싣는 순서 : 1. 착용형 로봇의 역사와 현재
2. 착용형 로봇의 용도에 따른 기술적 특징
3. 착용형 로봇에서 사용자 의도 파악(HRI: Human-Robot Interaction)이란?

첫 번째 컬럼에 이어서 본 컬럼에서는 착용형 로봇의 적용 분야에 따른 그 기술적 특징과 사례를 소개한다.

착용형 로봇은 착용자가 직접 로봇과 접촉하여 함께 동작을 하며 착용자 목적에 맞는 근력을 지원하거나 지지하는 등의 특정 목표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용도에 따라 로봇 시스템의 구성이 다르다. 대표적으로 구동되는 방식 즉, 구동 동력원에 의해서 구분이 되는데 전기모터구동 방식과 유압모터구동 방식으로 나누어진다.

전기구동 모터는 일찍이 정밀제어에 용이하고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산업용 로봇현장에서 사용되어왔다. 하지만 모터는 보통 약한 힘으로 고속 회전하며 많은 일을 하기 때문에 큰 힘을 필요로 하는 착용 로봇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배율의 기어가 필요하다. 그러나 고배율의 기어를 사용하면 효율이 낮아져 문제가 되고 이는 착용자의 관절별 동작 회전력(토크)에 관한 의도를 받아들이는데 문제가 된다. 유압구동 모터는 하나의 메인 유압 펌프로 다수의 구동기를 동작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모터와 달리 속도에 비해 힘이 매우 세고 외부 무게를 지지 시에 유체 압력만 유지하면 되기 때문에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으며, 추가로 구동부에 기어와 같은 기계 부품 없이 구동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구동기의 무게가 무겁지 않아 여러 관절에 배치해도 무게의 증가가 적고, 상대적으로 무거운 메인 펌프의 위치에 질량을 집중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큰 출력을 요구하는 여러 착용형 로봇에는 유압구동 모터를 적용해오고 있다. 하지만 유압 메인 펌프의 무게가 무겁고 소음이 크며, 유압 관로 설계의 복잡함과 밸브 제어의 어려움이 존재하고, 제어 밸브에서 에너지 손실이 큰 단점이 있어서 적용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다.

착용형 로봇의 시스템 특징은 위에 언급된 구동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적용 분야에 따라 각기 목적에 맞게 사용된다. 적용 분야는 대표적으로 군사용, 고령자 및 장애인 복지용 또는 산업용으로 나누어지는데 각각의 대표적인 사례[1]를 보면 다음과 같다.

▲ 착용로봇 응용분야

군사용 착용형 로봇의 특징 (BLEEX & HULC)

시스템 특징
HULC (Human Universal Load Carrier) 모델은 군 병력의 다양한 지형에서 이동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Berkeley Bionics (현재는 Ekso Bionics)에서 개발한 착용 로봇으로 근력을 증강할 관절 축을 각 다리에 2개로 제한함으로써 전에 개발한 BLEEX (Berkely Lower Extremely Exoskeleton) 모델에 비해 기구부의 무게를 53lb로 낮추었다. 각 관절 구동은 소형 유압 실린더 구동기에 의해서 동작되고 파워유닛은 모바일 유압 펌프에서 리튬폴리머 배터리, 혹은 연료전지로 대체하였다. 이로써 착용자의 고속 기동이 가능해졌고, 작동시간과 작전반경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약 90kg의 군장을 매고 순간 최고 속도 16km/h로 기동이 가능하며 최대 작전반경 20km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2-3].

▲ 로봇 HULC를 착용하고 활동하는 모습

메커니즘 특징
착용형 로봇의 적용 특성상 인체 관절 구조와 유사한 형태를 갖게 되는데 그러한 디자인을 anthropomorphic design 이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를 non-anthropomorphic design 이라 한다. 인체 디자인을 적용한 경우는 인체 관절 움직임을 모사할 수 있어 운동 간섭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인체 관절 구조가 회전 운동과 선형 운동이 혼합되어 있는 복합 관절 운동 형태를 많이 갖고 있으므로 기계 메커니즘이 복잡하게 설계 되어야 하는 단점을 갖게 된다.

