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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 교육의 기틀, 로봇으로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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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05  17: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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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정부시 녹양동 305번지에 위치한 경기북과학고등학교는 미래 한국을 이끌어갈 과학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고교이다. 1995년에 학교설립인가를 받아 10여년에 준비를 거쳐 2005년 3월 1일에 개교하였으며, 현재 경기도 유일의 과학고등학교이기도 하다.

한 학년에 100명(학급당 20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지난 3월에 9기 학생들이 입학하였다. 경기북과학고 학생들은 매사에 간절히 질문하고 깊이 파고들며 실천 가능한 생각들을 주변에서 찾아 구체화하라는 교훈 절문근사(切問近思)를 통해 창조인, 탐구인, 애국인, 건강인으로서의 전문적 소양을 기르고 있다.

최첨단 교육시설과 열정적인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기반으로 미래 우리나라와 세계를 이끌어 나갈 과학기술 분야의 인재를 꿈꾸며 학업과 연구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1기부터 7기 조기졸업생까지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공계 분야로 진학하여 미래 과학기술 강국의 기틀을 다져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심화ㆍ속진 중심의 수학, 과학 교육과정과 함께 토론, 독서, 논술 활동을 통한 의사소통 기반의 인문사회학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생들의 공학적 소질을 계발하고 적절한 진로지도를 위한 정보과학 교육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하며 균형 있는 융합형 인재양성(STEAM)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2012년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지원하는 미래형 과학교실 모델학교로 지정되어 다양한 융합교육이 가능한 미래형 과학교실을 구축하고 있다. 2013년에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지원하는 STEAM 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정규 교과 시간 이외에도 RnE(Research and Education) 활동, 과학동아리 활동 및 각종 연구활동 등에서 다양한 형태의 융합형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융합형 교육의 한 가지 형태가 바로 로봇 교육이다. 로봇은 그 자체가 간학문적이고 다학문적인 교수학습 재료이자 공학적 산물인 만큼, 다양한 내용과 형태의 융합 교육이 가능하다. 경기북과학고등학교에서 진행하는 로봇 교육의 형태는 다음과 같다.

첫 째, 전교생을 대상으로 정규 교육과정 속에서 로봇을 활용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1학년 학생 전체가 주당 4시간씩 학습하고 있는 정보과학 교과의 수업시간에서는 로봇을 제어하기 위한 다양한 알고리즘을 구상하고, C언어로 구현하는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다. 학생들은 라인을 주행하는 로봇에 대해 학습하고 보다 정확한 제어 알고리즘을 연구한 후, 개별 미션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최근에는 라인트레이서 로봇에 비례-적분-미분( PID:Proportional-Integral-Differential) 제어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안정적으로 라인을 주행하는 로봇을 연구함으로써, 승차감 좋은 무인주행자동차의 개발 및 모바일 기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소프트웨어적인 접근 방식을 이해하게 되었다. 정보과학 교과 시간에서 활용되는 로봇은 실세계와 밀접한 문제들을 제공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알고리즘을 SW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좋은 연구 소재로 활용되고 있으며, 학생들의 연구 성과는 과학전람회나 삼성 휴먼테크 논문대회 등을 통해 일반화되고 있다.

둘 째, 창의지성교육 프로그램 속에서 로봇을 활용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창의지성교육 프로그램은 경기북과학고에서 진행 중인 방과 후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2012년부터 개설되어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본 프로그램은 ‘로봇 공학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공학의 이해에 있다. 공학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에게 공학자들이 하는 일이나 공학자들이 하고 있는 고민들을 로봇을 통해 제공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팀원들과 함께 구상하고, 계획하며, 구현하고, 수정하는 창의공학적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소프트웨어적인 것은 물론, 기계공학적이고 전자공학적인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게 된다. 특히 2~3명이 팀을 이루어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최종 로봇 공학 프로젝트를 통해 ‘탁구공 피칭 머신’, ‘지능형 아날로그 시계’, ‘분리수거용 얼라인 머신’, ‘레이더의 개선을 위한 SW 개발’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수행하였다.

