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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로봇산업이 60배 차이인 중국 로봇산업을 극복하려면?조규남ㆍ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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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6.09  22: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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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여러가지 업무로 중국을 다녀 올 기회가 있었다. 중국에 갈때마다 느끼는 것은 로봇 산업의 성장세가 참으로 빠르고 무섭다는 것이다.

필자가 신문사를 설립하던 11년 전인 2013년 즈음만 해도 한국의 로봇산업은 분명 중국보다 한 수 위로 평가 받았다. 그래서 많은 중국의 성이나 시 정부에서 한국의 우수한 로봇기업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여러가지 혜택을 주면서 홍보했다. 그러나 10년이 흐른 지금 더 이상 중국은 한국 로봇기업의 자국 유치에 관심이 없는 듯하다. 왜냐하면 이미 중국의 로봇산업이 우리나라를 압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특별한 분야에서는 예외적일 수 있지만 말이다.

올해 초 중국로봇망 사장이 필자에게 물었다. 한국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드는 회사가 몇 개 있느냐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니 한두 군데 정도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바로 답하기가 뭐해 오히려 나는 역으로 중국에는 몇 개 기업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3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휴머노이드 로봇 육성 의지를 감안하면 몇 개월 사이에 최소 50개 이상으로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림스다이나믹스, 엑스로보츠(EXROBOTS, 蒂艾斯科技), 즈위안로봇(ZHIYUAN, 智元机器人), 부스터로보틱스, 샤오미로봇(小米机器人), 유비텍(UBTECH, 优必选), 싱천즈넝(星尘智能, Astribot), 상하이 베이터로봇부품(上海北特机器人部件), 림엑스 다이내믹스(LimX DYNAMICS, 逐际动力), 아이플라이텍, 로봇에라(星动纪元, Robot Era), 러쥐로봇(Leju, 乐聚机器人), 다이몬 로보틱스, 비알로봇(BR·OBOT, 江苏北人), 케플러(KEPLER, 开普勒机器人), 리얼맨인텔리전트테크놀로지(realman, 睿尔曼智能), 티엘아이봇(TLIBOT, 天链机器人), 에이지아이봇(AGIBOT, 智元机器人), 티티봇(TTBOT, 天太机器人), 유니트리로보틱스(Unitree Robotics, 宇树科技), 아이플라이텍(iFlyTek, 科大讯飞), 팍시니테크놀로지(PaXini, 帕西尼感知), 에이에스디(ASD, 爱仕达), 니오(NIO, 蔚来汽车), 푸리에인텔리전스(Fourier Intelligence·傅利叶智能), 매직랩(MagicLab), 싼화(SANHUA, 三花智控), 퉈푸(TUOPU, 拓普集团), 클라우드마인즈, 베이징징청머시너리일렉트로닉홀딩(BEIJING JINGCHENG MACHINERY ELECTRIC HOLDING, 京城机电), 중국과학원자동화연구소, 중국전자과기집단(CETC,中国电子科技集团有限公司) 등 얼핏 꼽아도 30개가 넘는다.

중국은 국가 차원의 휴머노이드 로봇 발전에 상당히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발표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의 혁신과 개발에 관한 지도 의견'에서도 대뇌, 소뇌, 사지 등 기술에서 발전을 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베이징 경제개발구 역시 최근 목표액이 100억위안(약 1조 8503억원) 규모인 '베이징 로봇산업발전 투자펀드' 운용을 시작했는데 이는 베이징을 세계 선두급 휴머노이드 산업 발전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다.

얼마 전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그동안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수 년간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의 선두 주자였다면, 이제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분야에서 기술 진보의 최전선에 있다고 지적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 상호작용할뿐 아니라 복잡하고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인간의 일상에서 도움을 주는 데 능숙하며, 산업 현장에서 실증되면서 점차 인간을 대체하고 폭넓게 사용될 전망이다. 그래서일까? 중국의 산업용 로봇 기업도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출하량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로봇 기업 이스툰(ESTUN, 埃斯顿), 림스다이나믹스가 휴머노이드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여러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 연구 및 개발을 통해 회사의 제품 포트폴리오와 기술 레이아웃을 더욱 풍부하게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스마트폰 기업 비보(VIVO), 전기차 기업 니오(NIO, 蔚来)도 스마트폰이나 전기차 제조를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알려졌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산업용 로봇은 기본 논리가 다르다. 산업용 로봇은 민첩성 만을 중시하면서 자동화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는데,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능력이 중시되고 AI가 핵심 경쟁력이라고 한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집중 전략은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특허 신청 건수만 보아도 알수 있다. 작년 11월 말 중국 인민망연구원이 발표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특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누적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특허 신청 건수는 6618건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주요 국가 특허 신청 건수 1만 5708건의 약 42.1%를 차지하는 규모다. 2위를 차지한 일본의 누적 특허 신청 건수는 6058건, 한국이 1279건으로 3위를 차지했으며, 이후 프랑스(766건), 미국(685건), 독일(135건), 영국(66건), 캐나다(39건), 이탈리아(33건), 인도(29건)가 그 뒤를 이었다. 2000년 이전 만해도 일본이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특허 신청 건수가 가장 많았으나 중국이 12년 만에 일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휴머노이드의 대량 생산을 실현하고 2027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달성할 계획이다. 최근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은 로봇의 지능 부족, 실제 응용 사례 등 핵심적인 두가지 문제를 해결했다"며, "산업 사슬이 구비되면서 빠르게 원가가 내려가는 등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보급의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했다. 중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공급망 업체들이 포진되고 있는 만큼 향후 원가와 보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화촹증권은 2030년이면 휴머노이드 로봇 평균 판매가가 현재 45만 9000위안(약 8470만원)에서 16만 2000위안(약 2990만원)까지 65%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규모도 3500억위안(약 64조 5925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은 이런데 우리는 한두 군데 기업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에 우리 정부도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기술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와 '로봇산업기술개발사업' 신규 과제를 통해 지원에 나섰지만 중국의 양적 공세에는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을 만큼 초라해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것이 휴머노이드 로봇 부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지난주 중국에 갔을때 중국로봇망 사장이 또 필자에게 물었다. 한국에는 요사이 로봇기업이 몇 개 있느냐고. 한국로봇산업협회에서 조사하는 2022년 로봇산업 실태조사에 나와 있는 로봇 기업수를 보면 2500여 개다. 필자는 2500여 개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로봇기업이 몇 개 있느냐고 물으니 그는 15만 개 정도 된다고 말했다. 2500대 15만...우리보다 60배가 더 많은 어마어마한 숫자다.