반대의 경우는 인체 관절 운동 영역을 모사하기가 힘들어 지기 때문에 ROM (Range of Motion)을 따로 관리하거나 제한해야하는 등의 단점이 나타나게 된다. BLEEX나 HULC 모델의 경우에서는 위 두 가지 디자인 특성을 적절하게 혼용한 특징이 나타난다. 골격과 자유도를 최대한 인체 골격 운동 구조를 모사하는 반면에 구동부는 선형 운동을 가능케 하는 구동기로 인체 관절 회전 운동을 모사하여 복잡한 설계를 피했다. 이에 따라 야기될 수 있는 착용자와 착용형 로봇의 동작 불일치 문제는 인체와의 접합 부위를 몸통과 허리, 발 부분만 부착하여 고정부위 최소화, 기타 부위는 동작 불일치를 허용하는 수동 자유도 및 연결 구조로서 해결하였다.

▲ 착용로봇 Bleex의 구성(4)

▲ 실제 Bleex를 착용한 모습. HULC 착용한 군인(5)

각 관절의 자유도 및 링크 길이는 인체의 보행 분석 자료를 분석하여 설정하였는데 일반적으로 인체의 하지 동작을 모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허리관절에 3자유도, 무릎관절 1, 발목관절 3자유도가 요구된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발바닥이 설계되는 경우 지면과의 접촉 대응을 위해 자유도가 추가되는 경우가 있다. 각각의 관절은 다양한 지형에서 고속 보행 중 고 중량의 힘을 지원해주기 위해 필요한 주 동작에 능동 구동기가 배치되고 간헐적으로 힘이 요구되거나 작은 동작 범위에 해당하는 자유도에는 수동 구동기가 배치되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 하는 시스템으로 개발되었다. 이는 군수용 로봇의 특성상 야외에서 일정 작전시간동안 로봇이 구동되어야 하고 이송이 편리해야 하는 자체 로봇 성능 외에 장시간 운용과 경량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종 모델 버전인 HULC는 착용 동작 실험을 통해 2mph 보행 시 착용자의 신진대사 에너지와 산소 사용량이 15%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검증 하였다.

고령자 복지용 착용형 로봇의 특징 (HAL: Hybrid Assistive Limb)

시스템 특징

▲ Cyberdyne社의 재활로봇을 활용한 물리치료 예(6)

HAL은 1991년부터 일본의 츠쿠바 대학의 Sankai 교수팀에서 개발하여 Cyberdyne社에서 생산하는 모델이다. HAL의 경우에는 착용자의 증상에 따라 착용자가 원하는 부분에 적절한 도움을 주도록 관절별로 모듈화하여 여러 가지 버전으로 개발되었다. 2003년 개발한 하지 착용 로봇 HAL-3와 2006년 전신으로 확장하여 상용화된 HAL-5가 대표적이다.

