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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로봇 도입 빨리 '시스템화'하자장길수ㆍ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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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18  13: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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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각국들이 국방 로봇의 개발 및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은 오는 2018년까지 238억 832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국방 로봇 도입 및 무인시스템 통합 로드맵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신냉전 시대의 또 다른 축인 러시아는 2025년까지 국방 전력의 30%를 국방 로봇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럽은 영국,독일,프랑스 등 국가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방 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국굴기(大国崛起)'를 전면에 내세워 군사력 향상에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중국 역시 선진국의 R&D 모델을 모방해 국방 로봇 개발 사업에 한참 고을 들이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다양한 기능을 갖춘 국방 로봇의 개발 및 실전 배치를 통해 전쟁 역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는 전략적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전과 함께 국방 로봇은 장차 벌어질 전쟁의 양상을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 로봇은 군인이 수행하고 있는 위험하고 힘들며, 지루한 임무나 기존에 군인에 의해 수행하기 힘들었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정찰 및 감시, 통신중계, 경계, 전투수행 등 업무가 국방 로봇이 담당하는 대표적인 분야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등 로봇 전문업체들이 개발 중인 다양한 군사 로봇들이나 미국이 중동이나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사작전시 활용하는 드론 등은 향후 국방 로봇이 군사력의 중요한 부분을 차질할 것이라는 짐작을 가능케한다.

우리나라 역시 국방 로봇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 국방 로봇 개발과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국방 로봇 도입은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최근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주최로 열린 '국방 로봇의 운용현황 및 발전 방향' 세미나에서 예비역 장성 출신인 이원승 카이스트 교수는 2000년 이후 도입된 국방 로봇이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방 당국의 자성을 촉구했다. 만일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우리 군에 국방 로봇이 도입됐으나 실패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2000년 남북 화해무드 조성기에 경의선 복구공사시 국민 안심용으로 독일로부터 폭발물 처리용 UGV(Unmanned Ground Vehicle)를 긴급히 구입했으나 전투 실험을 실시하지 않았고 한국 산악지형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또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대테러 대비 국민 안심용으로 영국 비손사 UGV를 도입했으나 성능이 저하되면서 사용이 제한됐다. 2004년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시 국민 안심용으로 국내 산학연이 개발한 UGV '롭헤즈' 2대를 긴급 구매했으나 전투실험 미실시와 성능 저하로 조기 철수했다. 또한 2006년 아시안 게임시 대테러 대비 안심용으로 독일로부터 화생방 탐지 UGV 2대를 긴급 구매했으나 무기중개업체가 도산하면서 유지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같은 사례들이 얼마나 더 있는지는 파악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 같은 일련의 사례들은 우리의 국방 로봇 도입이 얼마나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육군종합군수학교에서 폭발물 처리 로봇 관련 교육 담당자는 폭발물 처리 로봇이 최근 몇년새 도입됐지만 도입 시점별로 기종이 상이해 그때 그때마다 새로 배워야하고 유지보수를 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국방 로봇의 자립도가 낮은데 큰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형 지형이나 전투 상황에 적합한 로봇 개발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데다 국방 로봇 도입 정책도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률적인 측면의 문제점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00년 10월 국방로봇 관련 법령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국방 로봇의 도입이 법률적인 근거에 의해 추진되기 때문에 철저한 소요 계획과 로봇의 실전 배치를 통해 국방 전력의 무인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국방 로봇 도입에 관한 체계적인 법령이 마련되어 있지않다.

방 로봇 개발도 아직은 군이 요구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 국방 로봇을 도입하는 데 급급하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산학연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능의 로봇이 개발되고 있으나 실전 투입 단계까지는 가야할 길이 멀다. 게다가 선진국과의 기술적인 격차도 심한 편이다. 설령 우리나라에 첨단 로봇이 개발된다고 해도 당장 투입하기는 힘들다. 가령 국내 업체가 군사용 무인 차량을 개발한다고 해도 국내 도로교통 관련 법률상 운행할 수 없다.

또 무인 지상 차량, 병사 착용형 로봇, 구난용 로봇, 경계 감시 로봇 등 다양한 로봇이 현장에 투입되더라도 안전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렇다고 만에 하나 발생할 사고에 병사들을 무방비 상태로 놓아둘 수도 없다. 물론 방사청이 현재 국방 로봇 운용에 관한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있지만 얼마나 실효성을 갖게 될 지는 미지수다. 그나마 이제라도 안전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것이 고무적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미래 전쟁의 핵심 역량으로 부상할 국방 로봇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정책과 시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보안 및 안전의식, 체계적이지 못한 법률 체계, 국산 로봇의 취약한 기술력 등이 언제 또 다시 우리의 덜미를 잡을 지 모른다. 물론 상당 부분 개선이 이뤄졌다고 믿고 싶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방 로봇에 대한 보다 세밀한 분석과 전략 수립을 통해 국방 로봇 도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관계법령의 도입 또는 정비, 산학연 중심의 국방 로봇 개발, 한국형 전투 지형에 맞는 국방 로봇의 도입과 훈련시스템의 구축 등 노력이 다각도로 이뤄져야한다.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국방 사업에 '대충 대충' 이나 부정부패가 만연하는 것은 금물이다. 가뜩이나 최근 군수 물자 납품을 둘러싼 비리 보도가 연이어 터지고 있어 군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국방 로봇 분야도 이제 도입 초기 단계인 만큼 체계를 빨리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차근 차근 살펴보자. 그리고 시스템을 만들자.장길수 ㆍ본지 편집국장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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