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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로봇 과학자를 꿈꾸는 우리들의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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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21  23: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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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7일 경기북과학고등학교 로봇동아리(NEXT) 학생들은 제10회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KRoC 2015)에 참가하였다. 수준 높은 논문이 소개되고 실제 로봇 관련 기업들이 전시 부스를 운영하는 등 국내 최고의 로봇공학 관련 학술 행사에 우리가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은 본 학술대회에 올해 처음으로 고등학생을 위한 ‘미래 로봇 과학자 세션(R&E 세션)’이 신설되었기 때문이다. R&E 세션에 참가한 총 7개 팀의 고등학생들은 팀당 10분의 시간을 가지고 본인들의 연구 성과에 대해 발표했다. 서로의 연구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학술대회의 성격에 걸맞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각 팀들의 발표가 진행되었다. 학생들은 교수님들과 박사님들께서 주시는 많은 관심과 조언에 뿌듯했고, 학생들 간의 질의응답에도 진지하게 참여하여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팀은 학교 선배들로부터 시작하여 2년여에 걸쳐 진행되어온 연구의 결과를 논문으로 정리했고 이를 바탕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제목은 ‘무작위로 투입된 도미노의 자동 정렬에 대한 연구’이다. 보통 도미노 로봇이라고 하면 도미노를 자동으로 쌓아주는 로봇이 떠오르게 되는데, 그런 로봇들에 대해서는 관련된 선행 연구도 많고 그 수준도 높았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도미노를 쌓기 전에 선행되어야 하는 흐트러진 도미노들의 일렬 정렬을 자동으로 진행하는 로봇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였다.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부분인데도 비교적 관심을 덜 받고 있는 연구 주제이자 분야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무작위로 투입된 도미노의 정렬 과정은 크게 수용 및 변환, 전달, 보관의 세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각 단계에서는 수행해야 하는 목적이 정해져 있으며 물리적,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정렬 과정을 임의의 직육면체에 대하여 일반화 할 수 있다. 이 일반화 과정을 통해 산업 현장 등에서 무질서하게 배열된 재료들을 정렬 하는 과정의 효율성과 정밀도를 얻는 것이 이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이자 기대 효과이다.

정렬을 진행하기 위하여 먼저 무작위적인 도미노의 상태를 서로 다른 3가지 면과 2가지의 방향을 조합하여 6가지 경우(case)로 나눈다. 수많은 상태를 가질 수 있는 임의의 직육면체에 대한 일반화를 위하여 가장 먼저 이루어지는 과정이면서 필수적인 과정이다. 정렬 과정은 임의의 직육면체를 하나의 case로 통제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수용 과정은 바닥이 기울어진 벨트로 이루어진 수용기에 무작위 상태의 도미노를 투입하는 것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 뒤, 직육면체가 기울어진 타이밍 벨트 위를 지나면서부터 첫 번째 변환 과정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벨트의 기울기는 3가지 case의 도미노를 쓰러뜨리면서 3개의 case를 통제한다. 벨트의 마찰 계수, 직육면체의 가로, 세로, 높이를 변수로 특정 case의 직육면체가 쓰러질 수 있으면서 미끄러져 내려오지는 않는 벨트의 기울기를 물리적, 수학적인 계산을 통해 얻어내어 이 과정에 대한 일반화를 진행했다.
▲ 직육면체가 갖는 6가지 경우(case)(좌측). 수용기와 변환기의 모습(우측)
두 번째 변환과정은 로봇의 물리적인 구조를 통해 진행된다. 직육면체가 겹겹이 쌓여져 있을 때 아래의 한 층만을 통과시키는 앵글 빔 구조는 벨트 위에 설치되어 있으며 이름대로 벨트의 진행 방향에 대해 기울어져 있다. 벨트의 왼쪽 끝에 설치되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작은 바퀴와 앵글 빔 구조는 하나의 case를 통제할 뿐만 아니라 직육면체들을 보다 좁은 통로로 보내게 된다. 좁은 통로로 보내진 직육면체들은 가질 수 있는 기울기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직육면체들은 비슷한 모양으로 정렬된다. 우리는 또한 통로의 폭의 길이에 대한 직육면체가 가질 수 있는 기울기의 최댓값을 구하여 이 과정에 대한 일반화도 진행할 수 있었다.

