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 격투기 대회에는 유혈이 낭자하지만 로봇 격투기 대회에는 볼트와 너트, 전선, 쇠조각 등 파편이 이리저리 날린다. 로봇 제작자들은 자신들의 아바타가 산산조각 나는 비운을 맞지 않기 위해, 그리고 승리의 월계관을 쓰기 위해 더욱 로봇공학 연마에 심취한다.

트랜스포머 영화보다도 더 흥미진진한 금속성 파열음이 울려 퍼지는 대결이 호주 퀸즐랜드에서 펼쳐졌다.

6일 퀸즐랜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주말 퀸즐랜드 입스위치예술관(Ipswich Art Gallery)에 로봇 대결의 불똥이 이리저리 튀었다.

호주 전국로봇격투대회(Australian Robowars Nationals) 대결장은 연례적으로 이곳에 마련되는데 주최는 퀸즐랜드로봇스포츠클럽(Queensland Robotics Sports Club)이 담당한다.

로보워 경기는 일대일 결투 방식이며, 전국 각지에서 격투 로봇을 제작한 이들이 대거 참가한다.

입스위츠예술관에는 수많은 관람객이 모여 로마시대 검투사들이 벌이는 대결장처럼 생긴 금속의 사각 링에서 로봇들이 죽기 살기로 서로 싸워 산산조각으로 부서질 때까지 싸우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는 마치 유혈이 낭자하는 이종종합격투기대회인 UFC나 프로 권투시합을 보는 것과 같았다. 로봇은 무게에 따라서 페더급, 웰터급, 미들급 등등으로 나누어져 대결을 펼쳤다.

대회는 금속 부딪치는 소리가 진동하는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관중들은 자기가 응원하는 격투봇이 이기라고 목청껏 소리를 내질렀다.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3회 연속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블로우 군은 “로봇 배틀은 한마디로 환상적이다. 물론 로봇을 배우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경쟁자들은 서로 로봇을 고쳐주기도 하고, 기능 향상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필요한 부품도 나눠 쓰기도 하고 로봇에 대한 최신 정보도 공유한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서 “그런데 단점도 있다. 그건 격투 로봇을 만들고 경기에 참가하는 일련의 준비과정이 중독성(addictive)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취미라는 것도 큰 단점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올해 로보워의 최후 승자 자리에는 페더급에 출전한 팀 엘모어와 그의 격투 로봇 멘탈봇(Mental Bot)이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