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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얻은 ‘페퍼’, 로봇 대중화 이끌 ‘여신’국내 업계 초 긴장…가격·기술 모두 열세...대기업 시장 진출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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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11  1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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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가 지난 5일 프랑스 알데바란로보틱스와 공동 개발한 감정인식 로봇 페퍼가 베일을 벗으면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발표회에서 드러난 페퍼의 모습은 마치 꼬마숙녀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머리에 장착된 센서로 발표회에 나온 손정의 회장(소프트뱅크), 브로노 메소니에 대표(알데바란로보틱스) 등과 눈을 맞추며 의사소통을 나눈다. 또 미국 래퍼 에미넴의 랩을 흉내 내며 엔터테이너로서의 자질도 유감없이 뽐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귀엽게 디자인된 외형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는 평이다.

페퍼에 대한 전세계 반응은 세계 최초 감정을 읽는 로봇 등장’, ‘뛰어난 엔터테이너등 여전히 뜨겁다. 또 이번 발표회는 로봇이 컴퓨터, 스마트폰을 이을 넥스트 아이템이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꼽히고 있다.

페퍼의 핵심인 인간로봇상호작용(HRI) 기술은 감정엔진과 클라우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프트뱅크는 폭스콘과 손잡고 양산체제를 구축해 가격을 200만원 수준까지 낮췄다. 쉬운 인터페이스와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는 것이 소프트뱅크의 전략이다.

출시될 경우 교육용, 연구용, 간호용, 치료용, 안내용 등 로봇 응용분야는 다양할 전망이다. 또 이 로봇은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등 17개 언어로 프로그래밍될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을 넘어 세계로 진출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들 국가 중 거리적으로만 본다면 우리나라와 중국이 첫 해외진출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페퍼가 한국에 수입돼 관세가 붙는다고 해도 국내에서 이 로봇에 경쟁할 제품은 없다. 국내 업계가 페퍼의 등장에 박수만 칠 수 없는 이유다.

SKT 스마트러닝사업팀 황은동 부장은 가격도 눈에 뛰지만 기술력도 국내보다 우수하다내년 2월 출시되면 국내 중소 로봇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술 공개 없이 협력은 요원
국내에도 감정을 표현하는 로봇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지난 2003년부터 10년간 정부에서 연구비 1000억을 지원받아 개발한 지능로봇 핵심 원천기술이 집적된 치매 예방로봇 실벗3’가 있다.

실벗도 페퍼처럼 감정을 표현하고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페퍼처럼 눈을 마주치고 하는 수준이 아니라 허공에 대고 자기 의사만 표현하는 수준이다. 또 진공성형방식으로 외형 제작비를 절감시켰지만 실벗3 가격은 2500만원으로 페퍼보다 비싸다.

KIST가 웹사이트(www.robotorium.re.kr)를 통해 기술을 공개했지만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이미 정부 지원 사업은 끝난 상태로 이번 공개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국내 로봇 기술은 타분야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로봇융합포럼 한 관계자는 로봇에 관심을 갖고 있어도 어디에서 관련 기술을 찾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융합포럼과 같은 자리를 통해 기술을 파악하려 했지만 탁상공론만 있었을 뿐 타분야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의지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며 로봇은 로봇공학자들만을 위한 장난감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로봇계가 기술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알데바란과 소프트뱅크의 페퍼 공동 개발에서 볼 수 있듯이 기술을 공개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진보란 없다. 이제 국내 로봇시장이 해외기업에 지배당하고 관련 기업들이 하나둘 문을 닫을 날도 멀지 않다는 극단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나치후지코시코리아 김용래 소장은 기술을 가진 쪽에서 먼저 돈 많은 장사꾼에게 달려가야 하는데 로봇계에는 가방끈이 긴 선비들이 너무 많이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로봇 시장 이끌 묘책은...
이번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로봇계에는 선장역할을 할 대기업이 필요하다. 곧 발표될 제2차 지능형 로봇기본 계획에서도 로봇서비스 분야에 대기업을 참여시켜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 포함돼 있다.

기계로봇과 엄찬왕 과장은 대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많은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큰 진전이 없는 상태라며 로봇산업이 IT산업처럼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국내에서 로봇계를 이끌 대기업으로는 삼성, LG IT기업과 SK텔레콤 같은 통신사업자가 서비스로봇의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과 달리 국내 대기업은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황은동 부장은 지금부터라도 대기업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시장이 없는 상태에서 참여하기 위해서는 어떤 메리트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 그것을 찾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태구  kt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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