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T의 로보그래머를 이용한 로봇 디자인 설계(사진=MIT)

MIT 산하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 연구진이 컴퓨터 설계 및 모델링의 도움을 받아 로봇의 형태를 설계할 수 있는 로봇 디자인 프로그램인 ‘로보그래머(RoboGrammar)’를 개발했다고 MIT뉴스가 보도했다.

계단을 오르거나 험한 지형을 보행하는 로봇을 만들기위해 로봇공학자들은 먼저 사람처럼 2개의 다리를 갖도록 할 것인가, 아니면 곤충처럼 6개의 다리를 갖도록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럴 때 로보그래머를 활용하면 작업 특성에 맞게 로봇의 형태를 쉽게 설계할 수 있다. 그동안 로봇공학자들은 이같은 설계 작업을 수작업에 의존해왔다.

논문 주요 저자인 CSAIL 알랜 자오(Allen Zhao) 연구원(박사과정)은 ‘로보그래머’는 “보다 효과적이고 창의적인 로봇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로보그래머는 로봇을 설계하기 위한 기본적인 문법이자 규칙인 '로보 그래머'를 지원한다. 알랜 자오 연구원은 “가령 다양한 지형을 통과하는 로봇을 설계하기 위해 사람들은 흔히 개 같은 네발 짐승을 생각한다. 우리는 그와 같은 방법이 과연 최적의 로봇 디자인인지에 관해 의문을 가졌다”며 연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로봇공학자들은 특정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처음에는 터무니없는 디자인을 생각할 수 있다. MIT 연구진은 "각종 로봇 부품들을 자의적으로 연결할 경우 큰 혼란에 빠질수 있다"며 ‘그래프 그래머’라는 규칙을 만들었다. 가령 다리와 다른 다리를 직접 연결하지 않고, 관절하고만 연결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는 것이다.

이같은 기본적인 규칙만 만들어놓고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디자인 작업을 진행한다. 연구팀은 절지동물에서 특히 영감을 받았다. 절지동물은 몸체에 다양한 종류의 부속품이 붙어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곤충, 거미, 랍스터 등이 모두 비슷한 구조다. 이같은 단순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절지동물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동물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진화적인 측면에서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게다가 절지동물은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로보그래머는 3단계의 연속적인 단계를 통해 로봇 디자인을 만들어낸다. ▲문제의 정의 ▲가능한 로봇 솔루션의 묘사 ▲최적의 로봇 구조 선택의 과정을 거친다. 사용자는 문제를 정의하고, 활용 가능한 로봇 부품들(모터,다리,바퀴,연결 부분 등)을 입력한다. 또 로봇이 극복해야할 지형 구조(계단,평지,경사지 등)을 입력한다.

이렇게 입력값을 넣으면 로보그래머가 기본 규칙인 ‘그래프 그래머’를 바탕으로 수백종의 로봇 구조를 제시한다. 다음 순서는 로봇이 실제 세계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숨결을 불어넣는 과정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로봇의 동작을 제어하는 컨트롤러다.

연구팀은 ‘모델 예측제어(Model Predictive Control)’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로봇 컨트롤러를 개발했다. 신경망 기술은 반복적으로 각각의 로봇 설계 방식에 대해 샘플링하고 평가한다. 이런 탐색적인 과정을 거쳐 최적의 로봇과 컨트롤러가 만들어진다.

앨런 자오 연구원은 로보그래머가 로봇 구조의 공간을 확대시켜 주는, 로봇 디자이너들을 위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로보그래머가 단순히 지형을 극복하는 것에서 벗어나 앞으로 로봇의 다양한 용도에 맞게 최적의 로봇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기술적인 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