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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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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02  10: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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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나 경기북과학고 1학년
경기북과학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나는 로봇동아리 NEXT1학년 기장이기도 하다. 과학고에 다니며 주로 수학, 과학을 공부하고, 다양한 과학 실험과 창의적 심화연구활동(RnE), 개인과제 연구와 같은 심화된 활동에 참여한다. 그토록 꿈꾸었던 과학고의 일상은 예상했던 것처럼 신기하고 재미있지만, 때로는 어렵고 힘들기도 하다. 로봇동아리 NEXTNXT, Tetrix와 같은 로봇 플랫폼을 이용하여 설계와 개발을 배우면서 융합공학 연구를 수행하거나 쿼드콥터와 휴머노이드 등의 원리를 탐구하는 과학동아리이다. 재학생들은 1개의 과학동아리와 2개 이하의 인성동아리에 가입할 수 있다. NEXT는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과학동아리로 학년 초에 동아리 면접 기간이 되면 입부 경쟁이 매우 치열하해 동아리 일원이 되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정말 어려운 것은 입부하고 난 다음부터라고도 한다.

과거의 나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교육청 영재교육원에서 다양한 형태의 수학, 과학 관련 활동들과 수업을 하게 되면서 수학, 과학 공부하는 것에 큰 재미를 느꼈다. 또한 가뭄과 기아에 관련한 도서를 읽다가 대체 에너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대체 에너지를 조사해보던 중 내가 나중에 커서 더 공부하고 개발하여 다른 사람들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여러 선생님들과의 상담과 인터넷의 정보검색을 통해 자연스럽게 과학고등학교의 존재와 목적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대체 에너지 개발 연구원이 되기 위해서는 수학, 과학을 더 체계적으로 많이 공부하고 경험해야 한다고 느꼈고, 이를 위해서는 과학고에 진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과학고등학교에 입학해서 내가 좋아하는 수학, 과학을 더 깊이 있게 공부해서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룰 수 있는 좋은 발판을 만들고 싶었다.

입학 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교내 과학동아리를 홍보하는 시간에 NEXT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동아리선배들로부터 그 동안의 NEXT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듣는 순간, 짧게나마 로봇을 접했던 영재교육원 캠프에서의 경험이 떠올랐다. 그리고 로봇을 더 자세히 배우고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났다. 주변에서 입시, 성적, 체력 등을 이유로 NEXT에 들어가는 것을 다소 만류해 잠시 내게 고민을 안겨주었다. 나는 중학교 때까지 과학고 입시를 위해서 하고 싶은 것들을 뒤로 미룬 채 해야 하는 것들만 해왔었다. 부모님, 선생님들이 거는 기대가 크기도 했었지만 무엇보다도 부모님과 나 자신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아 스스로 많은 부담과 압박을 주며 살아왔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힘들지 않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뒤로는 몰래 울기도 하고 속으로 힘들어 했던 적도 많았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공부하기 위해 과학고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과학동아리 활동까지 대학 입시나 부모님의 기대에 맞춰서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 순간 제일 하고 싶은 로봇 공부에 도전해보기로 작지만 큰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도전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었던 로봇 연구와 설계, 개발 등이 나에게 맞는 활동인지, 내 미래가 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도전 말이다. NEXT에서 선생님, 선배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로봇에 대해 고민하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나의 진로를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이 도전에 대한 결과는 내가 만드는 것이므로 그 책임도 내가 지면 될 것이다.

지금의 나
우리 학교의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중 로봇공학 프로젝트과정을 통해 공학의 가치와 로봇 설계 및 제어에 관한 기본적인 메커니즘에 대해 학습하였다. 또한 NXT를 이용하여 미션 해결을 위한 로봇을 설계하고, ROBOTC를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만든 뒤 다양한 센서를 이용하여 제어하기도 하였다. 라인트레이싱 미션을 수행하는 동안에는 내가 만든 로봇이 내가 만든 프로그램을 통해 완주하니 정말 기분이 좋았고 로봇에 대한 흥미와 재미는 더욱 커지게 되었다. 사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로봇에 대해 아는 것도 많지 않고 경험도 부족하기 때문에 힘들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노력하고 집중하고자 하였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특정 시간에 미션이 주어지면 점심, 저녁 시간에 밥도 먹지 않고 혼자서 로봇을 설계하고 미션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기도 하였다.