적용대상인 고령자는 근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로봇의 무게를 줄이고 착용자의 근전도 신호 (EMG, electromyogram)를 측정하는 것이 특징이고 동작 의도를 관절이 움직이기 전에 근육 신호로 파악하여 반영하고 이를 증폭시켜주는 제어 방식을 적용하였다. HAL은 무거운 물건을 들고 걸을 수 있는 형태의 로봇슈트로 의자에서 일어나기,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의 동작 등이 가능하다. 전신 외골격의 전체 무게는 23kg, 하지는 15kg. 배터리로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2시간 40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메커니즘 특징
HAL-5와 달리 HAL-3는 하지 전용 근력 보조 기구 이다. 따라서 허리, 허벅지, 정강이 링크로 구성되어 있고 인체 착용 시 해당 링크는 그림에서 보이듯이 양 옆 직렬로 늘어서게 된다. 각 관절에는 회전형 구동기(전기 모터)가 연결되어 각 링크를 적절히 구동 시키게 되며 각 구동 모듈은 직류 전기 모터와 출력 토크를 증대하고 속도를 저감하기 위한 감속기 조합으로 구성된다. 경량화를 위해 외골격 구조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졌다. 특징으로는 고관절(hip joint)과 발목관절(ankle joint) 메커니즘을 들 수 있는데 고관절 3자유도에는 옆에서 보았을 때 평면 회전하는 운동에만 능동 구동기가 작동을 하게 되고 다른 2자유도는 수동 회전 관절 (회전형 스프링 메커니즘)가 장착되어 착용 운동 방향성을 돕는다. 발목관절에는 수동 회전 관절만 구성되어 장착되어 있다. 이러한 외골격 기구부와 직접 연결되어 지면으로부터 지지력을 만들어내는 발 기구부의 바닥에는 지면 반력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함께 내장되어 있는데 공기압을 이용하여 반력 및 지지 상태를 예측하게 된다.

HAL-5는 기존의 하지부 근력 지원 메커니즘에 상지부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상지부는 전체 8자유도로 구성되어 있고 각 팔은 능동 관절 2자유도, 수동 관절 2자유도로 구성되어 있다. 무거운 물체를 양중하기 위해 수직 중력 방향으로 힘을 지원하는 방향에 능동 관절이 구성되어 있으며 어깨부, 팔부에 각기 수동 관절이 장착되어 있다. 전체 시스템 무게는 약 23kg 이며 그 중 하지 기구부는 15kg을 차지한다. 무거운 물체 양중 및 동작 사양을 만족하는 메커니즘을 구성하기 위해서 출력 토크를 키워야 하는데 이는 고 출력 고 감속 구동모듈에 따른 비용, 자체 무게, 시스템 최적화 효율 저하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따라서 착용 동작 시에 구동부는 착용 동작을 지원하고 고 양중물 지지의 경우 (정적 저속 운동 시)에는 관절 고정 장치를 고안 반영하여 시스템 효율을 높이도록 꾀하였다.

▲ 왼쪽부터 HAL-3의 착용 모습(7), HAL-3의 구성도(8), HAL-5의 착용 모습(9)

장애인 착용형 로봇의 특징

하지 마비 환자 및 재활 (e-LEGS)
e-LEGS는 군사용 외골격 로봇인 HULC를 만든 Ekso Bionics社에서 개발한 장애인을 위한 보행 보조 기구이다. 자체 무게는 20kg이며 시속 3.2km로 움직일 수 있다. 힘 센서와 모션센서로 착용자의 동작을 인식하여 제어하는 방식으로 배터리로 6시간 이상 사용. 걷기, 오래 서있기, 앉은 상태에서 일어서기 및 다시 앉기 가능하다. 기존의 시스템과는 달리 전기 모터로 착용자의 동작을 지원하며 고관절과 무릎관절에 능동 구동기가 장착되어 있다.

특히 e-LEGS는 양측 하지 마비 환자를 위한 착용형 로봇이기 때문에 기존의 착용자 의도 추정 방법으로는 동작 의도를 추정할 수 없게 된다. 이를 위해 착용자 팔 동작을 모니터링 하기 위한 목발 보조기구 (crutch)가 함께 고려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팔 동작 모니터링을 위한 센서로 팔 및 목발 보조기구 각도 센서가 장착되어 있는데 이는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스코프 센서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팔 동작 추정을 통해 보행 동작 의도 및 단계를 판단하게 되는데 착용자 보행 안전성을 위해 목발 보조기구의 지면과 닿는 끝단에는 스프링 및 선형 포텐시오미터 조합의 힘 센서를 장착하여 안정성 여부를 판별하게 된다.

