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지능형 로봇 보급 및 확산사업의 일환으로 AI·5G 기반 서비스 로봇 융합모델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로봇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수요 거점에 통합 관제를 기반으로 서비스 로봇을 대규모(다종·다수)로 도입 및 융합 서비스를 실증함으로써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다년도 연차사업으로 진행되며, 1단계(개별 로봇 실증 및 통합관제 구축)와 2단계(로봇 간 연계 실증 및 통합관제 고도화)로 이뤄져 있다.

지원 유형은 사회문제 해결형(국비 100%)과 국민 체감 실증형(국비 50%)으로 구분된다. 수요거점·로봇기업·SI기업·기관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모를 통해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지원 조건은 2단계 종료 시점까지 로봇 3종 5대(통합관제시스템 연동) 실증 완료 및 과업 수행이 완료되어야 한다. 진흥원은 이 사업을 통해 로봇산업 규제개선과 산업 규모 확대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선정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의 사례를 소개한다.

◊지능형(AI·5G) 의료서비스 로봇 통합 컨시어지 플랫폼 구축(주관기관: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참여기관:LG전자·리드앤·트위니)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공모한 ‘AI·5G 기반 서비스 로봇 융합모델 실증사업’에 선정됐으며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지능형(AI·5G) 의료서비스 로봇 통합 컨시어지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병원 의료진의 업무 경감과 환자의 편의를 위해 다기능성 자율주행 로봇을 도입해 통합관제 및 컨시어지 서비스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AI·5G 기반 서비스 로봇 융합모델을 실증하는 데 목표로 두고 있다. 즉, 5G 통신을 기반으로 로봇들의 실시간 모니터링, 위치 정보를 수집하고, 컨시어지 서비스 모델별 로봇 관제 및 병원시스템을 연동하는 다종 다수 로봇 통합관제 및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번 실증 사업에 앞서 용인세브란스병원은 2020년 3월 개원과 동시에 국내 의료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병원 건물 내에 5G 통신망을 구축했다. 2021년에는 보건복지부의 스마트병원 과제를 통해 SK텔레콤과 5G복합 방역로봇을 공동 구축해 로봇 운영 경험을 쌓았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지능형(AI·5G) 의료서비스 로봇 통합 컨시어지 플랫폼 구축 사업을 위해 올해 3월부터 LG전자, 리드앤, 트위니 등 참여기관과 협력해 안내로봇, 이송로봇, 중량이송로봇 등 총 5종 10대의 로봇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의료 서비스 고도화, 의료 종사자의 편의성 및 효율화를 실증하고 있다. 이번에 도입된 로봇은 혈액이송로봇, 가이드 로봇, 키즈로봇(소아병동안내), 수술도구 이송로봇, 검체이송로봇, 약제이송로봇, 의료소모품 이송로봇, 간호카트 로봇, 벨보이로봇 등이다.

각종 의료서비스 로봇에는 ▲비전시스템과 라이다 기반의 V-슬램(SLAM) 및 슬램 기반 자율주행 기술 ▲병원정보시스템(HIS)과 로봇 통합 관제시스템의 연동 ▲ 생체정보 인증 ▲승강기 및 자동문 센서 인터페이스 등 기술이 적용됐다. 손가락 정맥을 이용하는 생체정보 인증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이송 물품의 안전을 확보하고, 로봇의 오동작이나 잘못된 장소로 이송시 탑재 물품의 도난 또는 망실을 예방하도록 했다. 또한 승강기 및 자동문 센서 인터페이스 기술을 채택, 사람의 도움없이도 이송 로봇이 층간 이동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도입된 로봇들을 살펴보면 우선 안내로봇은 크게 가이드로봇과 키즈로봇으로 구분된다. 가이드로봇에는 원내 주요 시설의 위치를 안내 및 에스코트하고 음성으로 안내하는 기능이 탑재됐다. 소아병동에 도입된 키즈로봇에는 소아 환자를 위한 게임, 사진 찍기 등의 콘텐츠가 탑재됐다. 두 종류의 안내로봇 모두 순찰 기능을 활용해 야간에 병원 곳곳을 순찰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 소아과 병동의 키즈로봇

혈액이송로봇은 체혈 검체를 진단검사의학팀 검사실로 이동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V-슬램 기술 기반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승강기, 스피드게이트, 자동문과 연동되어 별도의 조작 없이도 자율적으로 통제 구역과 층간 이동이 가능하다.

