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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진 고려대 교수신년기획ㆍ파워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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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10  22: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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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신문은 새해를 맞아 신년 시리즈 기획으로 '파워인터뷰'를 마련했습니다. 이 기획물은 우리 로봇계를 가장 중추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40대 젊은 리더들이 가지고 있는 로봇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로봇에 대한 비전을 직접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그 두번째 순서는 정우진(44) 고려대 교수 편입니다. 정우진 교수는 서울대 기계설계학과와 일본 도쿄대 대학원 기계공학 석,박사를 마치고 KIST 연구원, 선임연구원을 거쳐, 2005년 3월부터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요연구분야는 자율주행기술, 무인차량의 경로 생성 및 운동제어 기술, 실내외 위치추정, 장애물 회피 운동제어 입니다.

"로봇은 축적된 기술이 필요한 분야"

작년 한해 어떤 연구들을 하셨는지 소개 좀 부탁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작년이 저에게는 아주 중요한 한 해였습니다. 그동안 KIST에 있을 때는 로봇 손도하고, 팔도하고, 주행도 하고 했는데 학교로 온 다음에는 주행 분야만 집중해서 기술을 계속 개발하고 있습니다.

주로 실내 안내로봇, 실내순찰로봇 같은 실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봇기술들을 많이 연구 했고, 실외 순찰로봇, 사회안전 로봇 같은 것도 했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연구재단의 자율주행자동차 과제가 선정되어 이제 자동차 관련해서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려고 합니다.

그 동안 주로 정부 과제를 많이 했고, 그 다음에는 학교에서 승진도 해야 되니까 논문도 많이 썼는데, 작년부터 조금 여유가 생겨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LG CNS와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로봇 산학연구를 했습니다.

CNS 로봇만 해도 서울 상암동에 있는 데이터센터여서 환경이 깨끗하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가보니 찬바람 나오는 구멍 뚫린 타공판 위를 빈번히 지나야하고, 한 층의 면적이 꽤나 넓은데다 자주 서버가 들어왔다 나갔다, 고객사가 교체가 되고, 레이저 센서로 감지되지 않는 철조망, 유리나 반사판 환경이 있고, 그 다음에 1m 간격으로 온도습도를 측정해야 하는데 센서를 촘촘하게 그리드로 설치해가지고는 네트워크 로드수가 너무 많아 마땅히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지금까지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3월에 이러한 일을 로봇이 해주면 좋겠다는 제안이 저희 쪽으로 와, 다행히 20여년 동안 쌓아온 기술이 있어 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겠다 싶어 1주일 정도 셋팅해 운영했는데 반응이 좋아 지금까지 6개월 정도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사람 2명이서 온도 측정하는 것을 하루에 한층 밖에 못했습니다. 측정이 끝나면 수치를 입력해야 하고 그래서 8개 층이다 보니 일주일이 지나도 건물 전체에서 한 지점에 대한 온도밖에 측정이 안 되는 구조다 보니 사람은 사람대로 힘들었는데, 그런 작업을 이제는 1개 층 마다 한 대의 로봇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 개 층이 굉장히 넓기 때문에, 효율이 4배 이상 좋아졌다고 합니다. 로봇이 계속 다니면서 측정해서, 스스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고객사한테 우리 데이터센터는 로봇기술을 사용해 퀄리티있게 고객의 서버를 관리해 준다고 할 수 있다 보니 기업에서 굉장히 만족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만든 데이터센터 로봇이 이번에 LG CNS의 본부 BEST R&D에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청소로봇처럼 바퀴로 측정을 하러 다니나요?