학생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공학의 참된 가치와 의의를 깨닫고, 본인의 공학적 소질을 탐색하는 진로탐색 및 선택의 기회를 얻는다. 또한 수업의 질 관리를 위해 소수의 학생만으로 진행되는데, 때문에 본 수업을 듣기 위해 2~3개월을 기다리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현재 시점에도 주중에 진행되는 창의지성교육 프로그램과 주말에 진행되는 토요창의지성교육 프로그램의 두 강좌가 개설되어 운영되고 있다.

셋 째, 경기북과학고 로봇연구동아리(NEXT)는 로봇을 활용한 융합교육의 산실로서 새로운 융합교육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NEXT는 ‘다음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다. 공학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세상을 바꾸기를 바라는 15명의 학생들이 모여서, 1년 동안 로봇교육, 특강 및 세미나, 연구활동, 대회출전, 봉사활동 및 논문집 발간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다.

로봇교육은 주로 지도교사나 졸업생 및 재학생 선배들과의 멘토링을 통해 진행되며, 모든 학생들이 로봇에 관한 과제연구를 진행하고 자체 세미나를 통해 발표하고 있다. 또한 쿼드콥터나 세그웨이와 같은 지능형 제어 로봇에 관한 연구를 통해 선행연구를 개선하는 논문을 작성하기도 하며, 최근에는 PID 제어 알고리즘의 성능 분석을 위해 랩뷰(Lab View) 기반의 시뮬레이션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각종 로봇대회에 출전하여 양질의 콘텐츠를 접하고 창의공학적 해결방법을 탐색하고 개발는 연구를 수행한다. 대회 수상 실적도 우수하여 전국정보과학경시대회 창작로봇부문 대상, 금상을 비롯하여, 서울로봇경진대회 동상, 전국창작지능로봇경진대회 동상, 장려상 등 다수의 입상실적을 거두기도 하였다.

또한 각종 로봇전람회나 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함께 나누고,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 서로의 미래를 공유하기도 한다. 특히 NEXT는 지난 2011년부터 자체 논문집을 발간하고 있으며, 로봇회사들의 후원을 받아 다수의 초중고교에 보급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체계적인 활동과 자타가 공인하는 연구 및 수상 실적으로 인해 최근 2년에 걸쳐 교내 우수 동아리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넷 째, 모든 로봇교육 활동의 질적 개선을 위해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다. 현재 경기북과학고에는 약 100여대의 서로 다른 종류의 로봇과 다양한 종류의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이 구축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프라만큼 중요한 것이 이를 가동하기 위한 교육 내용과 교육 방법이다. 경기북과학고에서는 핸즈온러닝(hands-on-learning)을 통한 교육적 효과를 넘어서 다양한 과학적 아이디어와 기술적인 설계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동교과 혹은 타교과 간의 다양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국어나 영어, 역사와 같은 인문학과도 마찬가지이다. 대표적인 예가 로봇을 설계하는 과정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알고리즘을 논술하게 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에게 원고지에 1000~1500자의 범위에서 로봇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과정을 논술하게 함으로써, 논리적 사고력과 표현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일부 우수한 로봇교육 활동의 결과물을 논문으로 작성하고 있다.