▲ 혈액이송 로봇에 검체를 담고 생체 인증을 하는 모습

수술도구이송로봇은 수술 후 도구를 세척실로 이동하는 데 이용된다. 최대 40kg의 물품 적재가 가능하다. 검체 및 약제이송로봇은 혈액이송로봇과 같은 종류의 로봇이다. 검체이송로봇을 이용해 조직과 세포 검체를 병리과로 이송하며, 약제이송로봇을 이용해 이송팀 직원의 도움 없이 원내 여러 부서에 의약품을 이송할 수 있다. 각종 이송로봇의 도입으로 단순 반복 작업을 보조해 업무 부하를 경감할 수 있다.

▲ 약제 이송로봇에 약을 담고 있다.

의료소모품 이송로봇은 100kg까지 적재가 가능한 고중량 이송로봇이다. 구매물류팀, 인공신장실, 비뇨의학과 등에서 무거운 물건을 이송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간호카트로봇과 벨보이 로봇은 최대 60kg의 물건을 적재할 수 있는 중량 이송로봇이다. 이들 로봇은 각각 입원 환자 간호 물품과 입원환자 물품을 이송하는 데 활용된다.

▲ 벨보이 로봇이 병원 내부를 자율주행하고 있다.

여러 종의 로봇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용인세브란스병원은 5G 기반 통합 관제 및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통합 관제솔루션 및 서비스 플랫폼은 다종 다수의 로봇을 통합 관제하고, 위치 및 상태 정보 수집,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을 수행한다. 통합관제시스템은 웹 기반 인터페이스 환경을 제공하며, 모바일 환경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웹 기반으로도 구축했다.

또한 HIS와 로봇통합관제시스템을 연동해 이기종 로봇과 사용자 상호작용을 위한 통합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 표준화된 데이터 포맷과 개방형 플랫폼으로 관제시스템을 구축한 게 특징이다. 통합 관제시스템 구축으로 이종 로봇간 협업 서비스도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가이드 로봇에게 벨보이 서비스 요청시 통합관제시스템으로 벨보이 로봇 호출을 요청할 수 있다.

통합관제시스템은 로봇이 장시간 정지해 있거나 저속 주행시 상태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하고 AI학습 모델을 활용해 비정상 상태를 예측해 운영자나 현장 관리자들이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이 실증 사업을 통해 표준 의료 로봇 서비스 모델이 확립되면 향후 상급병원과 대학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의료 로봇의 보급 및 확산을 기대하고 있으며, 참여 기관 등과 협력해 K-의료 서비스 로봇 상품을 패키지화해 LG전자 해외법인 등을 통해 해외 병원에 공급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이번 실증사업을 마친 후에도 2025년까지를 성과 활용 기간으로 예정하고 있다. 이 기간에도 로봇 활용 데이터 분석을 통한 작업효율 개선 및 정보시스템 연동 최적화 등 의료서비스로봇 모델을 고도화해 의료기관 맞춤형 로봇 솔루션 보급 확산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뷰] 박진영 디지털의료산업센터 소장

▲ 박진영 소장

▷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실증 사업에 참여하게 된 배경은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020년 3월 개원 이전부터 서비스 로봇 도입을 검토했다. 하지만 당시 기술 수준은 병원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2021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스마트병원 구축사업에 참여하면서 5G 복합방역로봇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경험을 갖게 됐다.

이후 로봇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미래 의료서비스 분야에서 로봇의 역할이 증대됨에 따라 병원 현장에서 의료진의 업무 경감을 위해 로봇 도입 필요성이 적극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AI·5G 기반 서비스로봇 융합모델 실증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 실증 사업의 의미와 기대 효과는

이번 사업은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다기종 다수량의 서비스로봇을 병원 현장에 구축하는 것이다.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서비스 로봇별로 유관부서가 중심이 되어 9개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서비스 로봇을 실제로 사용하는 각 부서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없었다면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실증 사업을 통해 의료진의 업무를 경감시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외 의료서비스 로봇 활용 성공 모델로 서비스로봇 시장 활성화 및 확산사업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 향후 이 사업의 발전 방향은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성과 활용기간을 통해 의료서비스로봇 고도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서비스로봇 내·외부 고객 경험을 바탕으로 사용성 평가 표준모델을 만들고 있다. 평가 결과와 실제 운영 후 발생되는 개선 사항, 그리고 의미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서비스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참여기관과 협력해 의료서비스 로봇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겠다.

▷ 이 분야 로봇 사업 활성화 방안이나 정부 기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실증 사업에 대해 정부나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업비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성공 모델을 확산하기 위해선 1회성 지원이 아니라 사업 고도화를 위한 후속 지원이 절실하다. 민간과 정부기관이 협력해 서비스로봇 사용자 경험 표준모델과 지표 개발도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