바퀴로 다니면서 레이저 거리 센서가지고 자율주행을 하는데 저희가 20년 가까이 해 온 기술이다 보니 어디에도 적용해서 지도 만들고, 주행하고 하는 것은 몇 시간 안에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그 쪽 회사에서 볼 때는 굉장히 만족도가 높아가지고, 저 개인적으로 보면 그동안 데모는 많이 했는데 제가 만든 로봇을 가지고 실제로 기업이 사용할 수 있게 해봤고, 학생들 입장에서도 기업하고 일을 하다보니까 여러 가지 많이 배울 수 있어서 개인적으론 작년에 이 일을 하면서 굉장히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을 하려고 합니다. 학생들도 그렇고 저 역시 학교에서는 학문적인 것을 해야 한다고 해서, 자꾸 그런 방향을 지향했었는데 학생들이 오히려 재미를 못 느끼더라고요. 사실 제가 KIST 있을 때 너무 데모를 많이 해, 가능하면 우리 학생들은 데모를 안 하고 연구를 잘 할 수 있는 쪽으로 하려 했는데 학생들이 너무 현실이나 현장에 대한 감이 멀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교수님은 로봇학회 논문지 편집위원을 하고 계시고, IEEE 트랜잭션즈 온 로보틱스 편집위원도 몇 년 하셨는데 최근 국내 또는 해외 학술지에 게재되는 로봇분야의 연구동향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IEEE 트랜잭션즈 온 로보틱스 같은 저널들은 조금 수학적으로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어 이런데 많이 실리는 것이 로봇 전체사회 흐름하고는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로봇 전체동향이라면 오히려 ICRA나 IROS 같은 컨퍼런스에 가서 발표되는 것들을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나의 경향은 예전보다 로봇을 하는 분들이 바이오 분야를 연구하는 비중이 많이 커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산업용이나 기계라든지 전통의 공학적인 기술들을 많이 했었는데, 최근에는 바이오 관련된 어플리케이션이 좀 많아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수술이라든지, 몸속에서 움직이는 거라든지, 아니면 생체모방 분야 비중이 조금 커지는 것이 최근 트랜드인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는 역시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도 학습기반으로 하는 부분이고, IBM의 왓슨도 결국은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학습기술이 발달하면서 잘되는 부분이 있어서 기계학습이라든지 이러한 것을 통해 기존에 잘 풀리지 않던 부분들이 이제 한 단계 더 잘 풀리게 되면서 학습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자율주행윈터스쿨참가연구실학생들
교수님은 일본 도쿄대에서 기계공학으로 석,박사를 하셨고, 도쿄 공업대 객원 교수도 하셨습니다. 일본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데 일본의 로봇에서 배울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일본은 기술자들의 장인정신이라든지, 옛날부터 쌓여온 기술에 대한 존중 같은 것들이 그 사람들이 일하는 모든 하나하나에 다 반영이 되는 것 같습니다.

