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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감정을 가지다?이준석 박사ㆍ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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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2.28  14: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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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이준석 박사

현대를 살아가는 거의 모든 성인은 휴대폰을 가지고 다닌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이제는 거의 실시간으로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게 되었다. 1980년대 처음 휴대폰이 시장에 나온 후, 반도체 기술, 통신 기술 및 소프트웨어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휴대폰은 엄청나게 빠르게 발전하였다. 이보다 더 빠른 기술발전을 보이는 것이 인공지능 기술이다. ChatGPT에서 보듯 인공지능 기술은 과거 휴대폰 기술의 발전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르다. 혹자는 인공지능의 핵심인 계산속도의 발전은 반도체 기술의 발전 속도보다 최소 5배에서 10배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인공지능의 발전은 거대한 기술발전의 하나로,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곁에 깊이 파고들었다. 인공지능 기술이 텍스트를 바탕으로 한 기술뿐만 아니라 창의력이 바탕이 되는 그림도 그릴 수 있음을 카네기멜런대학에서는 ‘프리다’를 통하여 보여줬다. 이렇게 인공지능이 발전하게 되면, ‘인공감정’ 즉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가능할까?

2020년에 개봉된 영화 ‘라이프 라이크(LIFE LIKE)’는 로봇이 가지는 인공감정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영화에서 주인공 ‘소피’와 ‘제임스’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게 되고 180도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그러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피를 위하여, 제임스는 가사 도우미 로봇인 ‘헨리’를 집에 들여놓는다. 사람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는 로봇 헨리를 제임스는 철저히 로봇으로 간주하였으나, 소피는 헨리와 생활하면서 점차 정서적인 교류까지 하게 된다. 이에 더해 로봇 헨리 또한 소피에게 감정을 느끼게 되고, 단순한 감정표현을 넘어 헨리는 소피를 사랑하게 된다.

실제로 로봇이 인간과 같이 감정을 가질 수 있는가? 인공지능 기술이 극도로 발전하면 감정이라는 내적 변화가 생길 수 있는가?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의 특성인 감정이라는 것이 인간의 피조물인 로봇이, 인공지능이 가질 수 있는가? 인공지능에는 약인공지능(Narrow AI)과 강인공지능 또는 범용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이 있다. 지금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ChatGPT 역시 약인공지능의 일종이다. 비언어적인 정보나 물리적인 현상 등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정보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고, 궁극적으로 자의식을 가질 수 있어야 강인공지능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의 ChatGPT에 대하여 세계적인 석학인 ‘노암 촘스키’, ‘얀 르쿤’, ‘테드 창’ 등도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도이지 사람과 같은 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의 결말이다. 로봇 헨리가 인간인 소피에 대하여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제임스는 헨리의 제작자에게 헨리의 상태를 전달한다. 결국에는 로봇 헨리는 로봇이 아니라 인간임이 밝혀진다. 3살 때부터 세뇌를 당하여 스스로 로봇이라 생각하고 로봇으로 생활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기에 사람으로서 당연히 가지게 되는 감정을 가지게 된 것이다. 제작자는 감정을 가지는 로봇이라는 영화를 만들었으나, 영화에서도 인공감정을 말하기에는 빠르다고 생각한 것 같다.

감정을 인공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할까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룰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거나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계산력을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하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사람마다 다른 감정의 인식, 감정의 형성 그리고 감정의 표현을 인공지능에게 학습시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의 독특한 특징인 감정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은 신의 영역일 것이다.

이준석  ssesera@kei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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