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TD 연구팀이 소프트 그리퍼를 이용해 다양한 소비자 제품을 픽킹하고 있다.

브로컬리, 당근, 오이, 치즈, 두부 등 다양한 식재료를 집어서 들어올리고 그릇에서 밥이나 분말가루 등을 떠올릴 수 있는 유연한 로봇 핸드가 개발됐다.

싱가포르과기설계대학(Singapore University of Technology and Design, 약칭 SUTD) 산하 생체모방 로보틱스 및 디자인 연구소(Bio-Inspired Robotics and Design Laboratory) 연구팀은 광범위한 소비자 제품을 픽킹 및 파지(把持)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 그리퍼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논문(제목:A Multimodal, Reconfigurable Workspace Soft Gripper for Advanced Grasping Tasks)을 전문 학술지인 ‘소프트 로보틱스’에 발표했다.

이 로봇 핸드는 작업 공간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RWS’(reconfigurable workspace soft) 로봇 그리퍼라는 이름이 붙었다. 연구팀은 RWS 그리퍼가 쓰임새가 포괄적이고 적응력이 뛰어나 로봇 자동화에 의존해야하는 물류 및 식품 산업에 특히 유용하다고 말했다.

RWS 그리퍼는 그릇에 담겨 있는 쌀이나 쿠스쿠스(으깬 밀로 만든 북아프리카 음식) 등 반경이 1.5mm 정도의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떠올릴 수 있고, 두께가 300미크론 정도인 명함도 집어올릴 수 있다. 멜론, 시리얼 박스, 세제 리필백 등 무게가 최대 1.4kg에 달하는 다양한 형태의 물품도 잡을 수 있다.

이 소프트 그리퍼는 순응성이 뛰어난 소프트 액추에이터와 기능성 고탄성 재료를 사용해 안정적으로 광범위한 기하학적 구조의 물품을 파지할 수 있다. 소프트 그리퍼의 높은 자유도와 순응성은 낮은 액추에이션 능력과 단순한 제어 전략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파지 모드를 가능하게 해준다.

SUTD 연구팀은 물체의 접촉 면적 요구 조건과 페이로드에 맞게 소프트 그리퍼의 파지 작업공간을 재빨리 변경할 수 있는 ‘멀티모달 액추에이션’을 사용해 RWS 그리퍼를 설계했다.

RWS 그리퍼는 형태 변형이 가능한 손가락, 오므릴수 있는 손톱(nail), 확장 가능한 손바닥을 조합해 파지 작업 공간의 크기를 397%까지 수정 또는 증가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단일 소프트 그리퍼로 현재까지 달성할 수 있는 가장 광범위한 파지 기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RWS 그리퍼는 파지 작업 공간을 신속하게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작업별로 다양한 그리퍼가 필요한 도전적인 애플리케이션에 이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SUTD 연구팀은 현재 RWS 그리퍼의 상용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