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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덕영 원장임기 마친 한국로봇산업흥원 초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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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7.05  13: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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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산업, 폭발적 성장에 대비하는 지혜 필요"


우리 로봇산업 조만간 미국 일본 독일 등과 경쟁하게 될 것
후임 원장은 정책일관성 유지하고 우려하는 이들 설득해 줬으면…
50년간 산업진흥정책 담당...퇴임후 개도국에서 봉사하고 싶어

주덕영(70)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 지난달로 초대 원장으로서 3년 임기를 모두 마쳤다. 현재는 후임 원장에 대한 선임이 늦어지면서 임기가 자동 연장되는 상황이다. 그가 원장직을 수행하는 3년 동안 우리나라 로봇산업은 연평균 두 자리수 성장을 지속했고,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확실한 위치에 올라섰다. 퇴임을 앞두고 있는 주덕영 원장을 서울 사당동에 있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서울 사무실로 찾아갔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이제 막 터를 잡아서 해야할 일이 많을텐데 퇴임하게 됐습니다. 아쉽지 않나요?
공공기관장이 나아가고 물러가는 메커니즘이란 게 있잖아요. 지금 다시 또 하겠다, 이젠 이런 거 전혀 없어요. 그런데 저쪽에서 더 있어달라면, 뭐 타협할 수는 있겠지요. 그렇지만 나이도 충분히 들었고 또 후임자 충분히 고를 수 있을 것 같아서 안심이 됩니다. 그런 메커니즘에 맡겨 놔야 한다고 봐요. 훌륭하고 유능한 분이 후임으로 올 겁니다.

나의 역점사업은 이랬는데, 후임자는 저렇게 해주면 좋겠다 하는 희망이 있을텐데요.
일단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로봇산업진흥원 운영과 역할이 예상보다 순항하고 있다는 거에요. 3년 전 출범 당시만 해도 주위에서 "로봇, 그거 할 수 있겠나" 하고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예상보다 빠르게 우리나라 로봇산업이 궤도에 올라 굴러가고 있습니다. 전에는 미국 일본 독일에 상대가 안됐는데 이젠 상대가 된다고 봐요. 몇 년 후에는 같이 갈 겁니다. 일단 정부가 정책 방향을 잘 잡았다고 생각해요. 요즘도 외국인 학자 만나면 한국이 로봇 정책은 세계에서 가장 잘한다고 해요. 후임 원장은 그런 페이스를 유지했으면 좋겠어요. 또 아직도 일부이긴 하지만, 고위정책당국자들 중에서도 여전히 로봇산업에 대해 의구심 갖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 분들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의구심을 떨칠 방안으로 로봇산업에 대한 시장성 획득도 있을 텐데요.
지금은 연구 개발을 유지하는 게 첫 번째에요. 그런 다음, 그걸 상용화에 반드시 연결시켜야겠지요. 그렇게 해서 특허도 확보하고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 2010년 7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개원식에서 인사말 하는 주덕영 원장
우문이지만, 로봇산업이 정말 꽃을 피울 수 있을까요?

로봇은 성장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아직은 성숙하지 못한 유치산업(幼稚産業)인건 분명해요. 미국의 타임지가 보도한 것을 보면 2030년쯤에는 컴퓨터나 기계의 성능이 인간지능과 비슷해진다고 해요.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그러면 로봇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돼요. 불과 17여 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선진국들은 그때 대비해서 지금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여기에 귀기울이는 지혜가 필요할 때입니다.

로봇 정책이 본격 추진된 지 10년이 지났고 그동안 1조원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그런데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로봇의 특성상 아직도 사람들의 욕구를 만족할만한 기술이 덜 확보됐어요. 그래서 성과를 보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1조원으로 지난 대략 연 2조5000억 원대의 시장이 만들어 졌습니다. 물론 그 가운데 70%가 산업용이긴 해요. 그렇지만 산업용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세계적으로 3차 산업혁명시대인데 선진국에서는 모두 자동화하고 로보타이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도 거기 모두 뛰어 들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해요. 우리가 일본과 독일에 뒤져 있다면 그 부분이죠. 특히 중소 제조업에서 그렇게 해야 합니다. 지난 10년간의 투자는 이 분야에서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는데 나름대로 기여했다고 봅니다. 물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도 갈 길이 많이 남아있기만 하지만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지난 5월 독일 카를스루(Karlsruhe)에서 열린 ICRA(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 국제로봇학술대회에 갔다가 독일의 로봇 개발 현황을 견학할 기회가 있었어요. 카를스루에는 우리나라의 생산기술연구원 같은 기관이 있는데 기업들하고 협력해서 굉장히 많은 로봇들을 개발하고 있었어요. 10곳 정도를 구경했는데, 제조용 로봇 개발이 아주 활발하더라고요. 독일에서는 과거에 정부산하기관들이 로봇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했는데 지금은 거의 실용화 분야로 나아가고 있어요. 우리도 그렇게 나가야 한다고 봐요. . 우리나라엔 현대중공업이 젤 센데, 자기네 돈 되는 것만 하다 보니 아직 약하죠.

