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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철 유진로봇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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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06  20: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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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이 로봇을 크게 요구할 때가 올 것"

서비스하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이 함께 로봇을 만들어야
로봇과 스마트폰이 기술과 시장을 함께 이끌어 가는 '공생' 필요
네트워크를 통해 로봇에 지능을 구현하는 방식에 '관심'

신경철 사장(58)의 인터뷰를 위해 서울 가산동에 있는 유진로봇 사무실을 찾은 건 오후 4시쯤. 사무실에서의 하루 일과 중 통상적으로 피로도가 가장 높을 때이다. 방문에는 본지의 조규남 발행인이 창간인사를 하고 싶다며 동행한 터였다. 인터뷰에 앞서 조발행인이 먼저 신사장에게 본지의 창간 취지와 보도 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가 설명을 다 듣더니 “한가지만 의견을 드리겠다”고 나섰다. 어찌 보면 “앞으로 잘하겠다, 지켜봐 달라”는 가장 재미없는 설명들이었을텐데 그는 흘려 듣지 않았던 모양이다. 인터뷰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한가지 의견을 드리자면, 로봇을 융합의 산물이라 하지만 아직 정책에서부터 개발, 생산, 사용자, 교육에 이르기까지 로봇을 다루는 입장이 ‘하나의 하드웨어 플랫폼’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제 거기에 수요자, 서비스 사업자들까지 끌어들이지 않으면 로봇산업의 비전은 없다고 봅니다. 컴퓨터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개발자만 참여하는 거 아니잖아요. HCI(Human-Computer Interaction)학회에 가보면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합니다. 그런데 우리 로봇 소사이어티(로봇학회)에는 공학적으로 로봇을 전공하는 사람들만 참여해요. 이제는 가령 노인용 로봇이라면 그 로봇으로 노인서비스를 해야 할 사람, 또 서비스를 받는 노인들도 참여해야 된다고 봐요. 창간하는 로봇신문이 그런 점들을 많이 고려해보면 좋겠어요."

진지하게 고민해보겠습니다. 이제 로봇산업도 진짜 세밀한 시장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이지요?

그렇죠. 교육 분야만해도 로봇을 많이 쓰고 있거든요. 그런데 여전히 과학교육의 툴로만 생각해요. 현재 유치원에는 2000여대의 ‘아이로비’가 보급됐고 담당 교사들도 그만큼 많아요. 그들도 개발이나 시장전략을 짜는데 끌어 들어야지요. 외국에서는 노령화 시대 대응방법으로, 로봇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노령화 대응인력을 로봇으로 해결합니다. 그게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하는 나라들이 많아요. 그래서 시범사업도 하고 그러는데 우리는 보건복지부에서부터 전혀 움직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산업통산자원부만 나선다고 일이 되지 않거든요!. 복지부가 움직여주지 않는데 산업부가 어떻게 노령화 대책을 세워 로봇을 활용하겠어요.

로봇을 투입하려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요? 사회적 입장에서 보면 고용률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올 수도 있겠고…
어차피 비용 개념이란 게, 노인을 서포트하는 비용을 어떻게 적게 들이면서 효과는 또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겠는가 하는 쪽으로 생각해야지, 고용을 어떻게 늘릴 것이냐부터 생각한다면 해결방법이 없죠. 오히려 국내 고용이 느는 게 아니라 해외 이주노동자만 많아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요..

언젠가 어느 인터뷰에서 보니 “대학 때부터 오로지 로봇만 꿈꾸었다”고 하셨던데요.
하하...그건 그 기자가 글을 품위 있게 쓰기 위해 그랬을 겁니다. 꿈이라면 대학보다는 초등학교 때부터 꿈꾸었다고 해야겠지요. 로봇만화를 많이 봤으니까. 그런데 중고교 때까지도 로봇이 그렇게 활성화 되지 못
▲ 2012로보월드 현장에서 한방송과 인터뷰
했어요. 그러다 보니 과학적인 측면에서 생각은 해봤지만 솔직히 로봇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못했습니다. 다행이 1976년 대학에 들어갔을 때 즈음해서 로봇이 산업적으로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학과(서울대 기계설계학과)는 로봇을 염두에 두고 선택했나요?
꼭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학과는 학부 1학년 때 선택하지만, 전공은 보통 대학원에서 선택하는 거니까요. 로봇으로 승부를 걸어보겠다 생각한 건 석사 마치고 미국 유학 가서 그랬다고 해야 맞을 것 같군요.

