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롯데마트 사태’를 기억하시나요? 입구에서 출입 허가를 받고 ‘퍼피워킹’ 훈련을 진행 중이던 시각 장애 안내견이 마트 내에서 출입 거부를 당했다는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퍼피 워킹이란 안내견 후보 강아지가 1년 동안 일반 가정에서 사회화를 기르며 훈련하는 과정을 말한다.

당시 롯데마트의 SNS 계정에는 누리꾼들의 비난이 이어지면서 해명을 요구하는 민원들이 폭발했습니다. 실제로 현행법에 따르면 장애인 보조견 표지를 부착한 안내견의 출입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경우, 장애인 복지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합니다.

▲사진=SBS뉴스

이와 같은 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곳들에서 장애인 안내견의 출입을 거절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로봇개를 안내견으로 활용해보자는 시도가 있었는데요.

▲ 사진=UC버클리

바로 이 로봇입니다. MIT 김상배 교수와 네이버가 함께, 로봇개 미니 치타를 기반으로 만든 이 안내견은 자율주행차처럼 레이저 반사파로 장애물과 거리를 알아내는 라이다 장치를 갖췄는데요. 시각 장애인을 바라보는 카메라까지 장착해 사람이 로봇의 안내대로 잘 따라오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장애인이 잡은 목줄에는 힘 센서가 있어 속도를 감지하고 로봇과의 간격을 파악할 수도 있는데요. 실험 영상을 보면, 박스로 담을 쌓아 방향이 두번이나 바뀌는 좁은 길에서도 정확하게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로봇 안내견이 이렇게 정확한 안내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라이다로 거리와 장애물을 파악하고 내장 컴퓨터로 가상의 지도를 만들기 때문인데요. 출발할 때는 목줄을 팽팽히 당겨 사람이 빠르게 따라오도록 한다고 합니다.

파란색 사각형은 로봇, 주황색 원은 장애인을 가리킨다. 그리고 모퉁이로 접어들면서 속도를 늦추자 목줄이 느슨해졌고 사람은 이에 따라 좁은 길을 인지하고 같이 속도를 늦추며 안전하게 통과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로봇 안내견에는 GPS 장치를 이용해 지정된 장소까지 사람을 데려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기능은 실제 안내견이 할 수 없는 일이니 나름대로의 장점도 분명히 있어 보이죠.

▲ 사진=셔터스톡

물론 장애인과 안내견 사이, 살아 숨쉬는 생명체로서 나누는 유대감은 느낄 수 없겠지만 서로에게 의지하고 길을 안내하며 생기는 깊은 유대감은 로봇 안내견도 결코 뒤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성공적인 실험 결과에 따라, 앞으로 로봇 안내견을 상용화 하는 데 있어서 전망은 매우 밝아 보이는데요.

▲ 사진=유튜브 갈무리 캡쳐

여기에 더해, 로봇 안내견은 실제 안내견처럼 돈이 많이 드는 훈련 없이도 안내 소프트웨어만 컴퓨터에 넣고 업데이트 하면 된다고 하니 편리성도 뛰어나 보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이론과 실험에만 그친 내용인지라, 실제 도입 후 시각 장애인들이 어떻게 느낄지 정말 궁금합니다. 오늘도 기술의 발전이 선하게 흘러가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뿌듯하네요.

▒ 자료제공=마이로봇솔루션(https://myrobotsolut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