▲ 협업로봇 대회의 주행 장면
지난
421일 교내 과학의 날 행사 때 9기 선배들,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지능형 협업로봇 대회에 참가하였다. 이 대회는 두 대의 로봇이 수동 조작 없이 상호 작용하여 지정된 라인을 주행하고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능력을 겨루는 경연이다. 처음에는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아서 힘들었지만 팀원들과 함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새롭게 배워가고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결국 완주를 해냈을 때 정말 내 자식이 체육대회 달리기에서 1등으로 들어온 것처럼 뿌듯하기도 했다. 대회당일 연습 주행 때 일부 경로를 이탈하거나 크로스 라인에 대한 카운팅을 잘못하는 등 불안한 점들이 있었지만, 이를 잘 해결하고 참가 팀들 중 가장 좋은 성적으로 완주하여 1등을 하게 되었다. 과학의 날, 협업로봇 대회를 통해 얻은 것은 1등의 기쁨 외에도, 내가 점점 로봇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친해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것은 값지고 소중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지난달 17일에는 안산동산고등학교의 로봇동아리 상상과 로봇과 우주(Robot and Space)’라는 주제를 가지고 로봇연구계획 공동 발표회도 가졌다. 이 주제는 올해 8월에 수원에서 열리는 WRO-Korea의 창작 부문 주제로, 참가 팀들은 주제에 맞추어 본인들이 구상한 로봇을 설계해야 한다. WRO-Korea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경기북과학고 NEXT와 안산동산고 상상의 학생들은 다음 세상을 상상하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2년 째 이러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나는 두 명의 2학년 선배들과 함께 팀을 이루어, 우주 시대의 인간을 위한 로봇을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하고 구상해보았다. 그러나 얼핏 떠오르는 주제들은 너무 흔한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참신하다고 생각한 주제는 여러 가지 가정과 억지가 난무해보여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전날 새벽까지 팀원들과 함께 고민하며 우주 유영 공장이라는 로봇을 개발하기로 결정하였다. 연구결과가 아닌 계획 발표였지만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다. 우리를 포함한 12개 팀들의 발표 과정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날카로운 질문들이 오고갔다. 우리 팀의 주제를 발표하고 다른 팀들의 질문과 조언을 들을 때에는 마음이 두근두근하여 긴장되기도 했었다. 또 다른 팀들의 발표를 들을 때에는 저런 아이디어도 있었구나.’하며 놀라기도 하고 저건 이렇게 하는 것이 좋을 텐데라는 아쉬움도 들었다. 로봇연구계획 발표회를 통해 같은 팀의 선배들과 더욱 친해질 수 있었고 상상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로봇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

▲ 늘푸른고등학교 로봇캠프에서의 발표 모습
지난달
24, 25, 31일과 1일 분당의 늘푸른고등학교에서 로봇 캠프가 실시되었다. 우리 동아리 1학년들은 그 친구들이 캠프에서 사용할 로봇 키트와 교구들을 준비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하였다. 간단하게 생각한 봉사활동이었는데, 적극적으로 솔선수범하여 참여하는 NEXT 동기들을 보며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 친구들은 단순히 다른 학교 친구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고 배워나가고 있었다. 어떤 친구는 조립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3D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새로운 조립도를 개발하기도 하였고, 어떤 친구들은 자기 분량을 다 해내고 추가적인 활동까지 하고 있었다. NEXT 동기들의 모습은 책임감을 넘어선 즐거움 그 자체였다. 1학년 기장이자 NEXT 대표로서 참석해 직접 늘푸른고에 찾아가 로봇동아리 소개와 그동안의 활동,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발표했다. ‘다양한 체험을 통해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고민해보면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 다른 학교의 친구들과 선배들을 대상으로 하는 발표였기 때문에 많이 긴장이 되어서, 늘푸른고에 도착하기 전까지 열심히 발표 연습을 했다. 늘푸른고에 도착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로봇에 대해 배우고 참여하고 있었다. 다들 우리들처럼 로봇에 대한 흥미와 열정으로 가득해보였다. 발표를 직전까지 슬라이드 내용을 머릿속에 되뇌면서 준비했지만, 너무 긴장되어 실수도 하고 중간에 내용을 빠뜨리기도 했었다. 그러나 나의 동기, 경험, 활동들 그리고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잘 전달한 것 같아서 뿌듯했다. 비록 작고 부족한 발표였지만 많은 친구들이 정말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흥미나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이번 발표를 준비하면서 나 자신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동기부여하는 계기가 되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봉사활동이라는 것이 누군가를 위한 것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 과학동아리 NEXT 홍보 PT
미래의 나

앞으로 7월에는 교내 과학동아리 축제가 열린다. 우리 학교에 속한 모든 과학동아리가 그들만의 연구 결과들을 전시하고 소개하는 자리이다. NEXTWRO-Korea에 출품할 작품들을 비롯하여 그간의 개인과제연구 결과물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작년에도 멀티콥터를 비롯한 다양한 첨단 로봇을 소개하였는데, 올해는 PISTCOMr.Robot이라는 휴머노이드 플랫폼을 개조한 Mr.NEXT(가칭)를 기획 중이다. 8월에는 WRO-Korea에 출전할 계획이며, 2학기에는 로봇 관련 특기적성 수업과 봉사활동, 그리고 FTC-Korea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리고 NEXT 최고의 자랑거리인 논문집을 완성하면 1년이 끝나게 된다. 이러한 대회와 작업들을 준비하고 수행하는 과정에서 NEXT 선배들, 친구들과 함께 로봇에 대해 다양하게 공부할 계획이다. 때로는 숨 쉴 틈 없이 바쁜 과학고 생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염려도 없지는 않다. 그리고 대회 참가의 경우 결과도 꽤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지만, 이러한 힘든 과정들을 모르고 시작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그리고 이런 힘든 과정들을 겪고 나서도 또 하고 싶다면, 그것은 내 평생의 길이 될 수도 있을 것을 말이다.

처음에 로봇공학자가 되면 막연히 많은 사람들을 돕기 위한 의료용 로봇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컸다. 그러나 최근 세월호 침몰 해역에 구조 작업을 위해 무인 로봇이 투입되었다는 것을 기사를 통해 접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로봇 연구가 제조용 로봇과 휴머노이드에 치중되어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적은 인명 구조용 로봇에 대한 연구는 미약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인명 구조를 위한 로봇에 대해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이렇듯 새로운 경험과 도전은 지금의 나를, 어제와는 다르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내일은 또 다를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갖게 해준다. 당연히 아직까지 내가 어떤 전공을 할지, 어떤 직업을 갖게 될 지에 대해 뚜렷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내가 NEXT에서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하며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고자 노력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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