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게임을 조작하는 소프트 로봇 핸드(사진=메릴랜드대)

美 메릴랜드대 연구팀이 닌텐도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게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민첩한 소프트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로봇은 오픈소스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제작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를 과학 전문 저널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기가 아니라 유압 또는 공압으로 동작하는 소프트 로봇은 안전하고 융통성을 갖추고 있어 보철장치나 생의학 장치 등에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물 또는 공기를 내부에 포함하고 있는 소프트 로봇은 하드웨어 로봇에 비해 제어하는 게 어렵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메릴랜드대 '라이언 D. 소촐' 교수 등 연구팀은 이번에 '집적유체회로(integrated fluidic circuits)' 기술을 접목해 한번의 입력으로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3D 프린팅 방식 소프트 로봇을 개발했다.

현재 UC버클리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조슈아 허버드(공동 저자)는 “이전의 소프트 로봇들은 손가락별로 독자적인 제어라인을 갖고 있어 휴대성과 유용성에 제한이 있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소프트 로봇 핸드는 집적 유체 트랜지스터를 갖추고 있어 단 한번 유체에 압력을 가해 닌텐도 게임의 여러 조작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3D 프린팅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이번에 연구팀은 단 한번의 제어 입력 강도에 반응해 소프트 로봇 손을 작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집적 유체 회로를 설계했다. 예를 들어, 낮은 압력을 가하면 첫째 손가락만 닌텐도 컨트롤러를 눌러 마리오가 걷도록 할 수 있으며 높은 압력을 가하면 마리오 캐릭터 점프를 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저압, 중압, 고압, 꺼짐을 자동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세트 프로그램을 만들어 로봇 손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게임 레벨 1단계를 90초안에 완료할 수 있도록 했다.

공동 저자인 루벤 아세베도 박사는 "최근 여러 그룹에서 소프트 로봇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체회로를 활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유체회로를 로봇과 통합하고 구축하는 방법은 높은 수준의 수작업과 기술 역량을 요구하기 때문에 최소한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컬러 프린터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여러가지 '잉크' 재료가 겹쳐진 '폴리젯(Polyjet) 3D 프린팅' 기술에 눈을 돌렸다.

연구팀 관계자는 "3D 프린터에서 '시작'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소프트 액추에이터, 유체회로소자 및 로봇의 체형을 포함한 완벽한 소프트 로봇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슈퍼마리오 게임을 통해 자신들의 연구에 대한 동기 부여를 받았다고 했다. 로봇 연구에 게임을 활용함으로서 과학에 재미 요소를 추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닌텐도 게임 뿐만 아니라 거북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소프트 로봇에 대해서도 논문을 통해 소개했다.

연구팀이 만든 모든 소프트 로봇은 메릴랜드대 테라핀 웍스(Terrapin Works) 3D 프린팅 허브에서 제작됐다. 연구팀은 누구라도 소스를 다운로드하고, 필요에 따라 수정하고 3D 프린팅 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 방식을 선택했다.

소촐 교수는 "이번 오픈소스 3D 프린팅 전략이 집적유체회로를 갖춘 소프트 로봇에 대한 접근성, 보급성, 재현성 및 채택 범위를 확대하고, 현장에서 기술의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