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로봇공학자들은 달에 텔레프레즌스 로봇을 보내 일반인들도 가상현실을 통해 달구경을 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하고 있다.

미국 과학자들이 로봇을 통해 달 표면을 관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들은 가상현실 시스템인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를 이용해서 마치 달 표면을 여행하는 것처럼 시각적인 효과를 전달해 주는 로봇을 개발했다.

23일 BBC에 따르면 카네기멜론대학 로봇공학자들은 30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사상 최대의 인센티브 방식 경연대회인 ‘구글 루너 엑스프라이즈(Google Lunar XPRIZE)’에 내놓을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이 대회는 달 여행과 관련돼 벌이는 시합이다.

카네기멜론대는 팰콘나인로켓(Falcon 9 rocket)을 이용하여 자체 개발한 로봇을 오는 2016년 우주로 쏘아 올리기 위해 엘론 머스크의 우주여행전문업체 스페이스엑스와 거래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 이면에는 카네기멜론대 자매기관인 아스트로보틱 테크놀로지(Astrobotic Technology)가 다리를 놓아 주었다.

달 탐사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는 다니엘 샤프리르 카네기멜론대 교수는 “우리의 아이디어는 아주 간단한 전제 하에서 비롯됐다. 우리는 굳이 직접 달에 가야만 달 구경을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봤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달에 가는 것이 아니라 ‘달을 우리 곁으로 옮겨 오는 것’을 우리들은 구상했다. 그냥 텔레프레즌스 로봇을 우리 대신 달에 쏘아 올리고, 이를 우리들의 분신 삼아 달구경을 하면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텔레프레즌스 로봇은 카네기멜론대 설립자 앤드류 카네기 이름을 따서 앤디(Andy)라고 지어졌다.

이 로봇은 오큘러스 리프트 헤드셋을 통해 제어될 수 있다. 헤드셋 착용자의 움직임을 포착하여 앤디의 카메라는 방향을 잡아 작동하며 카메라에 잡힌 달의 영상은 고스란히 착용자의 시야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착용자들은 수억 년이나 된 달 표면의 암석과 크레이터를 직접 보는 것과 진배없는 흥미진진한 경험을 현실과 같은 기분으로 만끽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혁신적이고도 기발한 아이디어는 로봇공학에 대한 전문지식과 텔레프레즌스 로봇이라는 구체적 도구를 직접 개발하고 체험해 본 로봇공학자가 아니면 창안해 내기 힘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