑소 스켈레톤 로봇만 정통 있게 연구해온 김완수 박사, 로봇 메니퓰레이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는 배지훈 박사, 그리고 항상 이 모임을 응원하시고 오랜 경험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은 김홍석 박사님이 준비해주셨다. 본인들의 전문적 지식뿐 아니라 연구를 하며 겪은 인생의 지혜까지 담아 열정적으로 발표하여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로봇 공학자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까지 뜬구름으로만 생각했던 로봇 연구를 구체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DRC 참관기는 어린 학생들이 발표하였는데, 어린이답지 않은 발표 능력과 통찰력으로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아마 일반 참가자로 자리에 있던 다른 어린 학생들에게도 큰 자극제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5분 스피치의 경우는 전문적이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알고 있는 로봇에 대한 경험들을 재미있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준비했던 이벤트였다. 5분이라는 시간과 발표자료 최대 2장의 제한 조건을 걸어두었는데, 그만큼 발표자와 청중의 교류를 중심으로 하는 발표였다. 5분 스피치를 공고한 후 많은 이들이 발표자로 신청하여 결국 최종 발표자를 선별해 내야만 하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있다. 결국, 선정된 14명의 발표자 중에는 고등학생부터 기업 사장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었고, 이번 행사에서 가장 유익하고 재미있었던 시간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자신의 지위와 상관없이 똑같이 5분으로 구성된 발표기에 어린 발표자에게는 자신감으로, 어른 발표자에게는 멋진 배려심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감동의 시간이기도 했다.

행사 중에는 수많은 발표가 있었지만 모임의 주된 컨셉은 우리가 얼마나 이 시간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느냐였다. 공돌이는 한 번 준비하기로 한 것은 끝을 보는 성격이라는 것을 서로가 믿음으로(?) 알고 있었기에, 발표에서 얼마나 깊은 내용을 다루느냐보다는 얼마나 재미있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느냐를 핵심 미션으로 삼았다. 발표 이외에도 실시간 사진 중계, 패널 토의, 커페브레이크, 선물 증정 이벤트 등의 다양한 시간을 준비하여 한시도 심심할 틈이 없도록 하였다. 물론 그만큼 운영진들은 행사 시간 동안 더 분주할 수밖에 없긴 했다.

이 모든 것에 앞서 이번 모임이 이토록 관심을 받고 모두가 즐길 수 있었던 이유는, 앞서 이야기한 서로 간의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운영진들이 이 행사를 이끌어 갔지만, 행사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분들의 후원 없이는 도저히 진행될 수 없는 모임이었다. 우선 전문가 발표를 맡아주신 모든 분이 강연비를 한 푼도 받지 않으셨다. 말 그대로 무료로 ‘봉사’를 한 셈이다. 마찬가지로 DRC 참관기와 5분 스피치 발표자들도 아무런 대가 없이 이 모임의 풍성하고 성공적인 진행을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자원하여 주었다. 중간에 깜짝 등장으로 모임의 재미를 극대화 시켜준 데니스 홍 교수님도 자신의 사비까지 들여가며 비행기 스케쥴을 조정해 이 행사에 찾아올 정도로 이 모임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기업들의 후원도 끊이지 않았다. 장소와 점심 및 다과 비용을 지급한 네이버, 로봇 및 USB 메모리 스틱 등으로 후원해준 퓨처로봇, 유진로봇, 엔비디아, 기계·건설공학연구정보센터, 로보링크, 로보티즈, 도서 등으로 후원해준 루비페이퍼, 월간로봇, 테크엠까지 수많은 후원으로 이번 행사를 도와주었다. 기업의 후원은 보통 자사 홍보가 우선으로 되기 마련인데, 오히려 이번 후원들은 “로봇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이 베푸는” 모습에 가까웠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이 모임에 이러한 진심들이 모일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로봇 연구자들이 자유롭고 유익하고 재미있게 모일 수 있는 모임을 그동안 너무나 갈구해왔기 때문이라 생각해본다. 그래서 이번 모임이 그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줄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행사 후 뒤풀이 모임에서도 몇 시간이 지나도록 이야기꽃을 피우고 쉽게 자리를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러한 확신이 들었다.

이번 모임을 마무리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바로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하지 못했던 점이다. 또한, 이번 모임에 받은 도움들이 다음번 모임을 준비하게 될 때 오히려 큰 부담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점이 걱정도 된다. 그래서 이번 행사는 끝났지만 끝난 것이 아니다. 앞으로 이런 모임이 자발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더욱 고민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히려 기대감을 키우지 말고 또다시 자연스럽게 자발적인 모임이 생겨날 수 있도록 가만히 놔두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겠다.

벌써부터 사람들이 제2회 행사를 언급한다.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그만큼 사람들은 이런 모임들에 아직도 목말라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이러한 갈증들과 필요들을 더 많이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러한 필요들을 잘 확인하여 기존 로봇 커뮤니티들에서도 로봇 연구자, 어린 학생들, 일반 대중들을 위해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해주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그러한 모임들이 모여 로봇공학의 저변을 다지고, 다양한 연구 교류가 나타나며, 이 사회에 다양한 공헌을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진심은 통하니까. 이원형 ㆍKAIST 로보트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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