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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로봇, 두려움의 대상일까 친밀함의 대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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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1.27  01: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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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로봇은 두려움의 대상일까 아니면 우리와 친밀한 동반자일까?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의 발달이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오면서 로봇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함께 커지고 있다. 로봇의 발전에 대한 분명한 이해와 기술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때이다.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 앨런 머스크(Elon Musk)는 인공지능이 갖는 위험성에 대해 올해 들어 부쩍 의견을 많이 피력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인공지능에 대해 매우 주의를 갖고 지켜봐야 한다. 핵폭탄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5년 혹은 최대 10년 안에 중대한 위험을 줄 일이 실제 벌어질 수 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리콘 밸리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가 인공지능에 대해 상당히 강한 어조로 이러한 의견을 내는 이유가 무엇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닥칠 위기에 대해 경고하는 것일까? 아니면 대중의 인식을 새롭게 하기 위함일까? 바로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일반인이 접하기 힘든 기업 및 업계의 고급 정보들을 접하는 그의 이면을 살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대중들이 느끼는 미래 로봇은 인류를 위협하는 로봇일까? 아니면 친밀하게 공존하는 동반자 로봇일까? 씨넷(cnet.com)은 지난 10월 31일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위험한 존재가 될 것이라는 항목에 45%, 잘 모르겠지만 기술의 발전에 따라 가능성이 있다는 항목에 45%, 전혀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는 항목에 6%, 기타 의견에 4%가 투표를 했다. 즉, 90%에 해당하는 절대 다수의 사람이 로봇은 위협적인 존재가 되거나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해당 설문조사 홈페이지 상단에는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살상용 로봇이 빨간 눈을 하고 있는 사진이 올려져 있어 조사자의 의도가 한쪽으로 치우친 감이 없지 않지만 기계 오작동 등의 사건 사고들을 접하는 오늘날, 로봇 기술의 미래에 대해 방어적인 자세를 갖게 되는 것은 이상할 일이 아니다. 상용화 단계까지 이른 무인 자동차의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이에 대한 반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는 ‘터미네이터’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로봇과 같이 인류에게 위협을 가하는 로봇만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영화 ‘바이센티니얼 맨’이나 ‘로봇 앤 프랭크’, ‘그녀(Her)’에서 등장하는 로봇들은 두려움의 대상과는 거리가 멀다. 영화속 사람들은 로봇을 통해 희노애락을 느끼며 로봇을 친구이자 동반자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그려진다. 영화 ‘아이, 로봇’과 스웨덴 드라마 ‘리얼 휴먼’에는 로봇이 자의식을 갖게 되면서 사람에게 적대적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유대감을 갖는 존재가 될 수도 있는 양면성을 나타내고 있다. 내년에 개봉 예정인 영화 ‘채피(Chappie)’와 ‘엑스 마키나(Ex Machina)’에도 그러한 양면성이 나타나 있다. 로봇이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게 되면서 사람과 겪게 되는 관계에는 여느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서로 싸우기도, 친밀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처럼 미래의 로봇 및 인공지능에 대한 입장에는 “로봇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인류를 없애버리고자 할것”이라는 주장과 “로봇이 사람의 가치를 알고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모두 존재한다.

로봇이 인류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는 의견은 최근 살상용 로봇의 논의가 많아지면서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미국 국방부는 로봇을 전장에 투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살상용은 아니지만 야지상황에서 물품을 운반해줄 수 있는 4족보행 로봇이나, 자율주행 전차 등이 현장 테스트를 통해 사실상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스라엘 국경지대에는 방위를 목적으로 무인비행기가 실제 무기를 장착하고 실전에 투입되어 있다. 만약 살상용 로봇이 전쟁에 사용되고, 그 로봇에게 자율성이 부여된다면 분명 로봇은 인류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인간친화적 인공지능(Friendly AI, 또는 FAI)’이라는 낱말을 만든 엘리저 유드코스키(Eliezer Yudkowsky)의 설명에 따르면 “로봇 개발자들은 그들의 디자인에 결함이 있을 수 있고, 로봇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학습하고 진화한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로봇은 얼마든지 사람과 적대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고, ‘인간친화적 인공지능’이라는 개념 안에 역설적으로 담겨있다.

