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mm 정도 밖에 안 되는 가리비 모양의 초소형 로봇. 손가락 위에서 보일락 말락 희미하게 보인다. 이 마이크로 로봇이 인체 내에서 유영하기 위해서는 ‘비뉴턴유체’가 가지고 있는 속성과 잘 매치돼야 한다.

초소형 로봇이 혈액 속을 유영하거나 안구 속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닌다. 크기가 1mm 정도 밖에 안 되는 인조 가리비 로봇은 사람 몸속 체액 속을 헤엄쳐 다닐 수 있다.

5일 IEEE.스펙트럼에 따르면 독일 슈투트가르트 막스프랑크 지능시스템연구원(Max Planck Institute for Intelligent Systems) 과학자들은 가리비 형태의 초소형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몸속에서 이리저리 다닐 수 있도록 크기가 초소형인 이 로봇은 단순성에 초점에 맞춰져서 디자인되고 있다.

초소형 가리비 로봇은 그래서 복잡한 모터나 액추에이션 시스템을 가질 공간이 없다.

그리고 배터리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전기전자와 관련된 어떤 것도 들어갈 여지가 없다. 이것이 이 초소형 로봇이 혈류를 타고 다니거나 안구 속을 헤치고 다닐 수 있는 조건이다. 왜냐하면 자기장에 의해서 이 로봇은 구동되기 때문이다.

자기장은 자성을 띠고 있는 어떤 물체든지 간에 잡아당기는 힘이 있다. 바로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해서 초소형 로봇을 제어한다.

초소형 로봇이 인체 내에서 유영하는 것을 상정할 때 우선 고려돼야 하는 것이 어떻게 체액이 움직이는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혈액은 물과는 성질이 전혀 다르다. 이 점에 있어서 혈액은 비뉴턴유체(non-Newtonian fluid)라고 일컬어진다.

비뉴턴유체는 혈액이 점성의 변화, 혈액 내 농도의 농담(濃淡)에 따라 다른 물리법칙이 적용됨을 의미한다.

비뉴턴유체의 대표적인 사례가 우블렉(oobleck)이라고 하는 옥수수녹말과 물 등을 혼합하여 만든 젤리 형태의 액체이다.

우블렉은 외부에서 힘을 가하지 않을 때는 액체 상태로 있다가 힘을 가하게 되면 거의 고체 상태에 이르는 정도로 점성이 커진다.

혈액, 관절액, 안구내 점액 등 인체 내 액체성 물질은 비뉴턴유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액체 속을 헤엄쳐 다녀야 하는 초소형 로봇은 비뉴턴유체의 속성과 잘 조화를 이루면서 유영할 수 있도록 제작돼야 한다.

독일 연구진들은 초소형 로봇이 임무를 수행하게 될 공간이자 환경인 인체 내 각종 체액들 안에서 어떻게 충돌이나 멈춤 등의 오류 없이 작동될 수 있는가에 대해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