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사람의 일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로봇 보다는 일상화를 고민해야 한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람보르기니가 아니라 마티즈를 만드는 것부터 고민해야 한다”

조영조 ETRI 책임연구원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토크쇼에서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와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우리 로봇산업이 일상화 시대에 접어들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엔지니어 마인드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일상과 경험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우리 로봇산업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기술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야만 국내 로봇산업의 미래가 열릴 것이란 뼈아픈 지적이다.

▲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

김병수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엔지니어의 한계를 얘기한다. 엔지니어가 세상을 바꾸는 기술을 만들지만 정작 세상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고 운을 뗀뒤 "전문 서비스 로봇과 개인 서비스 로봇으로 로봇산업이 확장하면서 사람이 주인공이 되고, 로봇이 엑스트라가 됐다. 따라서 인간의 경험에 대한 연구를 통해 로봇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그동안 로봇 시장이 열리지 않았는데, 제품부터 나왔다. 이제 '최소 기능 제품'(MVP·Minimum Viable Product)을 새롭게 정의하고 플랫폼 회사로 성장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또한 로봇을 B2C 관점에서 주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B2B를 거쳐서 가야한다는 생각도 가져야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 KAIST 교수

김정 KAIST 교수는 “로봇 일상화 시대에는 사람과 로봇 간 공유 공간이 필요하며, 로봇과 사람이 공존하기 위해선 로봇의 안전성, 신뢰성, 감각/지각과 동작기술을 확보하고 불쾌한 골짜기 문제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인간-로봇 상호작용(음성 명령, 비언어명령, 로봇동작생성기술(챗GPT))등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비정상적으로 세분화되어 있는 우리 공학 교육의 현실도 비판했다. 또한 전반적으로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데 엣지, 로컬, 온디바이스에 대한 관심이 로봇에선 오히려 중요할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조규진 서울대 교수

조규진 서울대 교수는 “교육, 연구, 창업 생태계 구축이 중요한데 우리는 아직 부족하고, 브랜드도 약하다"며 "학교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기업이나 엔지니어들과 협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라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데 결국 학교 안에서 다 해결할 수 없고, 기업들과 같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배지훈 생산기술연구원 로봇연구부문장

배지훈 생산기술연구원 로봇연구부문장은 “로봇 콘텐츠는 정보콘텐츠와 함께 물리 콘텐츠를 제공해야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이동뿐 아니라 조작 능력을 제공하는 게 로봇의 최종 관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조작기술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로봇의 일상화는 힘들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