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시민들이 번화한 도심 거리를 돌아다니는 로봇 쓰레기통에 기대 이상으로 친절하게 행동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소 무례하고 불친절할 것이란 일반적인 인식을 뒤집었다는 것이다.

20일(현지 시각) 테크엑스플로어에 따르면 코넬대 연구팀은 작년 가을 뉴욕시의 번화가인 그리니치 빌리지에 움직이는 로봇 쓰레기통 2대를 설치해 로봇과 사람들 간 상호작용에 관해 관찰했다.

일란 만델(Ilan Mandel) 등 코넬대 연구팀은 “공공 장소에서 로봇과 사람간 상호작용을 연구함으로써 우리는 로봇이 장기적으로 배치될 때 자율적으로 관리해야할 필요가 있는 행동과 규범의 범위를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달 13일부터 16일까지 스톡홀름에서 열린 '인간-로봇 상호작용에 관한 컨퍼런스'(the Conference on Human-Robot Interaction in Stockholm)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로봇 쓰레기통은 특징없이 단순하게 만들어졌다. 이 로봇은 1인용 모빌리티인 호버보드(hoverboard) 베이스에 일반적인 쓰레기통을 얹은 것으로 라스베리 파이4 미니컴퓨터와 360도 카메라를 탑재했다. 로봇은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연구팀에 의해 원격으로 제어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로봇의 인간적인 (외모) 특성 보다는 주로 로봇의 기능에 주안점을 두고 인간-로봇간 상호작용을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 로봇 쓰레기통이 사회적 상호작용을 부추겼는데, 특히 로봇이 낯선 사람들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2대의 로봇이 투입되면서 로봇과 사람간 관계는 보다 역동적으로 변화했다.

뉴요커들은 로봇 쓰레기통이 등장하자 손짓을 해 자신들에게 오라고 부르거나, 로봇의 진로에 방해요소가 있으면 미리 제거해주는 등 친절한 행동을 했다. 한 소녀는 로봇에게 다가와 키스를 하고 작별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동은 뉴요커들이 일반적으로 불친절할 것이란 인식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뉴욕 시민들은 로봇에 친절했지만 일부 시민들은 로봇을 발로 차거나 로봇이 다가오자 두려워하면서 뒷걸음질 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 결과 로봇과 인간의 공존 가능성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