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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로봇학회 정낙영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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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2.01  01: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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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신문은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맞아 국내 로봇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주요 기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 계획을 들어보는 기획시리즈 '기관장에게 듣는다'를 마련했습니다. 다섯 번째 순서는 한국로봇학회 정낙영 회장(일본 JAIST 교수)입니다.

▲ 정낙영 한국로봇학회장

Q. 지난해 학회의 주요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 아쉬운 점은 무엇입니까.

로봇신문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전임 조혜경 회장님의 리더십에 힘입어 무사히 작년 한 해도 연례적인 국내, 국제학술대회와 여름학교 및 학회지, 국문지, 영문지 등의 정기 발간사업들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수석부회장으로 지켜본 바에 의하면 대외적으로 드러나는 측면은 적었지만 한 해 동안 학회 내부의 운영시스템이 상당히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점을 지면을 빌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올 해 우리 학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면서 향후 국제적인 허브학회로 도약하는 좋은 발판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을 들자면 팬데믹의 영향 속에서도 다양한 행사들이 더디지만 확연히 회복되는 와중에 대관업무 및 유관학회・기관과의 소통과 협력이 여전히 부족했다고 생각됩니다. 국내에서 같이 로봇을 연구하는 단체끼리 서로 머리를 맞대고 사업 계획과 경험들을 공유하는 이사진급, 사무국(장)급 회의 등 다양한 레벨의 정기적인 대화 채널이 있었으면 합니다.

역사의 무게감은 다르지만 우리 학회가 주최하는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KRoC)와 유사한 성격의 일본의 국내 학술대회를 살펴 보면 일본기계학회(창립 126주년) 로보틱스 및 메카트로닉스 부문 강연회(6월말 개최), 일본로봇학회(창립 41주년) 학술강연회 (9월 중순 개최), 계측자동제어학회(창립 62주년) 시스템 인테그레이션 부문 강연회 (12월 중순 개최) 등이 있는데 학회 간의 상호 협찬을 통하여 같은 로봇 커뮤니티라는 동질감과 유대를 강화하는 계기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나아가 각각의 학회가 주최하는 ICAM, IROS, Ro-Man, SICE, SII 등의 국제학술대회에서도 좋은 협력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학회도 국내 로봇커뮤니티의 발전적인 경쟁과 협력을 위하여 담당 부회장님을 중심으로 대외 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자 합니다.


Q. 신년 학회의 주요 사업 계획은 무엇입니까.

학회 창립 이후의 20년을 뒤돌아보고 앞으로의 20년을 내다보는 한 해로 삼아 국제적인 허브학회로 도약하기 위한 기틀을 다지는 일 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국내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우리 학회의 많은 회원들이 활동하고 계신 IEEE Robotics and Automation Society (IEEE RAS : 국제전기전자협회 로봇자동화학회)와의 연대 강화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IEEE RAS 국내 챕터와의 공동 강연회, 로봇학회 산하 연구회와 관련된 IEEE RAS 테크니컬 커미티(Technical Committee)와의 국제학술대회에서의 협력 확대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현안이었던 국문・영문 논문지와 국내・국제학술대회 위상강화를 위한 발전전략을 실행하려고 합니다.

우선 국내학술대회로 2월 15일부터 18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제18회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가 개최되는데 로보틱스라는 단일 주제로 국내에서 10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등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 수준의 로보틱스 연구자들의 초청강연 외에도 뇌과학, 과학소설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기조강연・특별강연, 창작한 로봇 및 디자인 작품들을 시연하는 Robot Engineering and Design(RED) Show(로봇설계 및 디자인쇼) 등의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로보틱스 외연을 확장하고 타분야와 융합의 범위를 넓히는 교류의 장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학술대회의 위상을 높이고 로보틱스 저변을 더욱 넓히고자 로보틱스 관련 학문 후속세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해외 전문가 초청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제학술대회는 6월 25일부터 28일까지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개최되는 제20회 유비쿼터스로봇(UR) 국제학술대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Ubiquitous Robots(International Conference on Ubiquitous Robots and Ambient Intelligence에서 2018년 개칭))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해외로 나가는 대회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높은 수준의 다양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안전과 공중위생에 대해서도 철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8월 28일부터 31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되는 IEEE Ro-Man을 잘 치르는 일도 중요한 사업입니다. 매년 우리 학회가 IEEE RAS 및 일본로봇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만 올해를 계기로 우리가 보다 주도적으로 조직위원회나 프로그램위원회 등에서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지원하고자 합니다.

그 밖에도 대학(원)생 및 기업체의 실무자를 대상으로 하는 인공지능 및 로보틱스 여름학교가 매년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관련 분야 학습 및 실습에 대한 수요 증가에 맞추기 위하여 유사한 규모의 겨울학교를 여는 것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신진연구자 및 학문 후속 세대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학문 영역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통섭과 융합이 중요시 되는 현실을 감안하여 다양한 전공의 새로운 회원들을 많이 모실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공학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 열린 학회를 지향하고자 합니다.

Q. 학회장 재임 기간중 꼭 추진하고 싶은 일이나 사업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반복적으로 말씀 드리지만 학회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화의 기틀을 닦는 것입니다. 역대 회장님들과 임원진의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으로 학회의 얼개는 더할 나위 없이 매우 짜임새 있게 되어 있지만 구성 요소의 내실을 들여다 보면 아직 미진한 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과거의 집행부 입장에서는 어려운 환경에서 출발한 학회를 조기에 정착시키는데 필요한 우선 순위의 문제였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이어받은 한국로봇학회는 현재 국내 로봇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종합학회로 자리매김하였고 인력과 재정적으로도 안정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무형적 자원을 바탕으로 매년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고 로봇 관련 학문의 발전을 주도하는 중견 학회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학회 본연의 역할은 정기 학술지 발간과 학술대회 개최 등 회원들의 연구 성과의 국내외적인 발신을 지원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다음과 같은 사업들을 상반기 중에 반드시 구체적인 결실을 맺고자 합니다.

