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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대응하는 로봇 경진대회와 교육용 로봇산업 미래백승동ㆍ한국로봇교육콘텐츠협회 경영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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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25  20: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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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글픈 한국의 현실(1)

코로나19로 여러 분야의 산업 위축에 따른 관련업계의 매출감소와 인력 감원의 이야기는 이 글이 아니더라도 지겹도록 많이 접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개념의 로봇산업은 다른 2,3차 산업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그래도 양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로봇산업분야에서 가장 직격탄을 맞은 분야는 바로 교육용 로봇 분야라고 생각한다. 하고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지만 이번에 이야기하고 여기서 하지 못한 또다른 이야기는 다음 기회가 생기면 그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이 산업분야는 연쇄적인 어려움을 맞고 있는데, 나름대로 작지만 생태계가 구성이 되어 있어서 그렇다고 본다. 다른 관점으로 코로나19에서 교육용 로봇 분야가 큰 어려움을 갖는 이유는 그 생태계라는 것이 거미줄처럼 다방면으로 엮여 있지 못하고 단지 초등학교 방과후수업이라는 간단한 관계로만 엮여져 있어서 그렇다고도 할 수 있다. 금년의 경우, 방과후수업과 연결된 강사들이 학교가 정상적으로 수업을 하지 않아 강의를 못하게 되므로 일자리를 잃고, 방과후수업을 통해 2차적으로 수강생을 모집하는 로봇전문학원은 수강생이 없어서 교육을 할 수가 없었다. 방과후수업과 학원에서 발주가 들어오지 않으니 교육용 로봇 제조사는 제품을 출고할 수가 없고 매출이 없어 감원으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도미노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협회의 회원사로 교류하고 있는 모 제조사는 매출 규모의 앞자리 숫자 단위가 하나 줄어들었는데 전년대비 1/10도 안되는 상황이라 벌써 큰 규모의 인원감축을 했다.

국내의 교육용 로봇이 태동한 시기는 학교에 방과후학교가 도입되던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으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유통되고 있는 레고 마인드스톰의 첫 시리즈였던 RCX가 출시된 것이 1998년이니 분명 일찍 도입된 것은 사실이다. 물론 레고 마인드스톰은 MIT가 1985년부터 10년 가까이 개발해 낸 교육과정에 CMU가 3년간 제품화에 투입되었던 결과물이므로 영세한 국내 스타트업들과는 출발선상이 다르기도 했었다. 국산 교육용로봇들은 방과후학교에서 사용하는 타 교과목보다는 교재비가 비쌌지만, 제대로 구색을 갖추기에는 가격상한선이 너무 타이트하여 로봇 기술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미미한 라인 트레이싱이나 과학 교재 구현정도로만 성장해 온 것도 사실이다. 일반적인 공산품시장의 산업에서는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염가의 엔드 유저용 제품들을 발판으로 회사를 돌리고, 여기서 생겨나는 영업이익 중 일부를 개발비에 투자하여 하이 엔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일반적인데, 한국의 교육용 로봇산업은 20여년이 다 되어가도록 초등학교 방과후수업이라는 현실에만 안주해 있었던 것에도 큰 패착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무술가를 양성한다는 도장이 수년이 지나도록 태극1장만 가르치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적당한 비유일까.

