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콘서트에 가게 되면 으레 우리들은 가수와 코러스는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로봇이 우리 곁으로 바짝 다가온 세상에서 이런 고정관념은 이제 구태의연하다.

17일 영국에서 발행되는 디지털 전문잡지 와이어드(wired.co.uk) 인터넷판에 따르면 가수들의 노래에 맞춰 율동과 함께 에코우를 넣거나 추임새를 뒷받침 해주는 코러스 단원들을 대신해서 네모난 모양의 로봇들이 나섰다.

이 코러스 이름은 ‘에코우...(Echoooooooo)’이다. 8명의 인간 코러스 단원을 대신해서 8개의 로봇 합창단원이 가수의 보컬 트랙에 따라서 너무나 멋지게 에코우를 넣어준다. 음역대로 따져 보면 가창력이 인간 이상이라고 해도 과찬은 아닐 듯하다.

8채널 로봇 합창단(eight-channel robotic choir)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있는 팬제너레이터(PanGenerator)가 개발했다.

에코우의 작동원리는 가수가 마이크에 대고 노래를 하면 8개 채널의 네모난 스피커가 이에 대응해서 몸체를 이리저리 비틀어 댄다. 몸동작은 가수 목소리의 크기와 주파수에 따라서 결정된다.

로봇 스피커 제어는 서로 조응(照應)하여 조화로운 댄스처럼 보이기 위해 한쪽으로 모두 휩쓸리는 듯한 도미노 효과를 주었다.

동영상에서는 폴란드 유명 싱어송라이터 여가수 보프스카(Bovska)가 노래하고 8개의 스피커 로봇들이 여기에 맞춰 춤사위를 벌이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제 코러스 로봇 에코우의 크기를 좀 크게 하면 어떨까. 동영상 속 큐브 모양보다 몇 배 더 크다고 가정하면 에코우 스피커 로봇들이 가수의 노래에 맞춰 볼륨감 넘치는 율동을 넣으면서 목청껏 소리를 질러댄다면 참으로 볼만할 것이다. 특히 자지러지는 듯 떨리는 몸동작은 애교스러움을 넘어 일종의 경이감마저 자아내게 할 것이다.

코러스 로봇단원은 실제로 에코우를 넣는 것이 아니라 미리 짜진 프로그램에 따라 가수의 입모양에 맞춰서 반응하면서 입만 떠벌리는 립싱크(lip sync)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르릉하는 금속성 울림소리는 스피커들이 내는 소리다. 물론 안무도 프로그램에 의해서 미리 짜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