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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로봇이 우리 곁에 다가올 때서현진 본지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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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06  20: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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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분야에 대한 구글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로봇기술의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로봇을 우리 생활주변에 쉽게 나타나게 해줄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 생활주변에서라면 홈로봇 같은 것을 의미할 터이다. 홈로봇은 기본적으로 단조롭고 지루한 가사 도우미, 교육이나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가진 튜터, 일상의 소통을 돕는 커뮤니케이터 등 3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각 범주의 로봇은 기술적으로는 비슷하겠지만 사회학적, 경제학적으로는 의미가 다르다. 이 글에서는 첫 번째 가사 도우미 홈로봇에 초점을 맞췄다.

홈로봇이 가져올 사회적 경제적 변화
도우미 로봇이 보급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우선 가사일 분담 때문에 벌어지는 부부 싸움이 줄어들 것이다. 부부싸움이 줄면 이혼전문 변호사들의 수입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10대들에 대한 부모들의 잔소리도 줄어들 것이다. 대신 10대들은 가사일에 대한 대가(용돈)를 받아내기가 어려워진다. 서구 가정에서는 10대들이 가사일의 대가로 부모로부터 용돈을 받는 게 보편화 돼 있다. 10대들에게 현금이 궁해지면 음반회사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이돌 스타들의 음원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유튜브에 자주 등장하는 애완동물들의 지위도 박탈당할 수 있다. 로봇은 오히려 애완동물보다 더 적극적으로 애교를 부릴 수도 있다. 로봇이 TV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주인공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19직원들이 고통을 겪거나 위험에 빠진 로봇을 구해내는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컴퓨터나 자동차처럼 말썽 많은 로봇을 수리하느라 애 먹는 일도 벌어질 것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로봇 출장수리서비스 회사들이 만들어지면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수도 있으니까.

가족간에도 눈치 보는 일이 많아질지도 모른다. 로봇이 일상을 모니터링하게 되면 비밀 대화는 주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범죄를 수사하는 경찰들이 환호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로봇에게는 누가 몇 시에 들어왔고 샤워를 했는지를 알아내는 일은 그야말로 식은죽 먹기다. 자동차처럼 로봇 보험도 생겨날 수 있다. 보험 가입은 그러나 보험회사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로봇주인에게는 짜증나는 일이다. 물론 보험회사 텔레마케터가 전화를 걸어왔을 때 로봇이 대신 받을 수도 있다.

홈로봇이 할 수 있는 가사일과 환경
홈로봇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현재의 기술수준을 감안하면 다음과 같은 일들이 가능하지 않을까.

세탁과 건조
설거지 혹은 자동 식기 세척기 관리(로드와 업로드)
음식 조리 준비(야채 다듬기 등)
화장실과 욕실 청소
방바닥에 널브러진 물건 정리(신문, 옷가지, 장난감, 신발 등)
자동차 트렁크에서 쇼핑물품(식료품) 꺼내오기
가구조립
무거운 물건 옮기기
아무 때나 걸려오는 스팸 또는 텔레마케터 전화 받기
안마 또는 고령자 이승
베이비 시터
정원의 잔디관리
눈치우기 또는 마당 청소

이밖에 기존의 청소로봇 기능이 더해지면 홈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홈로봇을 가정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설치에서부터 정기 모니터링, 관리 등 전문 서비스가 필요하다. TV나 냉장고와 달리 로봇은 이동 중에 집기를 망가뜨리거나 구조물을 훼손할 수 있다. 자동차처럼 대량 보급에 앞서 안전규정의 제정도 필수적이다. 집안 구조를 로봇 활동이 가능하도록 개선하는 일도 중요하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집을 지을 때부터 로봇의 도입을 전제로 설계하는 것이다. 정보통신 인증 아파트처럼 집 자체를 "로봇을 도입해도 괜찮다"는 로봇 인증 제도가 필요할 수도 있다.

