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28일 일산 킨텍스에서 로봇산업 수요처 및 공급처를 초청해 온·오프라인 컨퍼런스인 ‘2021 로봇비즈니스페어(Robot Biz Fair)’가 “제조 및 서비스업 성공 경영의 키 ‘로봇’”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컨퍼런스, 토크쇼와 함께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로봇 솔루션’에 관한 초청강연이 이어졌다.

초청 강연은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 ‘스팟(Spot)’ 기아차 광명공장 도입 사례(임경준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 연구원) △자율주행 기반 인공지능 큐레이팅 로봇 운영 사례(김범환 한국문화정보원 부장) △AI로봇을 활용한 디지털 경로당 구축 사업(강영모 LG유플러스 팀장) △웨어러블 로봇, 기초 기술에서 상용화까지(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대표) 순으로 이어졌다.

이 가운데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대표의 ‘웨어러블 로봇, 기초 기술에서 상용화까지’ 제하의 특별 강연 내용을 요약·정리한다.

▲ 엔젤로보틱스 공경철 대표가 2021 로봇비즈니스페어 컨퍼런스에서 ‘웨어러블 로봇, 기초 기술에서 상용화까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 기초 기술에서 상용화까지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대표

로봇 기술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우리의 일상에서 이미 여러 로봇 제품들을 마주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크고 작은 보행 능력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보조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상용화된 웨어러블 로봇 기술이다. 이 발표를 통해 웨어러블 로봇에 적합하도록 개발된 기초기술과 함께 이동능력의 재활, 보조 및 증강을 위해 개발된 웨어러블 로봇들의 실제 개발 사례, 그리고 그 과정을 소개한다.

웨어러블 로봇의 종류에는 크게 세가지, 즉 △보조용 △재활용 △증강용이 있다.

보조용은 사람의 부족한 근력을 임시방편으로 메꾸기 위한 기술이다. 능력이 많이 줄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재활용은 다시 사람으로 하여금 능력을 복원하기 위한 기술이 들어간 것이다. 증강용은 사용하는 사람에겐 문제가 없는데 그보다 큰 힘을 증강하기 위해 사용된다. 주로 군사용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워리어웹프로그램, 중국에서는 슈퍼워리어, 러시아는 래트닉 프로젝트를 각각 국가 군사용 웨어러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갖춘 42개 상품이 출시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엔젤로보틱스의 설립 미션은 로봇 기술로 누구나 모두의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기여하자는 것이다. 의료기기만으로 환자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힘들고, 재활의지 결여 상황에서 보조기를 사용할 수 없다. 결국 의료기와 보조기 웨어러블이 필요하다.

▲하반신이 마비된 지 30년 된 장애인이 엔젤 로보틱스의 ‘워크온슈트’를 입고 사이배슬론 2020에서 금메달을 땄다. 고무적인 것은 이 장애인이 슈트를 착용하고 일반인 보행 속도(3.2km)를 냈다는 점이다.

*엔젤로보틱스의 의료기기용 제품으로는 △엔젤렉스 메디컬(하지 불완전 마비 환자용 보행로봇) △엔젤렉스 홈(가정 및 비의료기관용 로봇 보행 훈련 로봇)이 있고, 보조기기로는 △워크온 슈트(하지 완전마비 장애인용 로봇 보행 보조기) △엔젤 슈트(하지 불완전마비 장애인용 로봇 보행 보조기) △엔젤 앵클(뇌졸중 편마비 환자용 일상 생활용 보조기기)가 있다.

엔젤로보틱스는 재활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국내 척추손상 환자 6만명을 위한 워크온슈트를 개발해 놓고 있다. 이 슈트 개발 과정에서는 정상인과 장애인의 측정 정보를 모두 고려해서 최적 보행패턴을 만들려 노력했다. 하반신이 마비된 지 30년 된 장애인이 넘어지는 실험을 통해 실험 기반 보행궤적을 최적화했다. 이 착용자는 ‘워크온슈트’를 입고 '사이배슬론 2020'에서 금메달을 땄다. 가장 중요하고도 고무적인 것은 이를 착용한 장애인의 보행속도가 일반인 수준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시속 3.2km까지 나왔다. 또 다른 기록에서는 휠체어보다 빨라서 이 웨어러블의 효용성을 과시했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을 잘 발전시키고 세계 1등이 돼도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소용없다.

