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 배송 로봇 등 서비스 로봇 시장이 코로나 대유행 이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사진=스타십 테크놀로지스)

서비스 로봇 시장은 크게 일반 서비스 로봇 시장과 전문 서비스 로봇 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 서비스 로봇은 가정용 청소 로봇, 개인용 교육 로봇 등이 있고 전문 서비스 로봇은 물류 로봇, 의료 로봇, 외골격 로봇, 건설 로봇, 국방 로봇 등이 있다. 그동안 일반 서비스 로봇 시장은 가정용 청소 로봇과 개인용 교육 로봇이 주도해왔고 전문 서비스 로봇 시장은 물류 로봇, 의료 로봇, 국방 로봇 등이 주도해왔다.

국제로봇연맹(IFR)이 지난해 발표한 ‘월드 로보틱스, 서비스 로봇 2020’ 자료에 따르면 일반 서비스 로봇 시장은 연평균 23%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2019년 57억달러에서 2023년 121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2019년 112억달러 시장을 형성한 전문 서비스 로봇 시장도 의료 로봇, 물류 로봇, 국방 로봇, 필드 로봇(농업용 로봇, 축산용 로봇 등) 등 분야를 중심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3년에는 의료 로봇, 물류 로봇, 필드 로봇이 각각 126억달러, 75억달러, 20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이 2019년 310억달러에서 2024년 1220억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2019년 전체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70%(약 220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는 전문 서비스 로봇의 점유율이 2024년 78%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개인 서비스 로봇 시장도 2019년 96억달러에서 2024년 270억달러로 연평균 23%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비스 로봇 시장에 불고 있는 ‘모바일 혁명’의 열기=IFR은 서비스 로봇 시장의 중요한 기술 트렌드로 클라우드와 5G 기술의 적용, 구독형 서비스(RaaS)의 도입 확산을 꼽았다. 이와 함께 로봇 산업계에 불고 있는 모바일 혁명에도 주목했다.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모바일 로봇은 이미 대세로 자리잡았다. 서비스 안내 로봇, 방역 로봇, 순찰 로봇, 물류 로봇, 배송 로봇, 건물청소 로봇 등 각종 서비스 로봇이 GPS 위치정보, 슬램(SLAM), 첨단 센서 기술을 기반으로 실내외 공간을 자율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IFR은 올해 발표한 ‘모바일 혁명(A Mobile Revolution)’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 로봇은 전통적으로 공장 또는 산업 환경에서 작동해왔다. 하지만 오늘날 모바일 로봇은 쇼핑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호텔에서 객실에 물품을 전달하고, 도시 지역을 순찰하는 경찰관들을 지원한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로봇 모빌리티’가 붐을 이루고 있으며, 물류산업을 중심으로 자율이동로봇(AMR)의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AMR 판매량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31% 증가하고, 모바일 로봇 판매량도 매년 40%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모바일 로봇 혁명이 불고 있는 것은 첨단 융합센서, 컴퓨터비전, 분석 기술이 강력한 컴퓨팅 성능과 접목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제 서비스 로봇은 주변 환경을 빠르게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다. 이 같은 모바일 기술은 AMR, 자율배송 로봇, 안내 서비스 로봇, 순찰 로봇 등 다양한 로봇기술에 기본적으로 구현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더욱 더 각광=서비스 로봇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각광받고 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로봇과 사람 간 커뮤니케이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한 MZ세대가 소비 주체로 부상하면서 서비스 로봇의 활용 영역이 넓어질 전망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율배송 로봇의 유용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자율배송 로봇은 소위 ‘라스트 마일(last mile,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마지막 구간)’을 담당하는 로봇이다. 고객의 집 앞까지 음식 또는 소포를 자율 배송해주는 로봇은 온라인 상거래의 급격한 증가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시장 조사기업인 럭스리서치(Lux Research)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자율배송 로봇이 전체 배송물량 가운데 20%를 처리하고 시장 규모는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로봇의 상용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스타십 테크놀로지스 등 자율배송 로봇기업들이 앞다퉈 음식 배달 서비스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대형 유통업체들도 라스트 마일 구간에 자율배송 로봇과 드론을 투입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해오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자율 배송로봇 샤오만뤼(小蛮驴)가 올해 9월 말 현재 중국 내 20만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누적 100만건의 배달을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류로봇 시장의 급성장=현재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가장 약진하고 있는 분야는 물류 로봇이다. 물류 로봇은 물류센터나 공장 등에서 IoT와 자율주행 등 로봇기술을 이용해 주변 환경 및 상황을 인식하고, 인공지능 기술의 융합을 통해 스케줄링 등 물류 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설계된 로봇시스템이다. 물품의 포장·분류·적재 및 이송과정에 활용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 쇼핑과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고객들의 주문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물류창고 시스템의 구축과 다양한 물류로봇의 도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아마존, DHL, 페덱스, 월마트, 알리바바, 징둥 등 세계적 기업들이 물류혁신을 위한 로봇 기술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으며, 물류 산업이 각국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미래핵심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시장 조사 및 분석 기업인 ABI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전 세계 물류창고 로봇 시장은 연평균 23% 이상 증가해 2030년 5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ABI리서치는 “모바일 로봇은 물류창고 로봇 시장의 중심에 있으며, 출하량과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AGV(Autonomous Guided Vehicles:무인운반로봇)와 AMR(Autonomous Mobile Robots:자율이동로봇)이 물류창고 내에서 상품을 이동시키는 데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워크플로우에 통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물류창고 분야에서 로봇 기술은 ‘초기탐색 단계’에서 ‘보다 성숙한 시장’으로 전환되었으며 광범위한 자동화(automation) 시장에서 AMR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류 로봇은 이제 물류 창고 등 분야에만 예외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병원, 요양원, 호텔 등이 물류 이송 로봇을 속속 도입하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같은 경향은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 서비스 로봇의 강자 ‘의료 로봇’=코로나 팬데믹 이후 물류 로봇이 눈부신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전문 서비스 로봇 분야가 바로 의료 로봇이다. 의료 로봇은 고가의 제품으로 판매대수가 적지만 매출액 면에서는 압도적이다. 지난 2019년 전체 전문 로봇 서비스 시장에서 의료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47%(매출액 기준)에 달한다. 전체 전문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2019년 의료 로봇 매출은 53억달러인데 2022년 113억달러 규모로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비해 물류 로봇 매출 규모는 2019년 19억달러에서 2022년 53억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물류 로봇의 성장률이 100%를 상회하고 있지만 매출 규모면에선 의료 로봇 분야에 턱없이 부족하다.

노령화 사회의 진입으로 의료 로봇의 수요는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건강 및 의료에 대한 정부 및 국민들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의료 로봇 시장은 그야말로 날개를 달았다. 여기에 재활 로봇, 케어 로봇 등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도 의료 로봇 시장의 전체 파이를 키우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의료 로봇 시장이 커지면서 의료 로봇 시장에 신규 진출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다빈치 로봇으로 수술용 로봇 시장을 독점해왔던 인튜이티브 서지컬 외에 여러 의료 로봇 전문기업들이 새로운 의료 로봇 시장을 겨냥해 물밑경쟁을 펼치고 있다. 의료 로봇 시장이 성장하면서 장기적으로 산업용 로봇 최대 시장인 자동차 산업의 로봇 수요를 넘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