현재 국제학술지 Intelligent Service Robotics(ISR) 발간 사업 현안들을 스프링어 네이쳐(Springer Nature: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국제 STM 출판사)와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미 일부 사항의 개정에 관해서는 합의에 이르렀고 구체적인 출판 계약 개정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초창기에 다소 불합리하게 맺어진 계약의 개정을 잘 마무리 짓고 내년 이후 ISR 저널의 연 6회 발행과 인세 수입, 사분위수의 위상 등을 높이는 일에 매진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최근 답보상태인 UR을 진정한 의미의 국제적인 학술대회로 도약시키기 위해 상임위원회(Standing Steering Committee : SSC)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거버넌스 구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UR SSC에 해외 저명 학자들의 헌신적인 참여를 요청하고 있고, 이미 다수의 분들이 도움을 주기로 흔쾌히 승낙하셨습니다. UR SSC를 상반기 빠른 시일 내에 가동하여 UR의 중장기적인 플랜과 방향성 및 국제화 전략을 확정하겠습니다. 현재 세계적인 학회로 성장한 IROS(1988년 일본 주도), Ro-Man(1992년 일본 주도), CASE(2005년 중국계 연구자 주도) 등의 학회도 초창기에는 각각 100여편에서 60~70편 남짓한 논문만이 발표되는 소규모 학회로 출발하였지만 해당 SSC의 조직적이고 전략적인 발전 계획을 바탕으로 현재 위치로 올라섰습니다. 2004년 말 대한민국 국제 로봇 주간(Korea International Robot Week)이라는 명칭으로 태동된 UR도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만의 특색이 있는 세계적인 학회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그에 필요한 기반을 다지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비슷한 관점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학술대회에도 향후 외국의 저명 학자를 초청해 해외 국제학회에 직접 참여할 기회가 적은 학문 후속세대들에게 동기 부여를 일으키고 그들이 앞으로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잘 추진하는 것이 해외에 있는 저에게 학회장 기회를 주신 회원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Q. 신년 국내외 로봇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또한 주목하고 있는 로봇 기술이나 트랜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합니다만 최근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이 놀랄만한 혁신을 지속적으로 이루어 내고 있어 새해에도 계속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인간의 생명과 안전 확보, 관련 법과 제도, 규제 정비, 윤리 문제 등의 해결을 필요로 하고 기술적인 한계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가 기대하는 새로운 시장이 단시간 내에 형성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산업용 로봇 시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저출산・고령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새해에는 그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산업용 로봇은 대학의 연구자들에게는 진부하고 식상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로봇집적도와 이용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일본과 독일이 장악한 세계 시장을 공략할 기술을 개발하는데 보다 높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주목받는 기술이나 트렌드는 로봇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걸쳐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최근 돌봄로봇 등에 많이 적용되는 인간-로봇 상호작용(Human-Robot Interaction) 기술을 한 예로 들겠습니다. 요즘 반려견이나 반려묘들이 사회 일원으로 함께 공존하고 있지만 인간다움이 있어서 사람들과 공감대가 형성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사람과는 다른 그들의 특성과 성향을 우리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가까운 미래에 로봇과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려면 로봇을 너무 사람과 닮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로봇다움을 구현하는 언어・비언어적 인터랙션을 가능하게 하는 로봇AI 등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발상을 전환해 본다면 연구적・실용적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AI와 로봇의 신체적인 기능의 관계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체적인 기능이 충분하지 않으면 고도의 AI는 불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신체기능의 피드백이 AI를 발전시키는 구조 등을 파고 들면 새로운 연구 과제들이 많이 도출될 듯 합니다. 일반적으로 로봇의 자율이동이나 인지 기술 등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물체나 환경을 물리적으로 조작하는 매니퓰레이션 기술이 궁극적으로 로보틱스를 완성시킨다고 믿고 있습니다.

Q. 정부의 R&D 정책에 대해 개선 방안이나 건의할 내용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25년 이상 해외에 있었고 어떻게 보면 외부인으로서 정부의 연구개발 정책에 대한 견문도 적습니다. 제가 정부 정책의 개선 방안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미래 성장동력으로서의 로봇기술과 관련산업의 발전에 관해서는 정부의 성격에 관계없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지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유관협회에서도 정부의 연구개발 정책에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 및 보조하고 있고, 학회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잠재적인 응용 가능성을 보이는 역할, 신진 인력 양성을 잘 수행해 오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미 시도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대학에서 개발된 기술 시드가 사장되지 않고 연구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소기업 등에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잘 활용될 수 있는 구조가 정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Q. 국내 로봇산업계에 바라는 점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원론적인 말씀이지만 시장 기대치와 현재 기술 수준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국내 시장 규모로 보아 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노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해외 업체와의 기술적인 차별성을 드러내는 것은 물론이고 해당 시장의 사회・문화・종교적인 배경을 기술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됩니다. 로봇 개발자들이 간과할 수도 있는 인문・사회과학적인 분야나 윤리 문제 등에 관한 사전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Q. 학회의 미래 비전은 무엇입니까.

우선은 회원들이 학회를 통해서 전문지식과 최신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비회원 및 청소년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알기 쉬운 로봇 관련 전문용어나 기술 파급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국내 로봇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학회로서 로봇 및 AI 리터러시 향상을 위하여 필요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학회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슬로건 공모작의 하나인 'PLUS KRoS: Push the Limit and Uplift Society with robots by KROS'가 학술・연구활동뿐만 아니라 사회공헌까지 아우르는 우리 학회의 궁극적인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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