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EPFL) 연구팀이 꿀벌 서식지에 완벽하게 통합될 수 있는 온도조절 로봇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3일(현지 시각)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꿀벌은 온도나 냄새에 민감하기 때문에 연구 대상으로 삼기에는 매우 까다로운 존재다. 서식지 온도가 약간 변하거나 냄새가 이상해도 꿀벌 서식지가 붕괴할 수 있다.

EPFL 산하 '모바일로봇시스템그룹'은 오스트리아 그라츠대학 연구진과 공동으로 열화상 센서와 액추에이터로 구성된 온도조절 로봇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꿀벌 서식지의 국지적인 온도에 변화를 주면서 꿀벌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연구팀은 "열화상 센서는 벌들의 군집 행동에 대한 스냅샷을 만들어주며, 액추에이터는 열장(thermal fields)을 조절함으로써 벌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겨울에 꿀벌의 열 행동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꿀벌을 관찰하거나 외부 온도를 조절하는 것에 의존했다. 우리의 로봇시스템은 서식지 내에서 온도를 변화시킬 수 있으며, 핵심 벌들의 가열 행동을 모방하고, 겨울에 어떻게 온도를 능동적으로 조절하는지 연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을 기존의 꿀벌 서식지와 통합해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마쳤으며, 전문 학술지인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장치 내부의 중앙 프로세서를 통해 센서를 조정하고, 액추에이터에 명령을 보낼 수 있으며 데이터를 과학자들에게 전송함으로써 시스템 침입 과정 없이, 심지어 카메라 없이도 벌을 연구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액추에이터를 통해 열 에너지를 분배함으로써 여왕벌의 죽음 이후에도 서식지의 생존을 연장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