로봇이라고 하는 분야가 저는 축적된 실력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 것이 잘 들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동경에 있을 때 전시회를 통신분야, 전기 가전 분야도 많이 갔었는데 다른 쪽은 별로 활기를 못 띠는 것 같았는데, 공작기계 전시회를 갔더니 정말 일본이라는 나라를 무시해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마어마한 규모로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그런데 공작기계라는 것이 내공이 쌓여야만 되는 분야라고 생각이 되는데, 이런 쪽에는 역시 일본인들이 잘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일본이 로봇을 잘 한다는 것, 산업용 로봇을 잘 한다는 것이 이런 내공이 쌓여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제 개인적인 관점에서 보면 일본에서 연구자들의 연구 자세를 통해 배운 것이 많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일본은 전문가들이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많이 있습니다. 일본 학회를 가보면 열 개 중에 아홉 개가 기존 연구하고 비슷하더라도 한 가지 창의적인 생각을 했다면 “야, 그거 재미있다, 좋다”며 서로를 북돋아 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서로 같은 분야의 전문가를 만났을 때에는 자기가 실제로 한 것하고, 할 수 있는 것을 굉장히 좁혀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서로 전문가로서 다른 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존중하고 협력할 일도 생기고, 서로 배울 일도 생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로봇 하는 분들을 만나면 나 혼자 다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같은 연구를 하는 두 사람이 만났는데, 한 사람이 “제가 혼자 다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 나머지 한 사람은 존재감이 없어지고, 같이 일 할 수 있는 게 없어집니다. 그러다보니 동일 분야의 연구자들은 보완적인 전문가들이 아니고 서로 이겨야하는 경쟁자로서 구도가 만들어 집니다. 이렇게 되면 협업이 어려워집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아주 큰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학회만 해도 우리나라 같은 경우엔 제어로봇시스템학회도 있고 로봇학회가 있는데 사람들이 양 학회에서 같이 활동도 많이 하긴 하지만 또 일종의 경쟁의식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는 학회가 기계학회에도 로봇이 있고, 로봇학회도 있고, 제어학회도 있고, 정보처리도 있고, 다 로봇을 하는데 그 학회들이 서로 자기 학회들에 대한 홍보를 다른 학회 네트워크를 통해서 하고, 유관학회일 경우에는 등록비를 할인해주고, 같이 네트워킹하면서 공유합니다. 그러니까 같이 커가자는 생각을 일본에서는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는 상대방이 크면 내가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우리가 일본 사람들한테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리면, 일본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규모의 차이로 생각하지 대기업은 실력 있고 좋은 회사, 중소기업은 좀 부족한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소기업은 적게 벌어도 되고, 빨리 움직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중소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 할 때까지 정부에서 지원도 해 주고, 도와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를 하면, “아니 왜 실력이 없는 사람들이 나가서 회사를 차리냐, 자기가 벌어먹고 살 실력이 있는 사람들이 나가서 창업을 하는 거지”라고 일본 사람들은 이야기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일본과 한국의 산업계에서의 커다란 차이인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 연구비도 결국 이런 인식이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자꾸 가고하는데, 좀 나쁘게 이야기하면 경쟁력 없는 회사에 정부 자금이 들어가고 그게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식이 되다보니, 그 화살이 로봇업계 전체로 돌아오는 악순환의 구조가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대기업이나 학교라도 냉정하게 따져서 성과가 나올 만한 대상에 투자를 하고 공정하게 성과관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은 좀 더 당당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2009년 하계연구실MT
올해 국내 로봇산업의 화두는 시장창출, 실용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국내 로봇산업이 4년째 2조원대에서 머무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만 국내 로봇산업이 좀 빠르게 발전 할 수 있을까요?

일단은 시장창출에 대한 것을 너무 단기적으로 보는 것이 좀 맞지 안다고 생각합니다. 로봇산업은 특성상 좀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대학에서 로봇을 전공하고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제가 연구하는 기술이 반드시 로봇산업을 키우는 데 기여해야 된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우리나라기 지난 10년 동안 잘못된 거라고 생각되는데, 로봇산업에 10년 동안 투자한 주체는 정부이나, 산업부에서 주관을 했기 때문에 로봇기업, 그리고 로봇제품에만 한정을 하고 자동차나 다른 산업분야와 구분해 칸막이를 해 놓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 전세계적으로 로봇 제품 자체가 성공적인 제품이 없었다는 것은 공통의 문제이기 때문에 특별히 우리나라만 잘못한건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10년 동안 투자를 했고, 로봇분야에 제대로 투자를 했었다면 구글이 탐 낼 수 있는 회사 정도는 몇 개 생겼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그것조차 없다고 하는 것은 투자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산업분야와의 배타성, 산업부안에서 과의 구분을 뛰어넘지 못하는 문제 때문에 사실은 그동안 투자한 것들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고, 우리 사회 전체에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었는데 왜 로봇시장이 안 나왔냐, 로봇으로서 어떤 부의 창출이 안 되었냐 하는 잘못된 결론이 나오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로봇은 반도체, 핸드폰 같이 시기적절하게 막대한 투자를 해서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전부터 로봇에 많은 투자를 했는데 성과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많은 분야에 파급효과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2009년 지경부의 '융복합로봇전문인력양성사업' 과제책임자로 계셨었는데,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로봇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인력양성사업을 대학에서 로봇 인력을 양성해서 로봇기업에 취직시키는 것으로 구도 설정을 하면 안됩니다. 로봇은 좋은 기계이며, 특히 대학에서 로봇을 연구하는 것은 엔지니어 양성에 있어서 모든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아주 좋은 훈련도구입니다. 저희 졸업생들이 현대모비스에 입사해서 반자동 주차하는 팀에 들어갔는데 모비스가 로봇산업협회 회원사가 아니기 때문에 비전공취업이라고 인력양성사업 하는데 분류를 하려 합니다. 실외용 로봇 센서 융합하던 한 졸업생이 LIG넥스원에서 잠수함용 초음파센서하고, 또 다른 졸업생이 현대제철 플랜트 제어시스템 쪽에서 로봇제어 업무를 하고, LG CNS에서도 학생들을 보내 달라고 하면 학교는 잘 키워서 잘 보낸 것입니다. 저희 로봇랩에서는 전자, 자동차, 중공업, 그리고 제조업체, 에너지, 소프트웨어, SI업계에 이르기까지 우수 학생을 보낼 수 있는데 그 부분이 무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 자체가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일본에서 동경대학 기계정보공학과는 커트라인도 높고, 상당히 인기 있는 로봇학과인데 그곳 졸업생은 도요타도 가고, 물론 로봇회사도 가지만, 중공업도 가고, 전자도 가고, 다 가면 좋은 일이다 하면 끝날 일인데 그것을 자꾸 산업부의 잣대를 가지고 판단을 하다보니까 잘못된 판단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궁극적으로 우수한 로봇 인력을 많이 키워가지고 지금까지 없는 한 차원 높은 산업을 새롭게 만들던지, 기업을 만들어 산업을 만들어야지 성공을 하지 지금의 구조에서 몇 명 더 로봇인력을 집어넣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 2004년 과학축전 안내로봇지니와 부모님과 함께
특별히 기계공학 그 중에서도 로봇분야를 선택하시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기계를 좋아한 것은 자동차를 워낙 좋아해서 갔습니다. 막상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일본으로 유학 갈 때 동경대 기계과 교수님 60분 중에 1지망 2지망 연구실을 고르는데, 아버님께서 “로봇이 멋있지 않니? 로봇을 한번 해봐라”해서 선택을 했습니다. 원래 저는 가공 분야를 전공하려고 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로봇을 아주 좋아해서 로봇분야를 선택한 것은 아닙니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였던 아버님 영향이 컸다고 봅니다.

