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류 전문 로봇업체인 '페치 로보틱스(Fetch Robotics)'가 소프트뱅크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2천30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페치 로보틱스는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너제이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물류지원(logistics)과 물류운반(Material Handling) 분야의 전문적인 로봇을 생산 및 공급하고 있다.

페치 로보틱스는 소프트뱅크의 미국 투자전문회사인 'SB그룹 US'에 의해 주도된 '시리즈 A펀딩'에서 2천만 달러를 투자받았으며, '오레일리 알파테크벤처스','샤스타 벤처' 등 초기 투자자로부터도 추가로 투자를 받았다. 총 투자금액은 2천300만 달러에 달한다. 페치 로보틱스는 이번에 들어온 투자 자금을 판매 및 마케팅 조직의 확장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또한 물류 창고와 고객지원센터로부터 제기되는 요구사항을 처리하는데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소프트뱅크 출신인 '카비르 미스라(Kabir Misra)'가 페치 로보틱스의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기로 했다.

로봇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소프트뱅크가 프랑스 로봇업체인 알데바란에 투자했다가 인수한 점을 들어 페치 로보틱스도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페치 로보틱스는 보다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4월 새로 발표한 로봇시스템에 대한 영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페치 로보틱스가 올해 4월 발표한 로봇시스템은 '모바일 베이스(Freight)'와 '모바일 매니퓰레이터(Fetch)'로 구성된 제품으로, 물류창고나 고객지원센터 용도로 적합하다. 모바일 베이스와 모바일 매니퓰레이터는 자율적인 작동을 위해 충전용 독(dock)을 사용하며, 필요할 때마다 로봇의 재충전을 지원한다. 이 로봇 시스템은 로봇 지원 소프트웨어와 물류창고 환경을 통합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인간 작업자를 도와 배송, 픽업, 포장 등 반복적으로 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존 물류센터 직원들이 하던 일 가운데 많은 부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페치 로보틱스의 물류 운반 로봇

한편 '멜로니 와이즈(Melonee Wise)' 페치 로보틱스 CEO는 그동안 외부 전문인력 유치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마이클 퍼거슨' CTO를 비롯해 '데렉 킹', '에릭 디헤르' 등 엔지니어들을 적극 유치했다. 영입된 인력 가운에 상당수가 로봇 인큐베이터인 '윌로우 개러지(Willow Garage)' 출신이다. 윌로우 개러지는 로봇용 운영체제인 ROS를 개발한 업체로 유명하다. 와이즈 CEO도 윌로우 개러지 소속이다. 이 때문에 페치 로보틱스가 내놓은 로봇이 ROS를 개발한 윌로우 개러지의 'PR2' 로봇과 흡사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