세 번째 변환과정은 바로 이 성질을 이용하며, 미세 방향 조절 막대기를 통해 통로의 폭을 줄임으로서 하나의 case를 통제한다. 최종적으로 모든 직육면체는 하나의 case가 된다.
▲ 임의의 직육면체로의 일반화(좌측). 전달 구조의 모습(우측)
변환 과정이 끝나면 직육면체들은 전달 과정을 통해 보관함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는 변환기를 통과한 직육면체의 배열 상태를 유지하면서 이들을 보관함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생략 될 수도 있는 과정이지만 우리는 보다 정밀한 배열 상태의 유지를 위하여 타이밍 벨트와는 마찰계수가 다른 타이밍 체인 구조, 빗면과 유니버설 조인트 구조 등을 사용했다. 그 뒤 진행되는 보관 과정은 직육면체가 일정한 모양으로 보관함에 정렬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에서는 옮겨진 직육면체가 쓰러지지 않도록 랙과 피니언 구조로 크기가 변화하는 보관함, 크기를 변화시키는 기준이 되는 직육면체의 전달을 인식하는 빛 센서 등의 아이디어를 사용하였다.

▲ 배열 상태를 유지하기 위며 도미노를 전달하는 빗면과 유니버설 조인트 구조(좌측). 육면체의 개수에 따라 보관함의 크기를 바꾸는 빛 센서와 랙, 피니언 구조(우측)
연구 발표를 준비할 때에는 긴장이 많이 되었다. 본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에는 나를 포함한 우리 팀(3명) 이외에도 그 동안 참여하신 선배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 발표를 제대로 못해낸다면 경기북과학고와 로봇동아리 NEXT, 그리고 무엇보다 졸업생 선배님들의 이름에도 먹칠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발표 준비를 할 때 그 어느 때보다 연구의 본질과 강조점에 대해 고민하였고, 특히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발표 자세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했다. 처음 타 학교 학생들의 논문 제목을 본 후에는 조금 위축되기도 하였다. 우리 팀의 연구에 비해 왠지 모르게 수준이 높아보였기 때문이다. 발표를 본 사람들이 나와 우리 팀, 동아리 친구들, 나아가 선배님들과 선생님께도 실망을 가질 것 같아 두렵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팀들의 발표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과 우리가 해낸 연구에 대한 믿음으로 용기를 내고자 하였다.

마침내 학술대회 당일, NEXT 친구들은 지도교사 정웅열 선생님과 함께 학교를 나서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장인 대전 컨벤션 센터(DCC)로 향했다. 대회장 근처에서 우리는 카이스트에 재학 중이신 NEXT 선배님들과의 반가운 재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 특히 우리 팀 연구를 처음 시작했던 선배님들도 만날 수 있었다. ‘함께 하는 로봇동아리’ NEXT의 부원으로서 바쁜 시간을 쪼개어 우리를 만나러 와주시고, 맛있는 점심 식사까지 사주신 선배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우리는 발표에 대해 격려를 받으며 대회장에 들어섰다.
▲ KAIST에 재학 중인 NEXT 선배들과의 기념 촬영
컨벤션 센터에 도착하여 참석 등록을 끝낸 후, 발표 시간이 될 때까지 각자 관심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다. 입구 주변에 있어서인지 가장 먼저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호버 크래프트와 쿼드콥터를 이용하여 구현한 무인 배달 시스템이었다. 인터넷과 TV에서 본 로봇을 실제로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학술 행사가 진행 중이었던 중회의실 로비에서는 더욱 멋진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한 쪽에서는 학술 행사에 참여한 과학자 분들의 연구 내용이 담긴 포스터가 붙여져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열성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라도 로봇이라는 공통 주제를 통해 즐겁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지금은 공부가 부족해서 무리이더라도 미래의 우리가 저 위치에 있을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다른 한 쪽에서는 실제 연구 중이거나 상용화된 로봇을 시연하며 설명하고 있는 기업 부스들이 있었다. 그 중에는 본교에서 주로 사용하는 로봇 플랫폼인 LEGO MINDSTORMS NXT와 Ev3로 제작된 로봇들도 있어서 ‘로봇을 저렇게 만들 수도 있겠구나!’ 하며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그 밖에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물체를 인식하는 카메라가 달린 안경, 휴머노이드, 로봇암 등 다양한 로봇을 볼 수 있었는데, 직접 로봇 연구를 해보고 나니 저런 로봇들을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기울여진 것일까 생각하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3층 컨퍼런스 홀에서는 한국의 로봇 과학을 이끌고 계시는 교수님들의 특별 강연을 들을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R&E 세션의 발표 시간이 다가와서 모두 들을 수는 없었다.

