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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지능 없는 한국 - AI 인문학 3AI 시대를 위한 기업, 교육, 사회, 국가 혁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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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7.04  21: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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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후진국이 될 것인가, AI 선진국이 될 것인가?
그 선택은 지금-여기-우리의 행동에 달려 있다!
게임 산업의 최고 전문가, 위정현 교수가 들려주는
AI의 미래, 한국의 미래


2021년 6월 9일, 아잘리아 미르호지니(Azalia Mirhoseini) 등 구글의 인공 지능 연구자들은 '네이처'에 인공 지능 반도체를 설계하는 인공 지능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인간 전문가도 몇 달씩 걸리는 데이터 처리 및 딥 러닝을 위한 반도체 소자 설계를 6시간 미만의 시간에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미르호지니 등은 논문에서 자신들이 개발한 이 방법론이 차세대 구글 인공 지능 개발을 가속할 것이고, 인공 지능 설계용 하드웨어가 인공 지능의 발전을 촉진하며 서로 공진화하는 관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예측한다. 말 그대로 기계가 기계를 만드는 시대, 인공 지능이 스스로 진화하는 시대를 예감케 하는 논문이다.

20세기 초반에 등장한 ‘기계를 만드는 기계’인 공작 기계는 후발국 독일과 일본을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만들어 줬고, 지금도 공작 기계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가, 없는가가 세계 경제에서의 지위를 결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21세기의 ‘기계를 만드는 기계’인 인공 지능은 세계를, 아니 한국을 어떻게 바꾸게 될까?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AI 인문학 총서"의 3권 '인공 지능 없는 한국: AI 시대를 위한 기업, 교육, 사회, 국가 혁신 전략'에서 IT 산업과 게임 산업의 전문가로 이름 높은 위정현 중앙 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인공 지능이 기업, 교육, 사회, 국가를 어떻게 바꿀지 전망하고, 그 대안을 모색한다. 위정현 교수는 교육계와 게임 산업계에서는 게임과 교육을 결합한 G러닝(Gameplay Based Learning)의 창시자로 유명하고,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게임 중독의 질병 코드 지정은 산업 생태계를 붕괴시키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방어전을 펼친 논객으로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20년 전인 2003년 비트코인 같은 가상 화폐가 주도하는 디지털 경제의 도래를 예측하는 논문을 발표했고, 10여 년 전인 2008년과 2009년에는 일본이 IT 시대에 적응하는 데 실패해 쇠락해 갈 것이라는 책을 우리말과 일본어로 출간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 디지털 경제/경영 분야의 석학이다. (일본어판은 『일본 재생론(日本再生論: Re:boot Japan)』이라는 제목으로 엔터브레인 출판사에서 2009년 9월에 출간되었다.)

디지털 산업 생태계의 미래를 예측해 온 위 교수는 이번에는 인공 지능 분야에, 특히 한국의 인공 지능 정책 전반에 대해 예측의 나침반을 놓는다. 위 교수에 따르면 알파고 이후 인공 지능은 20세기 초반 2차 산업 혁명기에 ‘(수치 제어형) 공작 기계’가 했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블루칼라 노동을 넘어 화이트칼라 노동의 자동화가 급속도로 진전될 것이고, 고용에서부터 인사 관리까지, 생산에서 유통까지, 사기업에서 공공 기관과 국가 조직까지, 교육에서 복지까지, 기업, 사회, 교육, 국가 전 분야에서 급격한 변동이 일어날 것이고,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경쟁에서 탈락하고, 국가는 패권을 잃고, 개인은 잉여 인간을 전락할 것이다.

특히 위 교수는 인공 지능이 한국 사회에 미칠 영향을 지적하면서, 한국민의 역사적 DNA에 새겨져 있는 기억을 소환해 낸다. 임진왜란 때 조선군의 방어 전략을 무력화시켰던 조총에 인공 지능을 비유한 것이다.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한참 전부터 조선 조정은 조총(화승총)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쓰시마 도주가 선물한 조총을 분해도 해 보고, 시험 사용도 해 보는 등 분명 진지하게 분석, 연구했다. 하지만 조총의 연사 성능이 조선의 활보다 떨어지고 사정 거리도 짧고 우천 시 무용지물이 된다는 단점만 보고 조총을 무시해 버렸다는 것이다. 위정현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조정에서 신립 장군은 사거리 겨우 50미터의 조총을 비웃으며 “기병으로 조총 부대를 단숨에 쓸어 버릴 수 있다.”라고 장담하기까지 했다. 만일 조선이 조총의 잠재적 위력을 파악해 즉시 개발에 나섰다면 임진왜란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활과 총의 대비는 어처구니없지만 혁신 제품의 초기에는 항상 이런 일이 발생한다. 핵심은 우리가 혁신의 잠재적 파괴력을 인지하느냐의 여부이다. -본문에서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이후 한국 사회에는 인공 지능 붐이 나름 뜨겁게 불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와 국가가 이 혁신의 잠재적 파괴력을 제대로 인지하고 대응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마케팅을 위한 광고 문구,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한 기술적 핑계, 정부 돈으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들의 제안서용 키워드로 전락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게 위정현 교수의 진단이다. “IT 강국 신화”에 갇힌 한국 사회와 국가가 인공 지능에 기반을 둔 산업 생태계를 제대로 구축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미래의 패배”를 일시적으로 막고 지연시킬 수는 있겠지만, 결국 “인공 지능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경고가 이 책의 핵심 메시지이다.

'인공 지능 없는 한국 - AI 시대를 위한 기업, 교육, 사회, 국가 혁신 전략'
위정현 지음 | 336 쪽 | 18,500원
사이언스북스 펴냄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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