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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머리'를 도려내자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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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19  01: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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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대부분의 지능형 로봇들은 인형 모양의 머리와 팔을 가지고 있다
. 이런 머리와 팔이 실제로 하는 기능은 거의 없다. 단지 사람들에게 나는 로봇입니다라고 알리는 역할만 하고 있다. 이렇게 별로 필요 없어 보이는 외형을 꾸미는 비용은 전체 제작비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재료비보다 목형이나 금형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젊은 로봇 공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거추장스런 외형에 대해 제거하거나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새롭게 개발되는 로봇들은 거의 모두 쓸모없는 머리나 팔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로봇계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중견 로봇공학자들의 생각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로봇계를 좌지우지한 이들은 외형이 로봇처럼 보이지 않으면 로봇으로 분류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 어떤 로봇 공학자는 최근 아이로봇 등을 통해 상용화되고 있는 텔레프레즌스 로봇에 대해 움직이는 테블릿PC’라고 혹평을 하며 로봇은 최소한 사람과 같은 외형을 갖춰야지 우리가 도깨비를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흘려버릴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로봇 R&D를 기획하고 평가하고 있는 사람들의 말이라면 달라진다. 정부 연구개발 과제를 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거추장스런 외형을 만들어야 로봇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상하게 들리지만 실제 로봇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머리가 없는 로봇을 어떻게 로봇으로 보고할 수 있겠냐는 생각을 가진 정부 관계자들도 다수다.

한편에서는 외형이 연구비용을 처리하기 위함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즉 멀쩡한 도로를 뜯어 고치는 것과 같은 일이 로봇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비를 아낀다고 해도 어떠한 혜택이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책정된 연구비는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한 로봇기업 사장은 머리를 안 만들고 1000만원을 절감했다면 그 돈을 어떤 식으로든 써야한다라는 이상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그런데 머리를 만들지 않고 기능을 추가하면 되지 않는가.

거추장스럽고 쓸모없는 로봇의 머리를 도려내고 실제로 필요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며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연구비가 활용되길 기대해 본다.

김태구  kt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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