유학 때 무슨 계기가 있었나요?
미국 유학가기 전에 KIST에서 1년간 연구원 생활을 했는데, 그때 우리나라 로봇산업 현장을 많이 다녔어요. 로봇이 앞으로 굉장히 중요한 분야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공학도로서 연구개발에 대한 관심도 컸고요. 유학가서 보니 미국에서는 산업용 로봇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해요. 산업적으로나 공학적으로나 가장 핫(hot)한 토픽이었고요. 그래서 그런지 그때 한국에서 유학간 사람들 중에 저처럼 로봇 전공자가 유난히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때 남들이 잘하는 것을 나는 더 잘해보겠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그때는 로봇계에서 미국 일본이 쌍벽을 이루고 있었지요?
일본은 산업적으로 성공했고요. 미국은 기술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됐는데 산업적으로는 신통치 않았어요. 자동차 노조가 로봇 도입을 강하게 반대 했어요. 자기네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생각했겠지요. 그런데 일본엔 그런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덕분에 80년대 일본의 자동차산업은 굉장히 발전했고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데미지가 컸습니다.

1988년 귀국해서 삼성항공에 입사하셨는데 2년만에 그만두셨어요?
삼성항공 정밀기계연구소에서 로봇개발팀장을 하면서 로봇과 칩 마운터를 개발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로봇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2년 만에 그만두고 1990년 아버님 회사에 가게 됐습니다.

결국 부친 회사를 물려받아 업종을 로봇으로 바꾸었는데 부친께서 반대 하시지 않았나요?
아버님이 경영하시던 기업은 기신엔지니어링이란 금형 회사였습니다. 아버님께서도 자동차 공학 전문가여서 새로운 분야인 로봇에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제가 경영에 참여하면서 회사이름을 유진로보틱스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로봇 사업에 뛰어 들었습니다. ‘아이클레보’ 나왔던 2005년에 지금의 이름으로 다시 바꾸었습니다.

처음에는 멤스(MEMS) 같은 산업용 장비부터 했지요?
당시(1990년대 초)에는 서비스로봇 분야가 별로였어요. 로봇 하면 산업용로봇, 산업용로봇 하면 당연히 자동화였습니다. 그래서 매니퓰레이터 타입이든, 빌트인 타입이든 로봇기술과 자동화는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로봇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동화에 투입하기 위해 로봇을 개발한 거죠. 그래서 저희도 그런 분야의 하나로 당시 반도체 사업을 하던 모토로라의 테스트 장비를 개발하게 된 겁니다. 자동화는 지금까지도 조금씩 하는데 그 동안 개발한 장비가 500개가 넘어요.

그 다음에 군사용 로봇 ‘롭해즈(ROBHAZ)’의 개발인가요?
자동화 기기 10년 정도 하고 나서 처음 서비스용 로봇을 한 거죠.

그렇다면 신규사업 차원에서 ‘롭해즈' 개발에 나섰네요?
'롭해즈' 프로젝트는 KIST가 주관했던 민군 기술과제였습니다. 군사용 로봇이란 게 작전지역에 사람대신 투입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어찌 보면 수요가 명확하고요. 그래서 참여하게 된 거죠. 그걸 사업확장이나 신규사업 차원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당시는 서비스용 로봇이 1~2년 내에 사업화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을 못했습니다. 참여 당시에는 한 5년쯤 뒤면 사업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군에게 도입 필요성을 인지시키고 신뢰성도 갖춰야 하고, 군이 도입한다면 무기체계에 넣을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과정도 있는 거죠. 그걸 다 계산해보니 한 15년쯤 걸렸더군요.

사업적으로 재미는 보지 못했군요.
유진로봇이 서비스 로봇기업으로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는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또 크게는 아니지만, 군사용 로봇 프로젝트에 일정규모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도 됐고요.

