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독일로 팔린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 승객처럼 비행기 일반석을 타고 항공여행을 한다. 로봇이 승객 요금을 내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1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진기한 광경이 벌어졌다. 머리, 두 손과 발, 멋진 빨간색 운동화를 신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독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기 위해 탑승절차를 밟고 있었다.

이날 매셔블닷컴(mashable.com)에 따르면 최초로 로봇이 정식으로 탑승객 항공요금을 지불하고 항공 여행을 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테나(Athena)’라고 이름 지어진 이 여성 휴머노이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가는 비행기 표를 티켓팅하기 위해 루프트한자 발권사무실까지 휠체어를 타고 이동했다.

미국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Salt Lake City)에 있는 로봇전문기업 사르코스(Sarcos)에 의해 제작된 아테나 로봇은 독일의 막스프랑크협회(Max Planck Society : 독일의 과학 진흥을 목적으로 독일 내 여러 연구소를 관리·경영하는 독립 비영리 연구기관 연합회)에 팔려서 그곳으로 여행을 가고 있는 것이다.

아테나의 이번 항공여행에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 남가주대학) 연구원들과 동행하게 됐다. 함께 가는 이유는 아테나의 독일 방문 목적이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수습과 같은 매우 중차대한 미션을 향후 독일에서 수행해야 하고, 이 일은 로봇공학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막스프랑크협회 소속 알렉산더 헤르조그 박사는 공항 탑승수속입구 쪽으로 휠체어에 아테나를 이끌고 가면서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아테나가 하기 위해 간다. 인간이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가는 거다. 아테나가 앞으로 원전사고가 만에 하나라도 있을 시 사고 난 원전의 문을 열고, 말끔하게 방사능 유해물질을 치우는 업무를 잘 처리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지금 현재로선 아테나 성능은 비행기 여행을 할 수준밖에 안 된다. 다리를 움직이고, 설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가 작동 중이다. 그녀의 팔은 이리저리 작동할 수 있고, 그녀의 입은 파란 색으로 빛난다. 하얀 민머리는 카메라와 센서 등을 장착하고 있다.

그녀는 이코노미석 비행기표를 샀다. 그러나 탑승 절차에서는 특혜를 받아서 일등석 승객이 타는 곳으로 가서 빠른 코스로 체크인을 마쳤다.

아테나의 보안검색대 통과 방식은 일반적인 금속탐지기 통과나 전신 스캐너 대신에 검색요원이 몸을 직접 만져보는 팻다운(pat-down) 방식 가운데 특별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교통안전청(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 관계자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