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유리잔에 물을 따르고 있다(사진=CMU)

미국 카네기멜론대(CMU) 연구진이 투명한 유리잔에 물을 따르는 법을 학습하는 로봇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테크엑스플로어가 최근 보도했다.

로봇의 시각시스템은 물과 공기를 구분하기 힘들고, 투명한 잔을 인식하는 것도 매우 힘들다. 따라서 유리잔에 물을 따르는 기술은 로봇에게는 매우 도전적이고 까다로운 과제다.

그동안 로봇 과학자들은 물을 유리잔에 따르는 과정을 인식하기 위해 열카메라를 설치하고 물을 끓여 온도 차이를 인식하거나 체크 무늬의 배경 앞에 유리잔을 놓는 방법을 활용했지만 이 같은 기술들은 실제 환경에선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만일 더 쉬운 해결책이 나와준다면 유리잔에 물을 다시 채워주는 로봇, 액체 성분의 약을 측정하고 섞는 로봇 약사, 식물에 물을 뿌려주는 로봇 정원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20년 CMU 로봇공학연구소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고담 나라심한(Gautham Narasimhan)은 연구소내 '로봇인식·실행연구실(Robots Perceiving and Doing Lab)' 팀과 함께 AI와 '이미지 번역 알고리즘'을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미지 번역 알고리즘은 이미지 컬렉션을 사용해 이미지를 모네(Monet) 풍으로 변형하거나 말의 이미지를 얼룩말처럼 만드는 등 한 스타일에서 다른 스타일로 이미지를 변환하도록 인공지능을 훈련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쌍을 이루지 않은 이미지 대 이미지 번역(image-to-image translation)을 위한 대조학습(contrastive learning)’이라고 불리는 방법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얼룩말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말의 이미지를 변형시키는 모델을 훈련시키는 것처럼, 우리는 색깔 있는 액체의 이미지를 투명한 액체의 이미지로 변형시키는 모델을 훈련시킬 수 있다. 우리는 로봇이 투명한 액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이 모델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물처럼 투명한 액체는 배경에 따라 반사, 굴절, 빛을 흡수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로봇이 물을 인식하는 과정은 매우 어렵다. 연구팀은 "사람도 때때로 물과 공기의 경계를 정확하게 식별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컴퓨터에게 물이 들어있는 잔을 통과해 다양한 배경을 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 물이 가득 찬 투명한 유리잔 뒤에서 유튜브 비디오를 재생했다. 이런 방식으로 시스템을 훈련시키면 로봇이 어디에 있든 실제 세계의 다양한 배경에서 물을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로봇이 유리잔에 물이 일정한 높이에 이를 때까지 물을 따를 수 있도록 했다. 이후 다른 모양과 크기의 유리잔을 갖고 반복적으로 훈련했다.

연구팀은 다른 조명 조건을 추가하거나, 로봇이 한 용기에서 다른 용기로 물을 따르도록 하거나, 물의 높이뿐만 아니라 부피를 추정하는 등 향후 연구 범위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IEEE ICRA’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