▲ 복지용 착용로봇의 예(e_LEGs)(10-11)

차세대 의수 및 의족
착용로봇의 인간 동작 의도 파악 및 메커니즘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신체 일부를 대체하는 신개념 의수 나 의족 로봇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관련 대표 기술을 소개한다.

차세대 의수
절단환자에게는 잃어버린 신체 부위로부터 힘이나 의도를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기존의 새로운 의도파악 방법이 필요한데 이중 하나를 소개한다. TMR(Targeted Muscle Reinnervation)이라고 불리는 이 수술은 환자가 잃은 팔 또는 다리를 제어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신경을 몸의 다른 부분으로 재배치하는 수술이다. 재배치된 신경으로부터 나오는 전기신호로부터 인체 동작의도를 얻어낸다. 실제로 이 의수를 착용하여 컵에 따라져 있는 물을 마시고 운전을 하는 등의 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 차세대 의수 개념도(12)

▲ 재배치된 신경부위의 의도 감지 센서를 부착한 모습(13), 의도신호를 구분해내는 개념도(14)

차세대 의족
이처럼 차세대 의수는 사지절단 환자의 신경으로부터 전기신호를 추출해 동작의도를 구별해 낸다. 하지만 의족의 경우에는 동작 의도 추출과는 별도로 또 다른 큰 어려움이 존재한다. 의족은 인간의 동적 균형을 유지하고 원하는 동작을 수행해내야 하기 때문에 의족에서 발생하는 힘은 매우 크고 충격을 잘 흡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설계가 쉽지 않고 제어 또한 어렵다. 그래서 대안으로 수동 구동기를 이용한 메커니즘이 주로 활용된다.

MIT에서 개발된 의족 메커니즘 또한 구동부의 출력단과 발목단에 기계 스프링울 장착한 것을 알 수 있다[15].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발이 땅에 닿는 충격을 구동부가 능동적으로 흡수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준다. 이와는 별도로 추가 고려된 스프링이 존재하는데 이는 발목에 큰 힘이 걸리는 구간에 구동부를 보조하여 힘을 지원해 주기 위함이다. 이렇게 수동소자를 적극 활용함으로서 구동부의 설계용량을 감소시키고 제어하기 어려운 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다.

▲ 수동소자를 활용한 의족의 구조(15)

현재 개발된 이 의족을 착용하여 평지보행 뿐만 아니라 경사로와 계단을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실험에 성공하였고,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 시, 한쪽 다리 절단 사고를 당한 여 댄서는 개발된 의족을 착용하고 감동적인 무대를 연출한 바 있다.▒

▲ 차세대 의족을 착용하고 활동하는 모습(16)

[이미지 및 사진자료 출처]
[1] 문효상, “착용형 로봇의 개발현황 및 미래”
[2] http://www.lockheedmartin.com/us/products/hulc.html
[3] http://bleex.me.berkeley.edu/
[4] Kazerooni, H., “Exoskeletons for Human Power Augmentation”
[5] http://bleex.me.berkeley.edu/
[6] http://www.cyberdyne.jp/english/
[7] http://www.medgadget.com/2005/04/hal_3.html
[8] Yoshiyuki Sankai, “Power Assist System Hal-3 for Gait Disorder Person“
[9] http://www.oobject.com/exoskeletons/cyberdyne-hal-5/2319/
[10] http://bleex.me.berkeley.edu/
[11] http://www.eksobionics.com/
[12] http://armdynamics.com/caffeine/uploads/files/TMR%20Keynote.001.jpg
[13] http://www.ric.org/
[14] http://www.pnas.org/content/104/50/20061/F2.large.jpg
[15] http://biomech.media.mit.edu/wp-content/uploads/sites/3/2013/07/Au_Herr_
Magazine_200.pdf
[16]http://mic.com/articles/85829/see-a-boston-bombing-survivor-do-something-most-
people-thought-would-never-happen-again

* 본 기사는 '월간로봇' 10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모든 표기는 '월간로봇'의 규정에 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