이렇게 작성한 논문들을 국내 혹은 국외 학술대회 등에 제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국어 교사 및 영어 교사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창작 로봇의 주제나 분야에 따라 역사, 음악 등과 같은 인문학 또는 예체능 교과와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는데, 실제로 최근에는 인류의 문화유산인 UNESCO 세계문화유산을 로봇으로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섯 째, 로봇교육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과학기술 문화 조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과학에 흥미가 많거나 과학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연간 1~2회 이상의 로봇체험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경기북과학고가 소재한 의정부와 인근 양주, 포천, 동두천 지역의 학생과 교사 30여명이 참여한 ‘정보과학 로봇캠프’를 진행하였으며, 의정부에 소재한 천보중학교 학생들 20여명을 위한 ‘로봇과학 체험교실’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과학고 교사들이 체험활동의 지도교사를 맡게 되지만, 행사의 준비나 운영 전반에 걸쳐 과학고 학생들의 봉사정신이 뒷받침 되고 있다. 특히 봉사를 하던 과학고 학생들 중에는 체험활동에 참여한 일부 학생들과 멘토링을 진행하며,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연계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과학기술에 대한 지역사회의 긍정적인 인식과 문화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경기북과학고등학교 로봇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융합교육을 통해 학교의 교훈인 ‘절문근사(切問近思)’를 실현하는 데 있다. 모든 문제해결의 시작은 문제 발견에 있다. 따라서 주변의 현상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끊임없는 질문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로봇을 활용한 융합 교육을 통해 절문(切問)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활동의 대표적인 예가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로봇융합 교육이다. 지도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프로젝트 주제나 분야를 탐색하다가, 우연히 학생들이 공부하는 일반물리 교재를 발견하였다. 그리고 포함된 역학 문제들을 이론이 아닌, 실제 공간에서 해결해보자는 제안을 하였다. 학생들은 다양한 역학 문제들의 문제상황과 해결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통제될 수 없는 변인들과 통제할 수 있는 변인들을 분석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것을 논리적으로 설계하고 물리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실험 환경을 직접 설계하고, 실험을 수행하였다. 그리고 결과를 분석하며 이론과 다른 결과를 분석하고, 오차의 원인들을 제시하였다.

2명씩 팀을 이룬 학생들은 ‘구름운동과 관성 모멘트 실험’, ‘가속도와 제동거리에 관한 실험’, ‘수직항력과 마찰계수에 관한 실험’, ‘원운동의 실제적 구현’과 같은 물리 운동 실험에서부터 ‘무인자율주행 자동차의 주차 문제에 관한 연구’에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였다. 특히 연구 논문을 작성하고,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는 정보과학 교사뿐만 아니라, 물리 교사들까지 참석하여 학생들의 연구 설계의 타당성과 연구 결과의 신뢰성을 점검해주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주변의 많은 현상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 문제해결의 시작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융합을 위한 융합 교육이 아닌, 문제해결을 위한 진정한 융합 교육을 체험하면서 학습동기도 크게 향상되었다.

로봇을 활용한 융합 교육을 통해 절문(切問)의 중요성 뿐만 아니라, 근사(近思)의 중요성도 이해하게 된다. 실제로 멀리 있는 것에서 답을 찾지 말고, 가까운 것 또는 알고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생각을 조합하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로봇 학습의 가장 큰 매력은 논리적인 SW와 물리적인 로봇 사이의 실제적 괴리에 있다. 즉, 머리 속으로 생각한 논리적인 알고리즘을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더라도 예상하지 못했거나 통제하지 못한 변인들로 인해 물리적으로는 일부 또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괴리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로봇의 움직임을 정확히 관찰하고 분석해야 하는데, 학생들은 복잡한 물리나 수학 공식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발단인 로봇의 관찰을 통해서부터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나가게 된다. 이러한 관찰과 사고의 연습을 통해, 간단해 보이는 라인트레이서의 움직임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지도교사가 예상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2005년에 1기 신입생이 입학한 이래 현재까지 약 700여명의 학생들이 경기북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였으며, 이 중 약 90%의 학생들이 교육과정 조기이수를 통해 조기졸업하였다. 또한 많은 학생들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와 같은 우수 종합 대학에 진학하거나, 포항공대, 카이스트와 같은 과학기술 중점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3년 간의 교육과정 속에서 과학기술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전문적 소양을 다지기 위해 때로는 새벽 일출을 바라보면서 학습실과 연구실의 불을 밝히고 있다.

경기북과학고등학교가 특별한 이유는 최첨단의 교육 기자재와 실험실, 최고의 실력과 열정을 갖춘 선생님들, 또한 최고의 지능을 갖춘 학생들이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과학기술을 통해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바로 융합적인 사고와 열린 마음을 갖춘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일 것이다. 경기북과학고등학교의 로봇활용 교육이 특별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웅열 교사(정보과학교과)

정웅열  purnag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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