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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개방하고 협업해야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한국생산기술연구원 김홍석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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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14  16: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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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에서 만든 지보가 $499라고 하잖아요. 감성을 연구하는 사람이고, 가격이 $500 아래면 혹시 살 수도 있지요. 그런데 소프트뱅크 페퍼는 $2000입니다. 물론 예전의 로봇 보다는 저렴하지만 소비자들을 감동시키기에는 가격적인 면에서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 달이면 일본 소프트뱅크가 감정인식 로봇 '페퍼(Pepper)'를 일반인들에게 판매하기 시작한다. 이에 대해 생산기술연구원 김홍석 박사를 만나 어떨것 같냐고 의견을 물었더니 의외로 부정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로봇 분야에서 지금 1차적인 페퍼의 소비자는 개발자입니다. 저는 가정이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프트뱅크는 나름 능력이 있기 때문에 개발 툴 키트들을 공개 한다고 하니, 개발자 입장에서는 비싸지 않으니 구매를 해서 앱들을 만들거라고 봅니다. 좀 두고 봐야지요. 하지만 회사입장에서는 안내 같은 용도로는 가격이 비싸지 않으니 충분히 가능할 것 같기도 합니다."

김 박사는 우리나라 로봇 정책을 수립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 온 로봇 전문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가 국내 로봇업계에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그래서 그를 만나서 로봇과 관련한 이갸기들을 나누다 보면 때로는 격정적으로, 때로는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또 차를 마시면서 우리는 겨울 밤이 깊어 가도록 로봇 이야기를 하였다.

"저 혼자서 할 일은 아니지만 로봇분야가 더 개방하고 협업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아마도 세계적으로 로봇하는 사람들 성향이 거의 비슷한데, 옆 사람들하고 잘 협력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IT쪽에서는 빅데이터 오픈 소스잖아요. 필요하면 가져다 쓰지 자체 개발하는게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더 이상 원천적인 분야에 리소스를 넣을 필요없이 서비스 만드는 일을 하는데, 우리 로봇 분야는 그게 너무 부족합니다."

얼마전 일본에서 유학하고 있는 한 젊은 친구가 방학을 맞아 한국에 와서 로봇운영체계(ROS) 관련해 강의자료 만들어 SNS에 올리고,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 오픈 강의를 했다고 소개하면서 이제는 이런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김 박사는 이러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 서로 개발한 것 들을 오픈하고, 필요하면 서로 갖다 쓸 수 있게 돼야지 지금처럼 연구소 별로, 또 연구소 내에서 조차 옆의 식구들한테 오픈하지 않으면 국내 로봇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일본의 도요타를 보세요. 수소차 오픈한다고 하잖아요. 테슬라 전기차 특허 오픈한다고 하잖아요. 왜 오픈하겠어요? 이것이 자기 무리를 만드는 일이거든요. 오픈해서 어떤 결과들이 나오면 오픈한 사람이 주도권을 가져가게 되어 있습니다. 오픈을 해야 시장도 커지는데, 로봇하는 사람들은 이런 생각 자체가 없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제라도 가지고 있는 것 모두 서로 오픈하는 토대를 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 과제도 문제가 있는게 무한정 오픈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정부 과제를 해보면 참여하는 사람들끼리 결과를 나눠가지고 있다 3년이나 5년, 그 기한이 지나면 그냥 덮어두게 됩니다. 그러니까 지속가능하지가 않습니다. 성과가 그대로 묻혀버리는 겁니다.
실제로 과제 끝나고 연구소 가보면 개발했던 로봇이 작동되지 않는 일이 허다합니다. R&D 시스템이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옛날 제조업 단품 만들어 팔던 시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 로봇산업이 얼마나 발전할 것 같냐고 기자가 묻자, 김 박사는 “우리나라에는 M&A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고 제대로 된 벤처캐피탈(VC)도 부족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최소 3년 이상 한 가지 확실한 기술에 올인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서 정부사업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문제는 진짜 사업이 될 만한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이 많지 않다”며, “기술이 축적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당장 크게 좋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산업진흥법인 로봇특별법에 대해, 법이 제정되면 해당산업을 정의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산업의 경계가 명확해지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은 면도 있다고 한다. 법을 만들면 우선 해당산업 내의 기업들은 대단히 반기게 되는데, 산업진흥법은 여러 지원정책과 예산확보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의 경계가 정의되는 순간 인접분야나 또 다른 법으로 규정된 관련 산업에서는 서로 융합하기보다는 방어하는 자세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산업의 경계가 느슨하면, 즉 로봇산업을 명확히 정의하지 않았다면 자동자, 반도체장비 등 센서와 구동계로 구성되는 제품들을 ‘로봇’이라 했을만한데 해당산업에서는 이제 굳이 이것들을 로봇이라고 하지 않는다. 법이 있으므로 제품과 기술에 라벨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요새같이 융합과 연결이 강조되는 시대에는 오히려 발전을 더디게 하는 요소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로 인해 로봇분야가 타 분야와의 적극적인 협업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를 만나고 헤어지면서, 기자는 새해에는 우리 로봇 업계가 서로 개방하고 협업해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간절함이 스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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