1998년에 박사 학위를 받으셨는데 당시 학위 논문은 무슨 내용이었나요?

비선형제어 이론을 활용해 새로운 로봇의 구조를 만들고 로봇을 제어하는 내용입니다. 이 논문으로 IEEE 킹 선 후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습니다. 원래 로봇 팔 관절이 6개 있으면 모터도 6개가 필요한데, 제어이론을 잘 활용하면 원래 필요한 모터 수 보다 적은 모터 수를 가지고 더 많은 것을 제어 할 수 있습니다. 모터 2개를 가지고 더 많은 로봇 팔의 관절을 제어할 수 있는 특수한 로봇을 디자인하고, 만들어서 실제 보여 주었습니다. 아마도 전혀 새로운 방향이어서 그때 보시는 분들이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그 박사학위논문을 로봇 관련 TOP2 영문 저널 두 개에 실었는데, 하나가 IEEE 트랜잭션즈 온 로보틱스에 냈고, 또 하나는 IJRR(International Journal of Robotics Research)입니다. 추후 이것을 더 합쳐가지고 미국의 스프링거라는 전문 출판사에서 로보틱 시리즈로 발간을 했습니다.

▲ 2010년 자율주행전문인력양성센터 현판식
올 한해 특별한 계획이 있으시다면?

작년부터 새로 시작되는 과제들이 있는데 제일 큰 것은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입니다. 원래 자동차 하는 분들은 자동차가 들어감으로서 환경까지 같이 정비하는 식으로 많이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로봇은 기존에 있는 환경에 로봇이 들어가야 되고, 어차피 사람하고 섞여 다니는데 익숙하고, 그래서 이면도로에서 잘 주행할 수 있는 것, 전용도로라든지 그 다음단계를 좀 선제적으로 하겠다는 제안을 해서 연구재단 과제로 선정 되었습니다. 3억짜리 과제인데 최대 9년 할 수 있는 과제로 연구재단 과제 중에서는 규모가 큰 편입니다. 이것을 잘 하는게 큰 목표입니다.