▲ 2011년 5월 미국방대학 관계자들이 유진로봇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신경철 사장
그 다음에 개발한 ‘아이로비(iRobi)’는 로봇과 네트워크가 접목한 개념의 개인서비스용이지요?

그때는 개인용서비스 로봇에 대한 기대가 컸고 일본에서도 ‘아시모(ASIMO)’가 화제가 되면서 로봇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커지게 됐어요. 저희도 로봇을 통해서 개인의 생활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지 않을까, 또 그런 로봇으로 뭘 서비스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요, 여러 가지 있었겠지만 그 중에서도 교육과 노인 분야를 주목했죠. 그런데 이런 분야는 반드시 콘텐츠를 통해서 실시간 정보나 서비스가 필요해요. 그렇다면 로봇에 네트워크 접목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2004년 선보인 게 ‘아이로비’ 였죠.

네트워크 로봇은 참여정부 때 신성장동력으로서 로봇산업의 주된 개념으로 채택이 된 건데..
당시에 네트워크 로봇에 대한 생각은 산학연에 걸쳐 확산돼 있었어요. 업계에서는 저희뿐 아니라 한울로보틱스, 마이크로로봇(한호기술 전신), 로보티즈 같은 서비스용 로봇 회사들이 그랬고요. 그런 상황들이 참여정부 서비스로봇정책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게 된 계기가 됐겠죠.

청소로봇 ‘아이클레보’는 상업적으로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데, 자세히 보니 에너지와 환경문제 등 세심한 상품전략도 가미돼 있더군요. 앞으로는 어떤 고객 전략을 계획하고 있나요?
지금은 청소로봇에 내비게이션이 달려있다 하더라도 한번 작동하면 온방을 다 청소하고 다니지 않습니까? 앞으로는 원하는 지역이나 방만을 청소하게 하도록 하는 기능을 넣을까 해요. 시장전략은 계속 업그레이드 될 겁니다.

2006년 어느 간담회에서 서비스용 로봇시장을 매우 낙관적으로 보셨던 데요. 그때는 그런 징조들이 확실하게 있었나요?
당시 저희만해도 ‘아이로비’나 ‘아이클레보’에 대한 시장전망은 아주 좋았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저희 생각하고는 시장이 조금 달리 간 게 몇 가지 있었습니다. 하나는 기술 부문에서는 신경을 많이 썼는데 양산과 품질체계에서는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을 맞추지 못했고요. 또 하나는 로봇에 쓰일 음성인식이나 시각인식 기술들이 학교나 연구소 수준에서 많이 개발돼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현실 환경에서는 자유롭게 돌아가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로봇은 궁극적으로 사람이나 동물을 닮아야 할까요?
영화에서는 멋있게 활동해야 하니까, 사람을 닮았지만. 그렇다고 로봇이 꼭 사람이나 동물을 닮아야 한다고 보진 않아요. 로봇은 사람을 도와서 좀더 창의적이고 편리하게 해주는 일을 하잖아요. 그런데 사람처럼 생겨야 하기 때문에 비싼 로봇하고, 같은 기능을 하지만 외관은 심플하게 생겨서 가격이 싼 로봇이 있다면 싼 쪽이 더 많이 팔리지 않을까요? 디자인 개념만 잘 살릴 수 있다면 외관보다는 기능과 가격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람들도 어디에 전시해서 누구에게 보여줄게 아니고 자기가 쓸 거라면 이왕이면 싼 것을 택하겠지요. 청소로봇은 이제 부담 없는 가격대가 됐고요. 다른 로봇도 기술들이 하나하나 저가화되고 있으니까 따라갈 거라 봅니다. 그리고 로봇도 이젠 얼마씩 내고 빌려 쓰는 시대가 조만간 올 거라고 봐요.

로봇시장의 활성화 전략을 스마트폰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애플은 핸드폰이 많이 보급된 상황에서 아이폰에 여러 콘텐츠와 서비스를 담아 스마트폰 개념을 낳았습니다. 또 그것을 삼성이 발전시켜 산업을 키웠고요. 로봇 업계도 애플이 했던 작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봐요. 처음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나왔을 때는 당황했었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모빌리티와 텔리프레젠스가 가능하다는 게 로봇만의 차별점이었는데, 그런 것들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대체하는 것 아닌가, 이러다가는 서비스 로봇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편에서 보면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할 수 없는 것을 로봇은 할 수 있는 게 많아요. 그렇다면 이제 스마트폰과 태블릿과 공생 입장을 모색해야 되는거죠.

