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동부로봇의 주력제품 수평다관절로봇.

동부로봇의 최대주주인 동부CNI는 지난달 중순부터 증권가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온 지분매각 추진관련 풍문과 보도에 대한 공식적 답변을 한국거래소 조회공시를 통해 17일 발표했다.

동부CNI는 동부로봇 지분 매각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동부로봇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리드드래곤유한회사(LEAD DRAGON LIMITED)를 비롯한 중국계 회사로 구성된 ‘리드 드래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이어 “리드 드래곤 컨소시엄과 주식양수도계약 등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각 대상은 동부CNI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이 보유하고 있는 동부로봇 지분 36.7%이며, 정확한 거래금액은 주식매매계약(SPA) 협상을 통해 확정되겠지만 100억원대로 예상된다.

그 동안 동부CNI는 동부로봇 매각을 결정한 후 국내 기업에 매각을 추진했으나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매각 자문을 맡고 있는 중국 로펌 킹앤우드(King&Wood)가 중국쪽에서 인수 의사를 밝힌 몇 곳을 접촉해 이번 매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로봇은 동부그룹 계열의 산업용 로봇 및 서비스 로봇을 아우르는 종합 로봇 제작업체로서 지난 1998년 다사기술로 창립하여 이듬해인 1999년 (주)다사테크로 법인전환하였다. 2008년 1월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정밀화학이 다사로봇의 구주 인수 및 신주 유상증자에 참여해 17.34%의 지분을 확보하였고, 이어 지난 2010년 7월 당시 최대주주인 강석희 전 사장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다사로봇 경영권을 인수하였고, 2011년 3월 지금의 상호로 변경하였다.

한편, 이번 동부로봇의 중국 매각과 관련하여 일부 로봇업계 관계자들은 동부로봇이 쌍용자동차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04년 중국 국유기업인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뒤 기술 유출과 ‘먹튀’ 논란 끝에 국내에서 철수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동부로봇은 산업용 로봇과 휴머노이드 등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기술을 중국이 헐값에 매입해 가져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이다. 비록 인수 대상자가 지금은 중국 투자자 컨소시엄이기는 하나 결국에는 중국 기업에게 웃돈을 받고 재매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은 스마트폰·반도체·가전·조선 등 자국과 치열한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의 산업에 대해 선진 기술 취득 차원에서 투자를 적극 고려하고 있지만 쌍용자동차 사태 이후 중국 자본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 하이테크 분야는 중국 자본이 조심스러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