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구 로봇 ‘룸봇(Roombot)’은 가정과 사무실에서 필요에 따라 다양한 가구로 변신한다.

이런 일을 한 번 상상해 보자. 해가 저물어 날이 어두워지자, 당신이 앉아 있는 의자가 포근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소파로 변신한다면….

그리고 당신이 출근 시간에 늦어 허둥대며 집에서 급히 빠져 나오려 할 때 거추장스런 가구들이 알아서 당신이 바로 나갈 수 있도록 길을 비켜 준다면….

머지 않은 장래에 이런 일들이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예견됐다. 스위스연방기술연구원(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이 최근 실시한 연구에서 이런 일들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 생체로봇공학(biorobotics) 연구실은 ‘룸봇(Roombot)’이라고 이름 지어진 스스로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 룸봇은 가정과 사무실에서 그 쓰임새에 맞는 가구로 변신하기 위해 여러 가지의 가구, 재료와 합체된다.

연구실 관리자인 오크(Auke)씨는 “이건 일종의 공상과학 프로젝트이다. 지능형 가구를 연구실에서 만들어 내는 거다. 지능형 가구는 형태와 기능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룸봇이 테이블, 의자 등 다양한 가구 형태를 창안해 내기 위해 스스로 움직이고, 요소들을 결합하는 것을 눈으로 그려본다”고 그는 말했다. 한마디로 말해 이 룸봇의 목적은 다채로운 방식으로 재사용될 수 있는 가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룸봇의 디자인은 몇 가지의 모듈로 구성돼 있다. 이 모듈은 하나로 결합시켜 놓은 두 개의 주사위를 닮아있다. 그리고 룸봇에는 배터리, 움직임과 회전을 위한 3개의 모터, 그리고 무선 접합체 등이 탑재된다.

룸봇은 가구 제조의 마무리 작업을 깔끔하게 처리하기 위해 테이블보, 쿠션과 같은 재료와 함께 어울릴 수 있다.

연구실 팀원들은 우선 당장에 어르신들, 특히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돕는 이동형 가구를 만들어볼 계획이다.

일종의 보행 보조기구인 이 가구는 어르신들이 잡동사니들이 이리저리 널려 있는 아파트에서 이동하기 편리하게 해줄 수 있도록 모듈 몇 개를 장착시킴으로써 곧바로 제작될 수 있다.

그리고 이 보행 보조 가구는 어르신 가까운 곳에 늘 따라다님으로써 필요할 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