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나오는 외계 로봇처럼 스스로 자신을 조립, 변형하는 로봇이 하버드대에서 개발됐다.

하버드대학 과학자들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트랜스포머 로봇을 제작했다. 10일 가디언(Guardian)에 따르면 이 로봇은 일본식 종이접기 기술인 ‘오리가미(origami)’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로봇 이름도 ‘오리가미 로봇’이다.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나오는 외계 로봇들은 승용차나 트럭 등으로 변신하면서 그들의 정체를 감추는 것으로 표현됐다.

하버드대학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로봇은 아직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거나 기술적 속임수를 쓰는 단계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자신을 바짝 엎드려 납작하게 있다가 걷는 형상으로 만드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 로봇은 한 장의 전자종이와 배터리와 모터를 장착한 플라스틱 기판 등으로 이뤄졌는데 스스로 접혀 일하는 기계로 변신한다. 이 때 사람이 조종하거나 간여하는 일은 일체 없다.

아울러 이 납작하게 생긴 로봇은 형상기억폴리머(shape memory polymers)를 사용한다. 이 소재의 성질은 열을 받을 때 근육처럼 수축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런 성질을 이용해 이 로봇은 스스로 변신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

▲ 오리가미 로봇

이 로봇은 스스로 조립하는데 약 4분이 소요된다. 가열되고 반응하는 데 그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 그리고 초당 5cm 정도의 속도로 이동한다.

이 로봇 개발에 참여한 하버드대 로드 우드(Rob Wood) 교수는 “로봇이 스스로 자신의 형체를 조립하고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이번 성과는 수년에 걸쳐 로봇공학에서 우리가 추구해온 연구 노력에 한 획을 긋는 쾌거”라고 말했다.

우드 교수는 또 “종이접기 방식을 이용하면 새로운 모양의 로봇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며 “모든 제작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로봇 제작 과정과 비교해 시간과 경비가 대폭 줄어든다”고 밝혔다.

로봇의 종이접기 전개도를 그려주는 소프트웨어는 이미 출시돼 있다. 원하는 로봇의 형상을 지정하기만 하면 컴퓨터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로봇의 전개도를 그려주고, 프린터에 로봇을 만들 소재를 넣고 전개도를 출력한 뒤 전개도대로 접어주기만 하면 로봇이 손쉽게 완성된다.

우드 교수는 “스스로 변신 가능한 로봇은 우주 공간이나 방사능 오염 지역처럼 인간이 접근하기 힘든 지역에서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