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으로 농사일을 하고 있는 '로봇 트랙터'

일본의 농림수산업 현장에 IT (정보 기술)화와 로봇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인으로 농사일을 하는 로봇 농기계와 IT와 연동된 어업 등의 기술 개발이 진행되면서 생산 효율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노동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기술혁신이 일본의 제1차 산업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눈이 쌓이기 시작한 삿포로 시내. 홋카이도대학 구내의 광대한 실습 농장에서는 트랙터가 밭을 갈고 있다. 트랙터의 운전석에는 아무도 없다. 태블릿을 손에 쥔 학생이 옆에서 트랙터의 작업을 감시하고 있을 뿐이다. 이 트랙터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 의한 위치 정보를 사용해 자동운전으로 농사일을 하는 '로봇 농기계'이다.

농지의 지도를 바탕으로 작업을 지정해 놓으면 자동으로 농기계가 작업을 한다. 농업 자동화를 연구하는 홋카이도대학의 노구치 신 교수는 "오차가 ±5cm로 작업 정밀도를 실현했다"고 자신감을 보인다. 이앙기와 콤바인 등 다른 로봇 농기계 개발도 진행하고 있어, 이러한 기계들을 동시에 사용하면 "작업 효율이 3배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 저렴한 비용으로 도입

실제로 농가가 도입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이 농기계 비용이다. 노구치 교수는 기존 농기계에 GPS 수신기와 컨트롤러를 통합함으로써 저비용화를 도모했다. 현재는 1대당 약 300만엔으로 농기계를 로봇화 할 수 있다고 한다.

"농가는 성수기에 농기계를 취급하는 작업자를 임시로 고용하고 있다. 300만엔이라는 비용은 연간 인건비와 거의 같은 금액이다. 몇 년 간의 인건비를 생각하면,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고 노구치 교수는 말한다.

현시점에서는 작업을 무인으로 수행할 때의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법 정비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실용화에 장애가 되고 있다.

노구치 교수는 "2~3년 후에는 무인 및 유인 농기계가 서로 협력하는 시스템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는 관제실에서 여러 로봇을 원격 조작ㆍ감시하는 "완전 무인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재배 노하우 축적

IT화가 초래한 것은 노동력의 감소 뿐만이 아니다. 농업에 필요한 '경험과 감(勘)'을 IT로 보완해 주는 연구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노구치 교수가 개발한 '통합형 농업정보시스템'은 위성 영상에 의한 기상 정보와 농작물의 성숙기 예측정보, 병해충 예측 등 데이터를 분석하여, 작업 내용과 시간, 농기계의 위치 등 필요한 정보를 스마트폰에 전달하는 구조이다.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하면 된다?"라는 농가의 노하우를 초보자도 알 수 있게 되어 있다고 노구치 교수는 말한다. 미래에 로봇 농기계와 같은 시스템을 연계하여, 자동으로 적절하게 농사일을 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할 방침이다.

■ 어부 부족, 의지는 IT

취업자는 사상 최저

2013년 일본 어업 취업자수는 약 18만명으로 사상 최저를 경신했다. 일본의 어업 현장은 IT와 로봇 기술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수산청은 돌고래가 가지는 뛰어난 초음파 탐지(소냐) 능력을 활용한 새로운 어군 탐지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단한 어탐'이라고 불리는 이 장비는 어군량(魚群量) 뿐만 아니라 어종과 어체의 길이까지도 파악할 수 있는 '차세대형 계량어군 탐지기'다. 수산청 해양기술실은 "많은 어종을 보유한 아시아 수역에서 어종별 자원관리나 소냐탐사가 어려운 해저나 하천 등의 어군 탐사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 6000km를 자동 조사

한편, 수산종합연구센터는 탐사 로봇 '수중 글라이더'를 이용해 바다의 수온과 염분 등을 측정하고 있다. 뒤쪽 날개에서 해류를 파악해 적은 소비전력으로 움직이는 이 로봇은 최대 약 1년간 약 6000 km를 이동할 수 있다. 바다의 플랑크톤의 수와 수온, 염분 농도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구조이다. "바다의 파도가 거칠어도 사용할 수 있으며, 인간이 할 수 없는 귀중한 조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 해양에서 수온과 염분을 측정하는 수중 글라이더

이외에도 이 연구센터에서는, 저인망 어선의 보조정을 무인화하는 '로봇 보조정' , 선박의 선저 및 양식장의 그물을 청소하는 '청소로봇' , 갯벌에서 쓸 수 있는 '갯벌작업 로봇' 등도 개발하고 있다. 어업 현장의 로봇화는 차근히 진행되고 있다.

■ 식물 공장, 전기업체의 지혜

사막과 같은 혹한 기후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야채를 생산할 수 있는 식물 공장. 대기업 전기업체는 IT를 활용하여 효율적인 생산 노하우를 축적해 국내외에 판매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 유휴시설을 전용해 만든 카나가와현 요코스카시의 도시바 식물 공장

도시바는 작년 9월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시내 공장의 유휴 시설에 식물 공장을 설치, 상추 등 채소 생산을 시작했다. 회사가 가진 기술을 활용하여 여러개의 센서에서 생육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신규사업개발부의 마쓰나가 리아키 참사는 "노하우를 축적해, 해외에서도 사업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후지쯔는 후쿠시마현 아이즈와카마쓰 시의 반도체 공장에서, 파나소닉은 후쿠시마시의 디지털 카메라 공장에서, 모두 자사의 식물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양상추 등을 재배하며, IT를 사용해 생산성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샤프도 아랍에미리트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식물 공장의 실증 실험을 시작했다. 향후에는 사막이 많은 중동에서의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 대기업에 의한 식물 공장 노력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국내외에서 IT를 활용한 식물 공장의 건설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