▲ 기계연구원을 찾아 산업용 로봇을 살펴보는 주덕영 원장
중국이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변수가 될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수요가 아주 많아 기대가 크죠. 그런데 아직 중국의 로봇 수준은 약합니다. 산업용은 다 수입해요. 중국 제조업을 보면, 그 동안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인건비가 쌌는데 요즘엔 굉장히 오르고 있죠. 중국정부가 그, 대안으로 로봇 보급을 생각하게 된 겁니다. 중국이 로봇을 많이 쓰면 우리나라 로봇산업이 크게 영향을 받아요. 로봇업계에는 발전 기회가 되죠. 요즘 들어 규모가 많은 건 아니지만 꾸준히 국내로봇기업들이 중국과 공급계약을 맺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어요.

로봇산업이 발전하고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퍼스널서비스 분야가 보다 활성화돼야 하지 않을까요?
청소로봇이나 교육용 로봇 분야가 한 3년 전부터 돈을 벌기 시작하는 크리티컬 포인트에 도달했어요. 물론 기업에 따라서는 돈을 벌다가도 적자를 보다가도 하지만 분명한 건 현재 추세는 이익이 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청소로봇 분야는 일단 정부에서 크게 신경을 안써요. 요즘은 삼성과 LG가 뛰어드니 자꾸 기술이 좋아지고 있어요. 필립스와 SEB도 유진로봇과 한울로보틱스 제품 가져다 자기네 상표 붙여서 팔잖아요.

청소용 로봇 다음으로 활성화될 분야는 뭐가 있겠습니까?
교육용 로봇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단계로서도 굉장히 활발합니다. 로봇과 통신이 접목되는 분야이기도 하죠. 결국은 양대 통신회사인 KT와 SKT가 뛰어 들어 '키봇'이나 '알버트' 같은 교육용 로봇 만들어 내잖아요. 이 분야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겁니다. 우리 집에서도 '키봇'을 한대 들였는데 손자들이 엄청 좋아해요.

교육용 로봇이나 로봇 교구재는 아이들이 처음엔 신기해서 좋아하지만 성능이나 기능이 제한돼 있어서 결국 완구와 같은 신세가 되지 않을까요?
계속 업그레이드 해 가야지요.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구할 수도 있고, 활용 분야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어요. 미국의 '드론(Drone)'이라는 무인비행기가 있잖아요. '드론'은 원래 전쟁 수행용으로 개발했지만 점점 민간용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요. 내년에 치르는 브라질월드컵 경비에도 사용한다고 하잖아요. 앞으로 수요가 많아져 값이 싸지면 더욱 유용하게 활용될 겁니다. 크기도 다양하죠. 곤충만한 것도 있고 동전 지름 만한 것도 있고, 심지어 아이들도 드론을 좋아하게 될겁니다. 교육용도 그렇게 나아 가야지요..

▲ 2010 로보월드 개막식. 왼쪽부터 민계식 한국로봇산업협회 회장,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이명규 한나라당 의원,주덕영 원장( 모두 당시 직함)
좀 다른 얘기지만, '드론'은 30~40년 전 007시리즈 같은 영화 얘기가 현실화된 건데, 픽션이 이런 결과를 선도한 것일까요. 과학기술의 비전이 먼저였을까요?

과학기술이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을 따라 간거죠. 사이언스 픽션 중에서도 로봇은 아주 좋은 소재죠..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전망은?
'휴보'를 만든 KAIST의 오준호 교수처럼 연구용으로는 지속해야 할 필요는 있어요. 그런데 실용화되려면, 사람을 따라가는 수준은 돼야 하는데, 지금 단계에서 로봇이 어떻게 사람 따라가요? 이분야 기술은 아직까지 충분하지 못하지요. 휴머노이드 로봇의 지능이란 게 다 사람이 프로그램 하는 거죠 자율적인 지능이 있어서 움직이는 건 없어요. 그래서 정부 정책도 휴머노이드 분야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어요. 먼저 돈이 뒤고 산업화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니까요.

최근에 로봇 수술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병원에서 검진을 하는데 폐에 지방질 혹이 생겨 잘라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어요. 병원에서 개복수술을 하자고 해요. 그런데 1주일 입원하고 1달간 요양하면 된다고 겁을 줘요. 그 병원이 진단을 잘한다는 평가는 있지만 그렇다고 한 곳에서만 진단해서는 안되잖아요. 그래서 로봇수술 많이 하는 세브란스병원에 갔는데 진단결과는 같아요. 하지만 거기서는 가슴에 구멍 몇 개만 뚫고 로봇으로 수술하면 2박3일만 입원하면 된데요. 그래서 수술을 했는데니 지방질 혹이라는게 8cm나 되는 아주 희귀한 암 덩어리였습니다. 그렇게 암 수술을 했는데 진짜로 2박3일만 입원하고 퇴원하랍니다. 심리적으로 많이 아파서 하루 더 입원하긴 했지만 거뜬했어요. 암수술하고도 2주 만에 출근했어요. 로봇수술 정말 잘하더군요.