다음에는 농업로봇 관련해 컨소시엄으로 참가한 것이 있는데 CNS에서 했던 것처럼 온실 내에서 온도측정하고 자율주행 하는 것을 할 예정입니다. 그 다음에 실버도우미 로봇 관련해서 노인분들을 돌아다니면서 빅데이터 같은 것을 수집할 수 있게 도와주는 로봇을 개발하고 연구를 계속할 것입니다. 그 다음에 또 다른 큰 축은 공장에서의 이송이라든지, 실제 기업 현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쪽으로 범위를 잡고 있습니다.

로봇 분야에서 서비스 로봇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어느 전문가는 올해가 서비스 로봇이 본격적으로 발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로봇분야 특히 서비스 로봇분야에 대한 비전이나 전망을 해 주신다면...

일본에서는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고, 저도 이 의견에 동의 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집안에서 도움을 주는 홈서비스 로봇을 사람들이 구매해 시장이 팽창하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로봇의 기술적인 특징으로 봐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지, 그런 식으로 시장이 갑자기 만들어 진다는 것은 기술적으로나 시장으로 보나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생활환경이 점차 지능화되고, 자동차가 지능화되는 식으로 점차적으로 기존에 있는 시스템들이 지능화 될 것이라는 쪽에 저는 좀 가깝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러한 특성이 로봇에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는 것이 오히려 더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 유타 교수님이라고 로봇분야에 유명한 분이 계신데, 그 분 말씀이 ICRA나 IROS 같은 컨퍼런스에서는 20년마다 한 번씩 비슷한 기술이 발표가 된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저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바로 이해되었습니다. 로봇이라는 것이 기술이나 환경이 바뀌고, 센서가 바뀌고, 플랫폼이 바뀌고, 목적이 바뀌면 조금씩 바뀌는데도 완전히 기술문제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 그것 때문에 어떤 하나의 돌파구가 일어나면 그 다음에 뭐가 되고 안된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식의 기술 발전 구조를 가진 것이 로봇이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지금까지 안 풀렸던 문제가 풀리는 일은 없습니다. 그 다음에 복잡성이 있기 때문에 예전에 컴퓨터 사이언스 같은 데서는 3년전 과거 논문은 너무 옛날 것이라 인용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로봇분야는 아직도 20년 전 것을 인용을 하기도 합니다. 기술 분야라고 하는 것이 물론 그렇지 않은 분야도 있을 테지만 거의 대부분 기술은 공작기계와 같은 특징이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자율주행도 마찬가지입니다. 테슬라에서 처음 자율주행차를 한다고 했을 때 3년 안에 도로의 90%를 주행하는 차를 만든다고 했습니다. 탁 트인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부터 시작할 텐데 제가 보기에는 그 다음 5%에 3년, 그 다음 3%에 3년, 마지막 2%는 될지 안 될지 모릅니다. 저도 자율주행이라고 하면 라인트레이싱하고, 실내에서 바퀴가지고 도는 것은 대학생들 1주일 수준이면 다 할 수가 있는데, CNS 사례처럼 현장에 막상 철조망이 있고, 바닥이 울퉁불퉁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에도 되느냐 하는 것은, 그런 문제까지도 잘 해결이 되는 솔루션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이 결국 기술적인 난관이라 생각하고, 그러려면 기술이 축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능시스템 & 로봇연구소’를 운영하고 계신데, 스티븐 호킹 박사가 지난 12월 초 인터뷰에서 “완전한 인공지능이 등장하면 결국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것에 대해 찬반양론이 뜨겁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교수님의 의견은 어떤지 궁급합니다?

인공지능 기술은 발전할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로봇이 인간의 지능을 추월하는 싱귤러리티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전산망에 해당하는 기술이라는 것이 막대한 파괴력을 이미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행 계좌에서 돈을 어느 날 갑자기 다 날려 보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을 방어하는 기술들을 돈을 들여 만들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기술이라는 것은 발전할수록 좋은 것이고, 공격하기 위해 그 만큼 투자해서 기술을 개발한다고 하면, 방어하는 것도 그 만큼 더 가치가 있어 방어하는 기술에 투자가 될 것이고, 그 투자 주체는 어차피 사람들이기 때문에 결국 사람들 간의 싸움을 위한 도구로서의 인공지능이라고 하는 것을 뛰어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스티븐 호킹 박사의 논리는 너무 과장된 표현이다?

