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퀴벌레의 가슴 부위 위쪽에 3D 프린팅 배낭, 무선이동제어모듈, 배터리 등이 설치되어 있다. 배부분 등쪽 부위에는 초박형 유기태양전지가 부착되어 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理化学研究所,RIKEN)가 와세다대,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등 연구진과 공동으로 빛​​에너지로 재충전 가능한 사이보그 곤충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살아 있는 바퀴벌레에 초박형 유기 태양전지, 무선이동제어모듈, 배터리 등 전자장치를 실장해 사이보그 바퀴벌레를 실현했다. 전자장치는 살아 있는 곤충의 기본적인 동작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곤충의 수명이 계속 되는 한, 배터리 부족에 대한 걱정없이 사이보그 곤충의 장시간, 장거리 활동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사이보그 곤충의 활용 영역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자기술이 발전하면서 생물과 기계의 통합이 이뤄지고 있으며, 도시형 수색 구조, 환경 모니터링, 위험 지역 검사 등의 용도로 행동제어모듈을 갖춘 사이보그 곤충의 개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공동연구그룹은 두께 4마이크로미터(μm, 1μm는 1000분의 1mm)의 유연한 초박형 유기 태양전지를 곤충에 필름 형태로 부착해 에너지를 재충전할수 있도록 했다. 태양전지는 접착제 영역과 비접착제 영역을 교대로 배치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실험 결과 두께 5μm 이하의 필름을 사용하면 곤충의 기본적인 동작이 손상되지 않는다는 것을 실증했다. 사이보그 곤충에 실장한 유기 태양전지 모듈은 17.2밀리와트(mW)의 출력을 달성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해 가슴 부위에 있는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충전하고 무선이동 제어 모듈을 조작할 수 있었다. 사이보그 곤충의 이동을 무선으로 장시간 제어하고, 환경 데이터를 취득하기 위해선 10밀리와트(mW) 이상을 생성할 수 있는 태양전지 등 환경발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 전문 저널인 ‘npj Flexible Electronics’ 온라인판에 5일자로 게재됐다.

▲ 사이보그 바퀴벌레가 이동하는 모습(사진=이화학연구소)

연구팀은 사이버 곤충을 만들기 위해 길이 약 6cm의 마다가스카르 바퀴벌레(Gromphadorhina portentosa) 등쪽에 전자장치를 부착했다. 전자장치 중 무선이동 제어 모듈과 리튬 폴리머 배터리는 부드러운 배낭을 통해 곤충의 흉부(가슴 부위) 등쪽의 곡면을 따라 장착됐다. 두께 4마이크로미터의 초박형 유기 태양전지 모듈은 복부의 등쪽 부분에 부착되었다.

무선 이동 제어 모듈과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장착한 배낭은 마다가스카르 바퀴벌레의 정확한 3D 모델을 기반으로 설계하고 탄성 폴리머를 3D 인쇄해 제작했다.

▲ 사이보그 곤충용 초박형 유기 태양 전지 모듈(왼쪽)과 곤충 곡면 모델에서의 전류-전압 특성과 출력 전압 특성(오른쪽)

연구팀이 초박형 유기 태양전지 모듈의 설치를 위해 곤충의 복부 단면을 관찰한 결과, 복부 변형 중에 복부절이 부분적으로 겹친다는 것을 파악했다. 연구팀은 곤충의 복부 움직임에 관한 자유도를 확보하기 위해 폴리머 필름 위에 초박형 유기 태양전지를 올리되, 접착제 영역과 비접착제 영역을 교대로 배치하는 구조를 만들어 곤충의 복부 등쪽에 부착했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사이버 곤충의 운동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장애물 통과, 뒤집힌 상태에서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등 동작을 테스트를 진행하고, 충전과 무선 이동제어 등을 실제로 검증했다.

연구팀은 초박형 전자소자를 마다가스카르 바퀴벌레뿐 아니라 다른 곤충에도 적용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향후 보다 얇은 제어 회로를 이용해 센서 등 다른 컴포넌트와 조합함으로써 사이보그 곤충의 기능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