로봇이 사람에게 신체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켜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존재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단순 반복 작업만을 대신해오던 로봇의 인공지능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지식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예술 및 창조적인 일은 로봇이 대신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로봇이 인간 수준의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면 과연 로봇이 할 수 없는 사람만의 고유한 작업이 있을 수 있을까?

로봇이 일으킬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단절이 있을 수 있다. 이미 일본을 필두로 고령화 시대에 따른 노인용 신체/정서적 서비스 로봇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는데, 가족이 아닌 로봇과 대화를 하는 노인들을 떠올리며 사람들은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육용 로봇의 발달로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놀이용 로봇의 발달로 친구끼리의 만남이 적어지고, 성 정체성이 있는 로봇의 발달로 부부의 관계가 사라지게 되는 사회가 오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로봇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끼어들게 되면서 그 동안 존재하던 사람 사이의 관계가 사라지는 뜻하지 않은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다.

반면, 이러한 걱정과는 달리 로봇이 사람에게 전혀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점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 지지 받고 있다. 이미 수십 년의 인공지능 연구가 진행되어 왔지만 다른 기술에 비해 인공지능의 발달 속도는 너무 더뎠다. 고정된 공간에서 정해진 작업만 하는 로봇은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지만, 일상 환경에서 테이블 위에 있는 물건을 집는 작업에서 조차 로봇은 엄청난 시간과 자원을 소비해야 한다.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주문한 상황을 가정해보면, 손님은 로봇이 아이스크림을 그릇에 떠서 가져다 주기까지 수십 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고, 막상 로봇이 실수 없이 아이스크림을 가져다 줬다 하더라도 아이스크림은 이미 다 녹아버렸을 것이고 손님은 자리를 이미 떠나 버렸을지도 모른다. 로봇이 정말로 인간을 위협할 정도의 인공지능을 갖는 날이 온다 하더라도 그것은 아직 수십 년은 더 지나야 가능할 것이고, 그것을 벌써부터 고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주장도 있다.

인공지능이 아직 걸음마단계라고 한다면 로봇이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의견은 아직 다가올지도 모르는 미래에 대한 불필요한 공포심 조장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모호하거나 애매한 기술적 위험성에 대한 대중의 비이성적 공포나, 실제보다 과평가되는 위험성에 대한 두려움을 ‘기술공포증(technopanic 또는 technophobia)’이라 부르기도 한다. 2000년도가 되면서 모든 전산기능이 마비될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던 ‘밀레니엄 버그’도 기술공포증의 일종이다. 기술공포증은 미디어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엘런 머스크와 같은 영향력있는 사람의 한마디 한마디가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면 기술공포증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즉, 정리하면 로봇이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생각을 기술공포증으로 분석하는 것은 결국 로봇은 인류를 위협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인 것이다.

최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에는 우주비행사와 함께 동행하는 로봇 타스(TARS)가 등장한다. 이 로봇의 생김새는 사람과 전혀 다른 기계형태를 띠고 있지만, 사람과 동등한 수준의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진실성이나 유머 레벨을 조절할 수 있어서 사람과 교류함에 있어서 로봇의 ‘인간성’을 느낄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다. 로봇은 사람과 함께 공동작업을 하고, 인명 구조와 같은 일도 함과 동시에 사람과 정서적으로도 교감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더불어 영화 후반부에서 로봇은 우주비행사들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이 영화에서 살펴볼 수 있는 미래 로봇에 대한 관점은, 로봇을 사람과 친숙한 생김새로 만드는 것을 넘어, 로봇에게 주어진 기능의 본질이 인간성 자체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인간친화적 인공지능’ 역시 목적은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말하는 로봇 기술의 미래와 같은 선상에 있는 개념이다. 즉, 인간의 필요에 맞추어 기술을 적절히 개발하고 다룬다면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HAL 같은 무서운 로봇을 떠올리는 대신에, ‘인터스텔라’ 영화의 상상대로, 진정한 사람-중심 미래의 기술들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로봇 기술에 대한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미국의 온라인 매거진 슬레이트(slate.com)의 아담 엘커스(Adam Elkus)는 “우리는 박사 수준의 지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기술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확신에 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도의 이해가 필요하며, 기술들을 접함에 있어서 두려움보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불확실한 것에 대해 불안감을 조장하기보다는 기술들을 확실히 이해하고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우리에게 현재 필요한 과제가 아닐까? .이원형 KAIST 로보트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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