의료용 로봇에 대한 기대가 크겠군요.
재활로봇, 수술로봇 많이 개발될 겁니다. 병원이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사업장이죠. 산업적으로 로봇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되겠지요. 병원과 의료산업 쪽에는 로봇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봐요.

▲ 2012년 한 포럼에서 주덕영 원장(오른쪽). 왼쪽은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
예전에
제어로봇시스템학회 회장을 역임했는데...
저는 우리나라 로봇학계에 굉장히 기대를 걸고 있어요.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한국계 학자도 많고요. 특히 미국에서 한국계 로봇공학자들이 굉장히 어그레시브하고 중요한 역할들을 맡고 있더라고요. 그렇다면 한국과 미국 학계가 그걸 잘 엮으면 우리나라가 로봇분야에서 미국하고 많은 일 할 수 있겠다, 딱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정부가 나서서 다리를 놓거나 뒷받침 하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봅니다.

로봇분야에서 가장 취약한 게 정책의 전문성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캠브지대학의 장하준교수가 쓴 책을 보면 우리나라 관료제도는 전문가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 계급을 위한 제도라고 지적하고 있어요. 전부 승진만 하려고 한다는 거죠. 모두들 전문가를 싫어하고, 전문가들은 승진이 안됩니다. 실제로 산자부를 보면 로봇부서만 해도 로봇팀, 로봇산업과, 그리고 이번에 다시 기계로봇과를 만들었는데, 조직과 사람이 엄청나게 바뀝니다. 1년 주기로 바뀐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래서 로봇산업진흥원 같은 산하기관을 만들어 거기에 전문성을 부여하게 되는 겁니다. 로봇분야는 진흥원이 있기 때문에 전문성이 유지되고 산업을 계속 키울 수가 있게 되는 겁니다.

오랫동안 공직 생활을 하셨는데, 아쉬운 점은 없나요?
저는 정말 공과대학 나와서 50년 가까이 산업진흥 분야에만 있었어요. 처음에 산업은행에서 산업금융 하다가 상공부와 산자부에서 25년 이상 산업기술 정책을 했습니다. 그리고 생산기술연구원에서 산업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일을 하다가 반도체산업협회와 로봇산업진흥원에 왔습니다. 그 50년 동안 우리나라 산업은 정말 천지 개벽을 했어요. 개인적으로 아주 보람 있게 산 거지요, 진짜로!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해요. 개발도상국에 가사 산업진흥 정책 도와주고 싶어요. 우리는 그런 시절 경험 다 해봤잖아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함께 있던 이들 중에 섬유 전문가들은 지금도 바쁘게 일해요. 베트남에 갔다가 우즈벡에 갔다가...국제감각이 있으니까 계속 일할 수 있어요. 저도 남은 인생을 그런 곳에 봉사하고 싶습니다. 돈 조금 벌면 어떻습니까?

봉사에 대한 신념이 남다르군요. 혹시 종교 있습니까?
몰몬교도입니다. 어렸을 때 금발머리 선교사들에게 영어를 배우다 신앙을 갖게 됐어요. 미국에서는 개신교들이 퇴조하는데 몰몬교는 번창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몰몬교의 신앙조직이 자원봉사 형태이기 때문이라고 봐요. 목사도 자기 본연의 직업을 갖고 자원봉사 형태로 목회활동을 하지요.

자녀들은 모두 장성했겠네요.

제가 보기에도 아주 훌륭하게 장성했어요. 바로 그런 것들이 이제 제가 로봇진흥원을 관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혼자서 복을 이렇게 많이 누리면 안될 것 같아서요.

로봇계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로봇은 장기적으로 봐야 합니다. 앞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시대가 반드시 와요. 그때까지 정부는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고 기업들은 기업활동 계속하면 틀림없이 빛을 보게 됩니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대화도중 그는 자신의 생각이 바로 전달되지 않아도 조급해 하지 않았다. 다른 화제로 대화가 끊기면 나중에 자연스럽게 본래의 화제로 돌려놓기도 했다. 그의 말은 또한 어느 대목을 특별하게 강조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논리가 정연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산업진흥정책 전문가로서 그가 왜 그렇게 오랫동안 공직에 있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들이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진지하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잃지 않았다. 또 낮고 차분한 음성은 그가 전형적인 선비의 삶을 살와왔음을 말해주는 증거였다. 일정하던 그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인터뷰가 끝나고 사진을 촬영할 때 한번뿐이었다. 짙은 색의 양복이 잘 어울린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딱 한번 쩗은 파안대소로 답을 했다.

기자님 오실 줄 알고 오늘 새 양복을 맞춰 입고 왔습니다. 허허허.▒ 서현진 기자

[주덕영 원장 주요 이력]
1944년생
1962년 경기고 졸업
1966년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1973년 기술고시 합격
1981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학 MBA(국제경영)
1987년 중앙대 경영학 박사(마케팅)

1968~1974년 한국산업은행
1975~2001년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장, 기술표준원장 등
2001~2004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
2005~2008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2005~2010년 한양대 석좌교수

2007년 제어로봇시스템학회 회장
2010년~현재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

서현진 기자  suh@irobo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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