보행 장애인의 99%가 잘 걷다가 근력이 모자라 누구 도움없이 못 일어나는 경우가 생긴다. 이들의 경우 필요한 순간에만 보조해야 한다. 따라서 평소에는 저항력이 ‘0’인 웨어러블, 그러나 중요한 순간에 ‘큰 힘’을 낼 수 있는 웨어러블 기술이 필요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치료사 인터페이스, 스마트 백팩, 개인 맞춤형 착용부, 근육 모방 선형 구동기를 포함시킨 워크온슈트를 내놓았다. 지팡이와 배터리를 포함해 9kg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다. 석달간 전국 50명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보조기를 만들어 줬는데 모두가 이를 병원에서 사용했다. 재활 니즈가 강하다는 수요를 확인했다.

그래서 ‘엔젤렉스 메디컬’부터 상용화하기로 선회했다. 병원 구매용으로 여러 사람의 사이즈에 맞도록 최적 변수를 제안하거나 동작 분석 기능을 더해서 의료기기를 먼저 완성했다. 그 결과 기존 외골격에 비해 훨씬 더 많은 환자를 커버할 수 있게 됐다. 엔젤렉스 메디컬은 120~145cm, 40kg이하(소형), 그리고 145~190cm, 80kg 이하(대형)에서 인증을 받았다. 여기에는 휴대폰 앱처럼 실행되는 다양한 모드가 들어간다. 관절 별로 다른 힘을 설정할 수도 있다. 모든 착용 과정을 2분내 마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몸무게 부하 지탱장치를 사용해야 했던 15세 뇌성마비 여아 환자가 엔젤렉스 메디컬을 착용하고 보행 훈련을 한 결과 8주 후에 스스로 서서 다리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되는 성과를 보였다.

병원에서뿐 아니라 가정 및 비의료 기관용 재활 훈련기기인 ‘엔젤렉스홈’도 만들었다. 이 가정용 재활 기기는 상용화 작업 중에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발목 보조 니즈만 있는 일부 환자들용으로 옷처럼 착용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 보조기도 개발을 해 놨다. 현재 임상 효용성 검증에 있다.

▲보행재활치료 환자 증가추세는 엑소슈트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42종의 제품이 출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보행치료 환자수 및 입원 외래 환자 비율은 매년 증가세다. 보행치료 환자 절반 이상이 65세이상 환자이며 보행치료 환자 대부분(90%)이 입원환자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발 시스템에 따르면 보행치료(MM302) 환자수는 지난 2015년 6만1495명에서 2019년 7만1656명으로 늘어났다. 중추 신경계 발달 재활치료(MM105) 환자 수는 지난 2015년 9만8996명에서 2019년에는 12만3995명으로 늘어났다. 뇌졸중 환자들은 매년 3%씩 증가했다. 2019년 61만명, 2020기준 65만명이다. 대부분 건강하다가 하루아침에 건강 이상으로 장애를 안고 살아간다. 재활이나 보조 니즈가 큰 분들이다.

전세계적으로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으로 노년부양 국가비용이 청소년부양 비용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지금의 젊은이들이 장년이 돼서 활발히 활동할 때 노인부양 비용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엑소슈트 개발은 이를 로봇기술로 해결해야 할 부분도 있다는 생각에서 착안하게 됐다. 이 부분은 공학자의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또한 보행 장애를 갖고 태어나는 어린이들도 급증세다. 2016년까지 감소세였다가 2017년부터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한 기술적 솔루션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Q&A

Q: 환자 데이터 활용 측면의 어려움은?

A: 병원 데이터 측정 소유권은 병원에 있다. 우리가 파일럿 스타디할 때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려 노력한다. 병원을 통해서는 다른 서비스를 전제로 병원 데이터를 확보한다. 사실 뚜렷한 제도적 방법은 없다. 개인정보는 빼고 남은 동작 데이터를 받는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