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츠버그 소재 카네기멜론대(CMU)가 아이스링크를 고르는 자율주행 잠보니를 개발해 시운전하고 있다. 로봇 잠보니가 선도차량을 쫓아가면서 빙판을 매끈하게 하고 있다. (사진=CMU)

서울 목동 등 아이크링크에 가 본 적이 있다면 스케이트 날에 찍히거나 거칠어진 아이스링크 얼음 표면을 평탄하게 고르는 차량인 잠보니(Zamboni)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말로는 얼음을 포장하는 차라는 의미에서 빙포차(氷鋪車·氷板鋪裝車·Ice resurfacer), 또는 ‘얼음을 고르게 정리하는 기계’라는 의미에서 정빙기(整氷機)로 불린다. 이 차는 빙판을 평평하고 고르게 만드는 작업을 할 때 쓰인다. 1949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의 프랭크 J. 잠보니(Frank Joseph Zamboni, Jr.)가 발명해 세상에 선을 보였다. 외국에서는 잠보니(Zamboni)라는 이 회사 이름과 차량 이름이 빙포차(정빙기)로 통한다.

미국 카네기멜론대(CMU) 학생들이 이 지역 연고 하키팀인 피츠버그 펭귄스를 위해 자율적으로 가동하는 로봇 정빙기 시제품을 개발했다고 더로봇리포트가 지난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MU 학생 팀은 뒤켄 라이트 컴퍼니(Duquesne Light Company), 피츠버그 펭귄스, 잠보니, 그리고 피츠버그 소재 세미트럭용 자율시스템 기술 회사인 로커모션과 손잡고 피츠버그 펭귄스 팀 아이스링크 정리를 도울 정빙기 로봇을 개발했다.

이 협업은 로커모션 설립자이자 현 최고경영자(CEO) 세틴 메리클리와 테킨 메리클리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펭귄팀의 하키 경기에 참석중일 때 두 사람이 개발해 온 기술을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할 기회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로커모션은 빙판을 고르는 세미트럭용 자율시스템을 만들었고 자율주행에 대한 독특한 접근법을 취했다.

로커모션은 사람을 계속 순환시키고 싶었기 때문에 이 시스템에는 인간 운전자가 운전하는 선도 자율 트럭에 이어 운전대 뒤에 인간 운전자가 쉬는 자율 세미 트럭을 포함시키고 있다.

이 트럭들은 함께 움직이기 위해 전자적으로 묶여 있고 심지어 한 사람이 운전하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은 쉬도록 할 수도 있다.

로커모션은 언젠가 사람이 운전하는 정빙기를 따라다닐 필요가 없는 완전 자율식 세미트럭 로봇 정빙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은 자사의 기술을 세상에 내놓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싶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차 운전자는 이동 중 실제 시나리오에서 학습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프로 아이스하키 경기 중 두 대의 잠보니가 하키 경기 피어리드 사이에 주어지는 20분간의 휴식 시간 동안 얼음을 청소한다. 두 대의 잠보니가 사용돼 얼음이 빠르게 매끄러워지고, 얼음 표면이 다시 얼어서 선수들이 다음 피어리드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

로커모션은 자사의 세미 트럭에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시스템이 잠보니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회사는 CMU의 존 돌런 로봇 시스템 개발 석사 프로그램 책임자에게 연락해 학생 그룹이 그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관심이 있는지 문의했다. 로커모션은 지난 2018년 CMU에서 분사된 회사였기에 협업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CMU가 자율주행 잠보니를 개발하기 위해 소형 RC카로 QR코드를 단 소형차를 쫓아가는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하고 있다. (사진=CMU)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시스템을 어떻게 개발하고 테스트할 것인지 결정하는 브레인스토밍 단계에서 시작해 작은 원격 제어 플랫폼인 원격제어차(RC Car)에서부터 잠보니(Zamboni)에 이르기까지 3학기에 걸쳐 진행됐다.

학생들은 원격제어차에서 개념 증명을 테스트한 후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센서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작업을 했다. 팀은 이 프로젝트 단계를 통해 잠보니에 자동화 기술을 장착하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요구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잠보니는 팀이 함께 작업하고, 개조할 수 있는 전기식 정빙기를 피츠버그 펭귄스에 제공했다.

공동 연구팀은 첫 번째 정빙 테스트를 마쳤고, 자율형 잠보니는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잠보니를 따라갔지만 비껴가기 때문에 두 차량은 같은 얼음 경로를 청소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