공생?
예를 들면 태블릿의 정보와 클라우드컴퓨팅 기능을 로봇이 쓰도록 하자는 겁니다. 또 로봇의 음성인식은 한계가 있으니까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기능을 가져다 쓰고요. 요즘에는 스마트폰용 콘텐츠를 그대로 탑재하는 로봇들도 나오고 있어요.

그러고보니 지금 제가 지금 녹음기로 사용하는 이 디지털 카메라에도 스마트폰 한 대의 기능이 그대로 들어 있더군요.
맞아요 그런 개념이죠. 저는 조만간 우리 사회의 환경이 로봇을 크게 요구하는 때가 올거라 봐요.

정말 재미있어 지겠네요. 장차 로봇과 스마트폰이 함께 시장을 이끌어갈수도 있겠네요?
그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은 아직 홈서버 역할을 하고 있진 않습니다만 현재 개발중인 기술 가운데 ‘콘서트 서비스’라는 게 있습니다. 로봇을 서버로 해서 홈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솔루션 개념이죠. 로봇 하나가 모든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IP기반 기기 그리고 다른 로봇들을 연결하여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조화롭게 제공하자는 개념입니다. 로봇과 스마트폰이 공생하는 구조이죠. 오픈 소스를 활용해서 국제 공동연구로 진행하는데 외국에서도 반응이 좋아요. 당장 언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 테스트중이니까 내년부터는 조금씩 시범사업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겁니다.

로봇의 발전 방향이 여러 갈래가 있을 텐데요. 예를 들어 로보틱스와 인지과학 등이 결합해 가는 방식, 그리고 스마트폰 진화 모델을 따라가는 것도 있겠는데 결국 궁극점은 같을까요?
좀 다를거라 봅니다. ‘휴보(HUBO)’처럼 정교한 매커니즘을 가진 로봇은 그 나름대로 발전해야 된다고 봐요. 그렇지만 인공지능의 미래는 잘 모르겠어요. 로봇에 지능을 탑재하는 것은 분명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영화 '아이로봇(I, Robot)'을 보면 중앙 컴퓨터가 네트워크를 통해 지능을 부여하잖아요. 일종의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인데, 그래서 서버가 다운되면 모든 게 한꺼번에 다운되는 모습도 보이긴 하지만, 앞으로 많은 로봇들이 그런 방식으로 지능을 구현하게 되지 않을까요. 반면 좀더 단순하게 특정한 기능을 하는 청소로봇과 무인자동차 같은 것들은 지능적이라기 보다는 목적이 뚜렷한 네비게이션 위주의 작업을 하도록 발전해 가고요. 그러니까 지능 자체를 네트워크로 가져갈 것인가, 네트워크로 정보만 연결할 것인가의 차이인데 어느 쪽이 대세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지난 4월초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로봇업계의 애로사항을 듣는 간담회를 마련했는데 그자리에 참석하셨죠? ‘실질적’인 간담회가 됐나요?
윤상직 장관은 과거 산자부에서 디지털전자과장 하셨잖아요. 당시 서비스용 로봇은 디지털전자과에서 했는데 그때 공부 많이 해서 그런지 로봇에 대해 많이 알고 계셨어요. 그런 점에서 로봇산업에 대한 허와 실을 아주 잘 알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그렇다면 업계에서는 윤장관이나 새 정부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겠네요?

당연히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그렇지 않게 나올 수도 있지만요 그렇다고 (정부가) 너무 산업전망을 미화하지는 않을 거라 봅니다. 현실을 정확하게 보고 좀 더 실천적인 장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무엇보다도 이제는 서툴게 정책하는 시대가 아니잖아요.

