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의 양산을 대만의 위탁생산업체인 '혼하이정밀'에 맡기기로 했다. 혼하이정밀은 애플의 아이폰을 위탁생산하고 있으며 폭스콘을 거느리고 있다.

17일 일본경제신문은 소프트뱅크가 아이폰을 위탁생산하고 있는 대만의 혼하이정밀과 '페퍼'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연내 1만대의 페퍼를 양산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양사는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하고 출자금액과 지분 비율 등에 관해 협의 중이다. 이번 제휴로 혼하이정밀은 소프트뱅크와 함께 로봇 제조 사업에 본격 뛰어들 수 있게 됐다. 혼하이정밀은 그동안 친환경 자동차와 로봇 사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소프트뱅크는 연내 1만대의 '페퍼' 로봇을 생산해 일본내 2700개 소프트뱅크 매장과 인터넷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는 한달에 1000~2000대의 로봇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2월 소프트뱅크는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300대의 페퍼 로봇을 판매했다. 당초 판매 가격은 19만8000엔이었다. 일반 판매시 소비자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양산 단계에서 원가를 절감하느냐가 판매 가격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18일 일반 소비자 판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밝힐 계획이다.

페퍼는 앞으로 백화점, 은행등에서 고객을 안내하거나 노인을 간병하고 대화하는 등의 용도로 활용될 전망이다. 페퍼는 키 120cm, 몸무게 28kg으로 인공 지능을 갖췄다.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를 인식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이모셔널 엔진(Emotional Engine)'과 통신 기능을 탑재했다. 스마트폰 처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탑재할 수 있어 고객 대응이나 노인 돌보미 등 일손 부족이 우려되는 서비스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일본 시장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를 통해 중국 등 시장에 우선 진출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