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깊은 해구를 탐사했던 미국의 원격수중로봇 '네레우스'가 수심 6000m의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바다속에서 작별을 고했다.

깊은 바다를 탐사하며 해저 비밀을 푸는데 기여해 왔던 미국의 원격조정수중로봇(ROV) ‘네레우스’(Nereus)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파괴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WHOI)는 뉴질랜드 인근 케르마덱 해구를 탐사하다가 실종 됐던 네레우스가 파괴된 것을 확인했다.

네레우스는 지난 8일 케르마덱 해구 수심 6000m에서 해저 능선 탐사를 하던 중 7시간 동안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연구팀이 시스템 복구 작업을 하며 인근 바다를 수색한 결과 물위에서 떠 있는 파편 조각을 발견하고 이것이 네레우스의 일부임을 확인했다. 현재 연구팀은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추가 잔해 수색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네레우스는 길이 4.25m 폭 2.3m 무게 3톤의 ROV로 WHOI에 의해 개발, 2008년부터 해저 탐사에 투입돼 왔다. 지난 2009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필리핀 인근 마리아나 해구의 바닥에 닿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표본 채취를 위한 로봇팔이 달려 있고 고해상도 카메라와 실시간 전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동안 심해 깊은 곳의 특이한 생물체를 발견하기도 했고, 해저 지질의 화학적 구성과 생성의 비밀을 푸는데 과학자들에게 단초를 제공해 왔다.

WHOI의 연구 책임자인 래리 마딘은 “네레우스의 손실은 불행한 일이지만 인명 손실이 없는 것이 다행이다”며 “파괴 원인을 분석하고 더욱 진보된 로봇을 개발해서 지구상 가장 깊은 곳에 대한 탐사와 연구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