자동차 시장을 닮아가는 홈로봇
앞서 제시한 가사 일을 처리할 정도의 성능을 가진 로봇이라면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중대형 자동차 한 대 값보다 훨씬 비쌀 수도 있다. 홈로봇을 얼마에 어떻게 구입하는 것이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직접 구매보다는 렌트가 현실적이다. 렌트는 정수기나 복사기처럼 월정액을 로봇회사에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때 로봇회사는 설치, 모니터링,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물론 렌트 서비스 모델은 현재에도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이는 통신회사들이 통신단말로서 교육용 로봇을 렌트해 주는 경우라서 홈로봇 서비스와는 다르다.

그렇다면 월정액은 얼마 정도가 적당할까. 최근 미국에서 실시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로봇 렌트 비용은 대략 월 200~500달러(20만~50만원)가 적당하다는 답이 도출됐다.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 2시간씩 한달 40시간 사용했을 때 기준이다. 환산하면 시간당 5000~1만2500원 정도이다. 기본적으로 제반 관리 비용, 보험료, 감가상각비 등이 감안됐을 것이다. 가격 차이가 큰 것은 계약 조건과 서비스의 차등을 의미한다. 법적으로 보장하는 아르바이트 최저 시급이 5210원이니 이 정도면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로봇도 기계나 전자기기의 하나일 것이므로 생명주기라는 게 있을 터이다. 또 매달 40시간씩 일하려면 유용한 신기술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로봇회사 입장에서도 업그레이드와 모델의 교체를 주기적으로 진행해야 고객을 꾸준하게 확보할 수 있다. 잘 설계된 로봇이라면 모델 교체주기는 대략 5년이 적당할 것이다. 성능 업그레이드도 1년에 한번씩은 진행돼야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홈 로봇 시장은 모든 면에서 자동차 시장과 닮아 있다고 할 수 있다

홈로봇 도입시기는 '구글'이 결정한다
문제는 홈로봇 기술의 발전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다는 사실이다. 목록에 있는 가사일 처리 기술이 모자란다는 얘기가 아니다. 자동차가 엔진과 제동장치만으로 거리를 질주할 수 있을까. 로봇에서도 중요한 것은 신뢰성과 안전성, 효율성 기술이다. 여기에는 지금까지 로봇에 투자해온 비용보다 더 많은 돈이 들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벤처캐피털 같은 투자회사들이 이런 류의 기술에는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당장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은 구글과 애플, 한국에서는 삼성과 현대 같은 돈 많은 기업들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음성통화를 위해 발명된 이동전화는 MP3, 웹브라우저, 이메일, 카메라, 게임 등과 결합되면서 스마트폰으로 발전했다. 잡다한 가사 도우미로 시작한 홈로봇도 점차 똑똑해지면서 새 일거리를 찾아내게 될 것이다. 수영이나 골프, 노래연습 개인 코치가 좋은 예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보다 엄격한 조건이 있다. 로봇이 매달 40시간씩 가사 일을 도울 사회적 환경이 갖추어졌느냐는 것이다. 고소득의 맞벌이 부부, 풍요로운 실버부부 등의 증가는 그런 조건을 충족시킬 환경의 하나이다. 이것이 홈로봇의 사회학적, 경제학적 비전이다.

그렇다면 언제쯤 홈로봇이 우리 생활주변에 쉽게 나타날 수 있을까. 역설적이지만 그 시점은 돈 많은 기업들에 의해 결정될 수 밖에 없다. 앞서 언급했던 돈 많은 회사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때가 홈로봇이 출현할 시점이다. 분명한 사실은 또 있다. 아무리 돈이 많은 기업이라 하더라도 그들에게 사회학적, 경제학적 비전을 만들어 내라는 요구는 할 수 없다. 로봇시장은 자동차 시장과 많이 닮아있지만 로봇회사들이 자동차회사와 같은 비즈니스를 하기에는 현실이 아직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서현진 본지 편집고문

서현진 기자  suh@irobo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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