발표 장소인 201호에서는 R&E 세션 이전에 포스터 세션 참가자들이 진행하는 티저 세션이 진행되고 있었다. 1분의 발표 시간동안 연구의 제목만 듣는 수준이라서 무슨 연구인지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선배 연구자들의 많은 노력과 고민을 헤아리는 데는 부족하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R&E 세션 차례가 다가왔다. NXT, Ev3 플랫폼과 ROBOT C를 주로 사용한 우리 학교 팀들의 발표와 함께 직접 재료를 가공해 로봇을 설계하고 LabVIEW를 비롯한 다양한 SW들을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한 타 학교 팀들의 연구들이 소개되었다. 모든 논문을 직접 읽어보지 못하여 전부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발표를 들으면 들을수록 자신감이 생겨났다. 비록 우리 팀의 연구가 수준이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분명 중요하고 필요한 연구 주제라는 것에 확신이 섰기 때문이었다. 또한 누구보다도 열정을 가지고 연구에 참여했다는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 미래 로봇 과학자 세션 중 본 연구에 대해 발표 중인 필자의 모습.
약 7분여에 걸친 나의 발표가 끝난 뒤 심사위원 분들의 질문이 있었다. ‘연구 동기가 무엇인가요?’라는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필자는 준비한 대로 성실히 답변하였다. 우리가 못 보고 지나친 연구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시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대신 미래 로봇 과학자가 되고자 하는 우리의 꿈과 열정에 대한 격려와 조언을 받을 수 있어서 기뻤다.

모든 고등학생 팀의 발표가 끝나고 우리는 잠시 동안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참가한 ‘미래 로봇 과학자 세션’에서는 우수 논문들에 대한 시상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학회에서는 고등학생들의 열정과 노고를 칭찬하고자 모든 팀에게 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하였지만, 우리 팀 연구의 수준이 알고 싶었고, 큰 열정만큼이나 욕심도 컸던 것 같다. 교수님들께서는 고등학생 수준에서 가장 모범적인 팀에게 최우수 논문상을 수여할 것이라고 하셨고, 이어 발표된 최우수 논문상에 우리 팀의 연구가 선정되었다. 놀랍고 떨리는 마음과 함께 앞으로의 연구에 대한 실마리와 방향을 얻게 된 것 같아서 큰 의미가 있었다. 특히 물리적·수학적 분석을 통해 연구를 임의의 상황에 대한 일반화로 잘 이끌어내었다는 칭찬을 들으며, 그 동안의 노력과 고민을 인정받는 것 같아 뿌듯한 쾌감을 얻을 수 있었다. 학회 측에서는 참여한 모든 고교생들에게 부상으로 다양한 선물들을 주었는데, 정말 로봇동아리에 들어오고 연구를 열심히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또 다른 동기 부여가 되었다.
▲ KRoC 2015에 참가하여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었던 우리들
이날 나를 비롯한 NEXT 친구들은 정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진짜 과학자처럼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연구에 대해 발표도 해 보았고, 현재 과학자인 사람들의 수준 높은 연구와 강연을 들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한 성과물을 또 다른 사람들과 공유 하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가치 있는 일인지를 마음 깊이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었다. 경기북과학고등학교 로봇동아리 ‘NEXT’는 로봇을 만드는 법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방법을 먼저 배우는 곳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혼자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일들을 해낼 수 있고 이미 같은 길을 걸어 간 선배들의 격려를 받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제10회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 ‘미래 로봇 과학자 세션’에 참여한 우리 모두는 이 날 하루 동안 그 동안의 우리들처럼 즐겁고 진지하게, 참되고 열정적으로 인간과 로봇, 미래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사람들을 보면서 지금 우리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고 미래 로봇 과학자를 향한 꿈에 한 발자국 다가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경기북과학고 2학년 김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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