새 정부 초기에 로봇관련 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다가 지금은 횡보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참여정부 때부터 정부가 로봇에 대해 투자한다고 하니 기대가 컸겠지요. 그러나 기대만큼 해주지 못하니 버블이 생겨났다고 봅니다. 정부 지원이라는 게 개별 기업에서 보면 R&D 자금 얼마 받아다 쓰는 것일 뿐인데, 몇 백억 몇 천억 이익 내주는 게 아니잖아요. 투자자들도 이젠 기대는 하지만 실적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인 듯해요.

회사 경영 외에 외부활동 하고 계시는 것 있나요?
특별한 건 없고 여러 군데 강연을 즐겨 듣고 있습니다. 현재 제가 관여하고 있는 공학한림원의 CEO포럼이라든지, 또 경영인 대상 프로그램들에 관심이 있습니다 독서는 틈틈히 하는 편인데 융합관련 분야, 그리고 제가 신앙인이어서 종교서적 많이 읽고 있습니다. 이어령 박사의 ‘지성에서 영성’을 관심 있게 읽었습니다.

최고경영자로서 ‘신앙’은 무엇일까요?
신앙의 힘을 빌린다기 보다는, 회사가 나아갈 방향이라든지 개발한 제품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유익하게 기여할까, 또 협력회사나 저희에게 ‘갑’이 되는 기업과의 관계 등에서 어떻게 윤리적으로,민주적으로 배려하고 행동해야 할까 하는 과정에서 ‘신앙적인 것’을 생각합니다. 기업의 사회에 대한 기여나 직원들에 대한 처우, 소통 문제에서도 그렇고요. 개인적으로도 지금까지는 자기를 위해 살았다면 이젠 남을 배려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도 하고요.

사회적 기업의 역할에 관심이 많군요.
▲ 행주산성에서 가진 창립기념행사
사실 저희가 기업력에 비해서 매출이나 이익의 신장이 좀 떨어져요. 물론 기업이니까 당연히 매출 신장에 힘을 써야 하지요. 또 그렇게 하는 게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것이고요. 그렇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것은 곤란하잖아요. 다른 곳에 도움이 되면서 동시에 우리 회사에게도 뭔가 새롭고, 경영 측면에서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거기에는 고객에게 이익을 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것도 포함되겠죠' 꼭 신앙적인 자세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으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어요.

1시간여에 걸친 인터뷰가 끝이 났다. 인터뷰중 그의 말은 시종 낮고 부드러우며 조근조근한 느낌을 주었다. 말의 높낮이가 거의 일정해서인지 기업가라기보다는 교수라는 인상을 받기도 했다. 나중에 녹음을 풀어보니 거의 모든 답변에서 그는 “…라고 생각한다” “..라고 본다”와 같은 화법을 쓰고 있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를 때는 “글쎄요”라는 완곡한 표현을 썼다. 매사 신중하고 깊게 생각하면서도 남을 배려한다는 의미였다.

또 한가지. 일반적인 통념에서 본다면 회사 매출의 증대와 이익의 극대화는 기업가로서 최고의 가치기준일 텐데, 그에게서는 그런 분위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였을까. 인터뷰를 정리한면서 기업가로서, 우리나라 로봇계의 리더로서 그가 꾸는 꿈을 어렴풋이나마 짐작은 했지만, 그걸 글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가 기사작성에 도움이 될까해서 소개한다며 가까이하는 성경구절 하나를 이메일로 보내왔다. 그에 대한 느낌이 한꺼번에 정리가 되는 듯했다. ‘요한복음’ 8장 31~32절이었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글∙서현진 기자


[신경철 사장 주요 이력]

1956년 서울 출생
1976년 서울고 졸업
1980년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졸업
1982년 서울대 기계설계학과(석사) 졸업
1988년 University of Michigan(박사) 졸업
1988년~1990년 삼성항공 정밀기계 연구소 로봇개발팀장
1990년~현재 ㈜유진로봇 대표이사
2001년~2008년 한국로봇산업연구조합 이사장
2003년~2006년 한국지능로봇산업협회 초대 회장
2006년~현재 한국로봇학회 부회장, 감사
2008년~현재 한국로봇산업협회 수석 부회장
2010년~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2011년~현재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이사장

서현진 기자  suh@irobo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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