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기획수행기관)이 서비스로봇 신시장 창출을 위해 추진 중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혁신사업에 6곳의 지자체가 유치계획서를 제출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지난달 30일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국가로봇테스트필드 부지 공모 신청을 마감한 결과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충청남도, 경상남도 등 6개의 기관이 유치계획서를 제출했다. 이들 기관은 앞서 지난 6월 30일 유치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부지 유치계획서 접수를 마감함에 따라 부지선정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지방자치단체간에 유치 경쟁이 치열함에 따라 위원회 운영을 통해 부지 선정의 객관성, 공정성 및 신뢰성 확보에 최대한 역점을 두는 한편 보안 유지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부지평가 작업은 8월 4일부터 6일까지 현장 확인, 8월 11일 발표 평가로, 일정이 매우 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6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은 대책 마련 회의, 현장 확인, 발표 자료 준비 등으로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서울을 제외한 지방자치단체들은 서울시가 유치계획서에서 마곡R&D산업단지를 제안함에 따라 상당히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들 지방자치단체들은 국가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국가적인 프로젝트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혁신사업이 자신들의 지역에 유치되어야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다.

‘마곡R&D산업단지’를 국가로봇테스프 필드 부지로 제안한 서울시는 로봇 분야의 핵심인 기업들의 R&D연구소가 양재와 마곡 일대에 집중되어 있으며 ICT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상암DMC에 구축된 ‘자율주행 테스트베드(고도자율협력주행 시범지구)’ 등 기존 테스트베드 인프라를 적극 연계 및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황보연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시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유치를 위해 마곡이라는 최고의 요지 제공을 결정하고, 기존 서울이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바이오산업 클러스터 운영 경험을 총집결하고 있다”며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충청남도는 대전시와 세종시가 참여하는 광역 협력 모델을 바탕으로 당진 석문산업단지를 부지로 제안했다. 충남은 자동차, 철강, 반도체, 정유, 기계, 디스플레이 등 수많은 대기업들이 입주해 있으며 로봇과 접목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실제 환경과 유사하게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근로자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 등을 실증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충남은 해양과 인접해 있어 해양 로봇 실증 여건이 잘 마련되어 있고, 노령화가 심한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돌봄 로봇 보급을 위한 실증 시설의 도입 필요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충청남도 민준기 팀장은 “국가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국책연구기관이 밀집한 대전, 자율주행 시범 지역인 세종 등과 협력하고 있으며 충북 오창 등과의 협력 네트워크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충남에 국가산업단지가 지정된지 15년이 지났는데 국가산단을 더욱 활성화하려면 국가로봇테스트필드의 유치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대구광역시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입지하고 있고, 2017년 완료된 로봇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통해 탄탄한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부지는 달성군 현풍면에 위치한 테크노폴리스를 제안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대경본부, DGIST 등이 밀집해 있어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최적지란 주장이다.

대구광역시 한성연 팀장은 “대구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유치, 로봇클러스터 조성 사업, 글로벌 로봇 클러스터 사업 등을 통해 탄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데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각종 테스트 및 인증 장비를 갖추고 있는 만큼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시설까지 갖추게 되면 로봇산업에 대한 전주기적 지원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인 에코델타시티(EDC)를 조성하고 있는 부산시는 EDC와 연계한 국가로봇테스트 필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경상남도는 경남마산로봇랜드와 제조로봇혁신 센터 등 로봇 인프라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광주광역시도 유치계획서를 제출했다.

한편 이번 국가로봇테스트필드 부지 선정 평가 과정과 관련해 수도권 이외 지자체들은 평가과정에서 국가지역균형에 대한 고려가 별로 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입지 조건만 따진다면 로봇, IT 등 첨단기술 기업, 관련 R&D(연구·개발) 시설 등이 집중된 수도권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유지 계획서를 제출한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평가항목에 지역 균형 발전에 관한 내용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며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다른 지역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고 다른 지자체 관계자 역시 "평가 과정에 지역 균형이 고려되어야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 부지 선정은 오는 13일 최종 발표될 예정이다. 부지로 선정되더라도 향후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한다.

한편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혁신사업은 총 사업비 30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3년부터 2029년까지 7년간 진행하는 국가적 차원의 프로젝트다. 서비스 로봇 규제혁신을 위한 인증체계 구축 및 실환경 기반의 인프라 구축을 통해 서비스 로봇 신시장 창출 및 사업화 촉진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