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제조업 공장

중국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제조업 경쟁력 악화 현상을 막기 위해 산업용 로봇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즈가 보도했다. 중국 산업계는 최근들어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 인건비 상승, 생산성 둔화 등 3중고를 겪고 있다. 이 같은 제조업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산업용 로봇 도입을 적극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발 '산업용 로봇 혁명(Industrial Robot Revolution)'이 가시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HSBC,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은 향후 중국 제조업체들의 로봇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근들어 로봇 투자비용을 회수하는 기간이 짧아지면서 '자본 회수 변곡점(payback inflection point)'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앤더슨 초우'와 '션 티안' HSBC 분석가는 "지난해 산업용 로봇 시장이 도약 단계에 들어섰다.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이 25% 성장한데 비해 중국은 53%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로봇 보급률이 매우 낮기때문에 이 같은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면서 지금은 로봇 혁명기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HSBC는 중국의 로봇 보급댓수가 2013년 3만6560대에서 지난해에는 5만6000대에 달했다는 국제로봇연맹의 통계를 인용하면서 오는 2017년까지 1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세계 각국의 산업용 로봇 도입 및 전망. 단위 1천대(자료:HSBC,국제로봇연맹)

이런 중국 시장의 잠재력은 1만명당 로봇대수를 의미하는 '로봇 밀도'에서도 잘 드러난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로봇밀도가 각각 437과 323인데 반해 중국은 아직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만큼 시장 확장 가능성이 큰 셈이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로봇의 '자본회수기간'이 짧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2008년 로봇의 자본회수기간이 11.8년이었으나 올해는 1.7년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1.3년으로 더욱 짧아진다. 로봇 구입 비용을 1.3년 정도면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내 수백만개에 달하는 중소기업과 영세기업이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에 열을 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의 생산 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것도 로봇의 도입을 부추기고 있다. 올해부터 중국의 생산가능인구는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는 2050년까지 생산 가능인구는 계속 줄어든다.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생산직을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인건비 상승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인건비는 매년 14% 정도 인상됐다. 지난 2013년 자동차 산업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 투자 규모를 보면 멕시코가 중국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기업들의 중국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같은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는 수익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 자료에 따르면 중국 산업계의 전체 이익 규모는 1조 달러에 달한다. 이는 실질 은행 이자에 밑도는 금액이란 분석다.

한편 지난해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 제조 부문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산업용 로봇혁명'을 산업계에 주문했다. 중국 정부는 로봇산업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부가가치세 환급, 자동화 설비 도입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 자동화 설비 구입 업체에 대한 세금 감면 등 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