네. 그 분은 또 다른 생각을 얘기하실지 모르겠는데, 저는 이미 드론을 이용해 사람들을 폭격하는 일이 벌어지듯, 기계적인 수단이건 다른 지능기술이건 기술적인 기술은 이미 파괴적인 수준에 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건 사람들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잘 운용을 해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결국은 사람의 문제이네요?

네. 개인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못하게 만들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단순히 그런 문제하고 똑 같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전에는 한국이 3번째로 ICRA에서 논문을 많이 발표하는 나라였는데, 상대적으로 비중이 점점 축소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BK의 영향도 크기는 한데 국내 로봇연구자들이 ICRA에 좋은 논문 내는 것의 우선순위가 낮아지는 것 같습니다. 또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술을 축적하는 것보다 빨리 뭔가 조합해서 하려고 합니다. 가장 큰 돈 줄인 산업부 과제에서 상품보다 기술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다보니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근 과제가 1년에 20억~30억처럼 대형과제가 되다보니 젊은 연구자들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습니다. 대형과제는 그 안의 기술 분야도 여러 개가 합해져야 합니다. 그런데 젊은 연구자들이 보면 그 과제가 기획 단계에서는 정보가 공개가 안 되고, 과제 공고가 난 다음에야 알 수 있는데 한 달 안에 제안서를 내는 것이 너무 어렵습니다. 여러 기술 분야 중에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고, 지금까지 해 왔던 것인데, 나머지 기술에 대해 한 달 안에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들지 못하면 과제에 응모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 그렇게 가는지 모르겠지만 로봇에서 점점 과제가 대형화 되고 있는데 한번 이러한 문제는 생각해봐야 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젊은 연구자들은 기획하는 프로세스에 관여할 만한 네트워크가 많이 부족하다 보니, 젊은 연구자들이 하기 참 어렵습니다.

과제가 대형과제도 있고, 중소과제도 있고 그런데 어디에서는 너무 작게 과제들을 쪼개어 놓아서 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도 하는데요...

그러니까 좋은 것은 자유 공모하고, 기획하는 것하고 중간정도. 기획이 진짜로 잘 되었다는 것은 이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니까, 그 기술을 개발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는 게 자연스러운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기획을 해가지고 공모를 했는데 한 개 컨소시엄만 단독으로 응모하는 경우도 최근 많이 있습니다. 컨소시엄 하나만 응모했다는 것은 그 기획이 일반적으로 가치가 있지 않다는 반증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로봇 분야는 산업부가 계속 주도를 해왔고, 그렇기 때문에 미래부에서는 로봇을 거의 손도 못 댑니다. 산업부에서는 자꾸 중소기업위주로 가고, 상품을 단기간에 내라고 하는 방향으로 가고, 또 하나는 아무래도 로봇분야에 연구소들이 많은데 사실 연구소는 기관 고유사업의 비중을 늘려서 별도의 트랙으로 지원을 해야지 현재와 같이 R&D 예산에서 지원대상에 대한 구분없이 경쟁적으로 지원되면 결국 학교가 상대적으로 배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요사이는 과제 보고 1년 연구비가 15억~20억 되면 기술 내용에 상관없이 이건 연구소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로봇분야는 오히려 작은 규모로 유연하게 해서 로봇에 대한 기술역량을 차분히 축적하려고 해야 하는데, 설사 상품화가 되지 않더라도 구글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플레이어들이 생겨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무조건 중소기업 위주로 하고 대기업은 제외하는 식으로 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 절박함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과제 중복성만을 따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얼마 전 양재동에서 열렸던 2014 로봇R&D 통합워크숍에 가보니 우리나라 R&D 문제점을 다 볼 수 있었습니다. ‘중복만 아니면 괜찮다’는 식으로 되어 있어서 과제 수주가 새로운 기획서를 내는 잔치가 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기존에 했던 것을 발전시킬 기회는 중복으로 막아버리고, 이런 저런 아이템을 새로 해 보라고 유도하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해 오시지도 않았던 분들이 단순히 ‘이건 좋은겁니다’라고 해서 기획서를 내 조금 해보고 아니면 마는 식이 지금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진짜 기술이라 하는 것은 중복이 되어야지 이게 정말 내공이 쌓이면서 발전하는데, 자꾸 중복만 가지고 따지다보니 교수들도 한 품목만 가지고 하는게 아니라, 품목을 늘려야 또 다른 과제 수주하기가 쉬우니 자꾸 비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 2002년 KIST재직시 연구팀 사진
로봇을 전공하고 싶은 후배들을 위해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계과 학부에서 옛날에는 자동차가 제일 관심사였는데, 최근에는 학생들 사이에 로봇이 제일 관심사인 것 같습니다. 저희 때는 기계라 그러면 거의 자동차 마니아들 이었는데, 요사이는 수업시간에 자동차 이야기하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로봇 얘기를 더 좋아하고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로봇은 워낙 범위가 넓은 학문이기 때문에 그 만큼 나중에 공부할 것이 많아 공부를 계속 잘 하려면 기본적으로 수학이라든지 선형대수라든지 제어 같은 여러 학부에서 배우는 기본 커리큘럼에 해당하는 것을 충실히 공부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그 다음에 역시 로봇이라 하는 것은 실제로 물건을 가지고 해봐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관련 프로그램들을 취미삼아 해 볼 수 있으면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이상의 응용에 해당하는 것은 준비차원에서는 오히려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은 나중에 얼마든지 방향을 잡아서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기초학문에 충실하는게 좋습니다.