이러한 로봇 대국과 우리가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중국은 어떻게 10년 만에 우리를 앞질러 로봇 굴기를 달성할 수 있었을까. 몇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정부의 로봇산업 육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다. 중국은 베이징, 상하이, 선전, 둥관 등 주요 시나 후베이성, 안후이성, 산둥성, 광동성, 쓰촨성 같은 주요 성마다 로봇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혈안이다. 또 중국 정부 역시 로봇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두번째는 강력한 수요와 정부 지원이다. 중국 정부는 로봇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많은 자금을 쏟아 붓고 있는 것도 모자라 자국 로봇기업에 막대한 보조금도 제공하고 있다. 매출액의 최대 10%를 현금으로 기업에 인센티브 명목으로 되돌려주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또 중앙정부나 성, 시 정부에서 공적으로 필요한 로봇을 대량구매 해 강력한 수요까지 뒷받침 해주고 있다. 개발만 하면 팔릴 수 있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세번째는 풍부한 인프라다. 중국은 대학뿐만 아니라 각 성마다 로봇연구소들이 즐비해 이곳에서 다양한 로봇들을 개발하며 서로 보이지 않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또 조금 성능이 부족한 로봇을 출시하더라도 사용자나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면서 제품을 계속 업그레이드 해 완성시켜 나간다. 완벽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제품을 출시하지 않는 우리 문화와는 확연히 다른 행태다. 또 어디를 가나 로봇을 만들어 줄 수 있는 하청 기업들이 즐비하게 모여 있다. 제품 디자인이나 도면만 있으면 어디를 가든 얼마 든지 원하는 로봇을 만들수 있는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으며, 기업간 협업내지 분업도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인적자원 또한 풍부해 로봇 엔지니어를 우리보다 쉽게 채용할 수 있다.

네번째는 SI기업의 활성화다. 이번 중국 출장길에 중국 SI기업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중국 자동차 공장 라인에 로봇 SI 설비를 공급하면서 연간 800억원 정도의 매출을 하는 기업인데 내부 공장에서 만들고 있는 로봇 장비들의 숫자가 상당함을 느꼈다. 물론 대부분의 설비를 모듈 형태로 하청업체에서 만들어 들여와 공장에서는 단순 조립 및 프로그램 입력 후 테스트를 거쳐 출하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우리보다 60배 이상 되는 규모로 앞서가고 있는 거대 중국과 우리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세계 3대 로봇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정부가 로봇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좀 더 확실히 보여 주어야 한다. 지금까지 20년간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산업 육성을 해 왔지만 로봇산업을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생각하고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 만큼 중요성을 가지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로봇인들의 노고를 치하해 주어 우리 산업계 종사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 할 수 있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 또 자금 지원이 어렵다면 국내 어느 로봇기업 CEO의 제안대로 한시적 세제 혜택이라도 주는 방법을 적극 강구했으면 좋겠다.

두번째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한다. 2022년 기준 국내 로봇산업 실태조사를 보면 98.4%가 중소기업이며, 전체의 67.1%가 매출 10억 미만의 영세기업이다. 또 산업 구조도 제조업용 로봇이 전체 로봇산업의 75%를 차지할 만큼 너무 집중되어 있다. 전세계 평균 52.6% 대비 너무 편중되어 있다. 대신 서비스용 로봇 매출은 25%로 세계시장 47.4%에 비해 너무 적다. 정부가 제4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을 통해 산업용 로봇 30만대, 서비스 로봇 70만대 등 100만대의 로봇을 판매한다고 계획한 만큼 대량 수요를 발굴해 나가야 한다. 특히 우리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 로봇의 판매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협단체가 모두 하나가 되어 더 편리한 로봇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도 시급하다.

세번째는 선택과 집중전략 채택이다. 모든 것을 우리가 다 잘할수는 없다. 로봇 분야별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해 높은 기술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모두 다 잘하겠다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 기술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남보다 좀 더 앞선 기술, 차별화 된 기술이 필요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 확보와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 제고, 적합한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네번째는 SI기업의 활성화다. 중국은 전시회나 공장을 가보면 각 분야별로 로봇 SI기업이 잘 분화되어 있다. 우리도 전문 분야에 특화된 로봇 SI기업을 많이 육성해야 한다.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제약, 정유, 섬유, 식음료, 화학, 농업 등 분야별로 전문적인 지식과 인력을 갖춘 SI 기업이 필요하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진화가 전례없는 속도로 이루어지면서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이란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AGI 브레인과 5G 네트워크가 휴머노이드 로봇과 결합해 글로벌 산업 혁명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란 기대마저 보이고 있다. 이러한 중요한 시점에 우리는 중국이라는 거대 국가와 경쟁해야 한다. 양(量)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질(質)로 승부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들을 피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이럴 때 일수록 모든 로봇인들의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조규남ㆍ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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