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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의 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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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16  00: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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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로보컵주니어코리아(RCJK)대회 로봇축구 GEN II 부문에 참가했다.

정확히 대회 날짜로부터 3주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여기에 있을 줄 몰랐다. 그만큼 갑작스럽게 출전결정이 되었고, 그래서 연습일정도 더 빡빡하게 잡혔다. 그래서 팀 이름을 정할 때도 바로 앞에 보이는 ‘수학 정석’책을 보고 ‘로봇의 정석’이라는 팀 이름을 정해 대회에 출전하게 되었다.

대회 출전에 있어서 시간이 부족했던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천안고등학교 대한민국 로봇봉사단 동아리에서 처음으로 로봇대회에 참가한다는 것이었다. 처음 또는 시작, 1번이라는 것은 언제나 힘들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우리 동아리에서 총 4명이 대회에 참가하기로 했다. 한 팀이 만들어야 하는 로봇은 총 2대이다. 공격로봇 한 대, 수비로봇 한 대를 만들어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우리 4명은 2:2로 갈리게 되었다. 그런데 대회에 참가신청을 하고 우리 4명이 머리를 모아 막연하게 로봇을 설계하는 것보다는 한 번 잘 배우는 것이 더 나았기 때문에 로봇리소스센터를 찾아 수업을 들었다. 센터에서는 작년에 출전했던 세계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로봇들을 보여주시면서 우리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셨다. 이렇게 로봇의 기초적인 설계도를 가지고 로봇 대회의 갈피를 잡을 수 있었다.

역시 수상실적이 있는 로봇은 달랐다. 하드웨어적으로 완벽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던 세계대회 2위의 로봇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요소들이 많이 존재했다. 그러나 우리 팀의 공격로봇을 담당한 친구는 그 로봇의 구조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려고 많은 노력을 쏟았다. 처음에 브릭과 라지 모터 3개를 이용한 슈팅이 강력한 공격 로봇을 제작했지만 무게 제한 1kg을 넘어섰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라지모터 1개를 미디엄모터로 대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또 미디엄모터를 사용하다보니 공을 잘 드리블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겨 모터 위치를 계속 수정하고, 캡쳐링 존(로봇에서 공이 잘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부분)의 높이도 계속 수정했다.

결국 하드웨어적으로 굉장히 부족하지만 세계대회에서 2위를 한 로봇을 조금 따라갔다. 그런데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에서 큰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거의 4일 정도의 시간을 보내고, 이동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결국 성공하긴 했다.

이 친구가 이런 힘든 시간을 겪는 동안 사실 나는 멀뚱멀뚱 서있기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힘든 시간은 나를 놓치지 않고 찾아 왔는데 그날이 바로 대회 2일 전이다. 정말 내일모래가 대회인 상황에서 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전해보기로 했다.

대회 규정을 교묘하게 피해 나간다면 모든 슛을 막을 수 있는 수비 로봇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비 로봇의 규정은 간단하다. 수비 로봇은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하며, 상대공격 로봇의 공을 선방(?)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쓰여 있기 때문에 이 정도 규정은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굉장히 어렵고 복잡한 프로그램을 설계 해 이런 로봇을 만들었지만 프로그램은 결국 실패했고, 나는 새롭고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에 한 번도 참가를 해 본적이 없으니 당연히 경험도 없고 그래서 자신감도 없었다. 하지만 자신감은 부족했으나 경기에 이기고 싶은 욕심이 있어 우리끼리 전략을 세웠다. 경기에서 동점이거나 이길 확률이 더 크다고 생각한 나는 로봇을 무조건 가볍게 만들어서 다음 경기로 올라갈 전략을 세웠다.(대회 규정상 동점으로 끝난 경기는 무게를 측정해 가벼운 팀이 승리한다.)

대회 날 우리의 전략은 생각보다 잘 먹혔다. 그래서 2승까지는 할 수 있었으나 우리 팀(로봇의 정석)의 마지막 경기는 처참했다. 정확하고 빠르게 들어오는 슛을 막을 수 없었던 나의 수비 로봇은 선수가치가 쭉쭉 떨어졌다. 그래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3주 동안 준비한 우리가 몇 년을 배우고 노력한 두 팀을 이겼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하드웨어적인 요소보다 소프트웨어적인 요소들을 더 많이 배웠다. 하드웨어적으로는 3칸짜리 핀을 끼울 때 위 아래로 교차시키면 구조적으로 더 튼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규격에 맞춰서 로봇을 만들면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키웠다. 소프트웨어적으로 마이블록의 활용과 센서의 미세한 값 조정, 논리 값 활용, 많은 스위치 블록과 루프 블록을 사용하면서 어려운 프로그램의 흐름을 알게 되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엄격할 것이라 생각했던 규정을 계속 머리에 새겨두는 등 신경을 많이 썼지만, 실제 대회를 경험해본 결과 규정은 물렁했다는 것이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게임 진행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말씀에 공감했기 때문에 인정하고 경기에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준결승에 가서 떨어졌지만 2승 1패라는 기록에 만족스럽다. 첫 대회 참가이기 때문에 센터에서 얻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한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다음 대회부터는 좋은 성적을 낼 자신이 있다. 현다훈ㆍ학생기자(천안고등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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