일생을 살면서 감명 받은 책이나 최근에 읽은 책중에서 로봇신문 독자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나요?

'더 골(The Goal)'이라는 아주 유명한 책이 있는데, 그 책을 읽고, 속편을 읽고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생각이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는 것 같아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사실 체계적으로 모든 요인을 분석해서 하나하나 하면 어려운 일도 아주 쉽게 될 수가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여러 가지 사례를 들고,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얘기를 하고 있어서 특히 엔지니어 한테는 꼭 한번 읽어 보고 생각해두면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이상이 제가 준비해 온 질문입니다. 혹시 더 보충하고 싶은 이야기나 우리 로봇신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저는 홈페이지가 로봇신문으로 되어 있고, 로봇신문을 통해 정말 좋은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사실 로봇신문에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율주행자동차를 하다 보니 주행실험을 위해 도로에 나가는 것 자체가 불법입니다. 영국에서는 자율주행자동차를 시험할 수 있게 하는 테스트 사이트를 만들어 줬다고 합니다. R&D를 이렇게 저렇게 하는 생각도 중요하지만, 이런 문제를 좀 정리해서, 시가지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 테스트 할 수 있게 정부가 좀 나서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연구하는 것이 다 불법입니다. 제대로 하려면 자동차 제조업체의 시험주행장에 돈을 지불하고 가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면도로에서 골목길에서 주행하는 자동차를 개발하겠다는 것인데 가면 전부 불법입니다. 연구윤리 차원에서 보아도 사실 안되는 것입니다. 단편적이지만 정부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면 좋겠습니다. 조규남 발행인

[정우진 교수 프로필]

1970년 11월 20일생
출생지 : 서울
1989. 03 ~ 1993. 02 서울대 공과대 기계설계학과 졸업
1993. 04 ~ 1995. 03 도쿄대 대학원 기계공학 석사
1995. 04 ~ 1998. 03 도쿄대 대학원 기계공학 박사(분야:로봇공학)
1998. 03 ~ 2005. 01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원, 선임연구원
2005. 03 ~ 2012. 02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조교수, 부교수
2007. 01 ~ 현 한국로봇학회 논문지 이사
2008. 01 ~ 2011. 06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 트랜잭션즈 온 로보틱스 편집위원
2012. 03 ~ 현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교수
2012. 09 ~ 2012.12 일본 도쿄공업대 객원교수
2002. 04 미국전기전자공학회 킹 선후 최우수논문상 수상
2010. 05 석탑강의상 수상
2014. 12 국제학술지 JMST에서 수동 트레일러의 후진 주행 제어에 관한 논문
2013년에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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