해외의 예를 하나 들면, 내가 작년에 한국어 통역을 맡았던 중국 유비테크(UBTech)의 한국런칭쇼를 위해 번역하던 발표자료를 받아보니 이 회사는 2018년도 내수/수출 매출이 한화로 2조 8천억원이라는 국내의 그 어떤 로봇 기업도 해내지 못한 매출을 이루어서 놀란 적이 있다. 보도자료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중국 텐센트 등에서 한화로 약 890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사실 유비테크에게 운영비를 벌어주는 엔드 유저용 교구로봇들은 그간 한국에서 보았던 교육용로봇의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잘 봐줘야 한국산 로봇과 레고 마인드스톰을 적당히 베껴낸 것에 다름없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중국 내수시장의 바잉 파워라는 장점도 있고, 중국본토생산의 가격 메리트라는 것도 있어서 한국에서 판매되는 비슷한 교육용 로봇의 절반 정도의 가격에 비슷한 구색을 갖춰 놓은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느꼈던 가장 무서운 것은 ‘큰물에서 놀기’위한 하이엔드로의 진입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까다로운 미국 애플 팀 쿡(Tim Cook) 회장이 유비테크 교구용 로봇을 높게 평가하여 미국 내 애플 스토어에 비치해 놓고 판매하고 있도록 만들어낸 것도 그렇고, 이 글의 뒷부분에서 경진대회 관련으로 다시 소개할 예정이지만 세계 최고권위의 로봇대회인 로보컵(RoboCup)에 중국이 진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비테크에서 하이 엔드 로봇으로 개발한 시가 5억원 상당의 로봇을 후원하고 자사의 엔지니어를 붙여 학생선수들을 돕고 있는 중국 칭화대학(清华大学)의 경우, 종목 중 가장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축구 성인크기(AdultSize) 부문에서 3개의 상을 수상하였다. 1997년 일본에서 시작하여 전세계 최고권위의 로봇경진대회가 된 로보컵에서의 한국의 실적이라고 해봐야 2017년에 서울대학교 장병탁 교수 팀이 일본 소프트뱅크 페퍼(Pepper)를 사용하여 참가하는 RoboCup@Home 종목을 우승한 실적 하나가 전부인데, 우리는 우리들끼리 세계최고라고 자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 Apple의 Tim Cook 회장과 유비테크 지무 로봇/ 로보컵 2019에 출전한 중국 청화대학 로봇

한국에서 중장기적인 정부의 인큐베이팅이 중단되다시피한 교육용 로봇은 지난 20여년간의 한국 민간기업의 부족하지만 부단한 노력에 힘입어 해외에도 많이 보급되었다. 특히 영어를 사용하는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조금 더 빨리 보급되었고, 이 분위기를 재빨리 캐치하여 한국산 제품을 카피한 저가격의 중국제품들은 중화권 국가에도 널리 보급되었다. 올해는 온라인으로 치뤄져서 지난 10월 10일에 대회가 종료되었던 미국의 로보페스트(Robofest) 대회에는 한국도 오랜시간동안 여러 종목의 우승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대만, 인도, 홍콩 등 아시아권 국가에게 우승을 내준 적도 여러 해가 되었고 구미권 학생들은 이보다 부진한 결과를 거두고 있어 이제는 동남아시아 국가조차도 한국에게 버거운 상태가 되었다. 향후 동남아시아 국가의 로봇산업이 이것으로 인해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 조금은 겁이 난다.

아래의 표는 국내에서 교육용 로봇 사업을 하고 있는 15개사의 최근 5년간 매출 현황인데, 초창기부터 활동했던 업력이 10년이 넘은 기업들중에도 아직 매출이 10억원대에 계속 머무르고 있는 기업이 있고, 반대로 생소한 기업들이 의외의 매출도 보이는데, 생소한 로봇기업들이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은 모두 중국에서 생산되어 한국의 코딩 시장에 진입한 로봇들이다. 국내의 로봇제조사들이 오늘도 내일도 똑같은 것만 찍어내고 있을 때, 가격과 디자인, 오픈소스 하드웨어/소프트웨어로 무장한 해외의 제품이 우리의 안방에도 깊숙이 진출해 있었던 것이다. 작년에만 코딩 학원이 1000개 이상 생겼다고 하는데, 20년간 로봇전문학원은 400개를 넘지 못했다. 과거의 로봇교육수요는 코딩학원에서도 충분히 소화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며, 해외진출의 문제는 둘째치고 나름 왕년의 로봇교육 본고장이라고 생각되는 한국의 교육시장에서도 해외의 제조사들에게 이미 시장을 다 뺏기고 있는 안팎으로 얻어터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명

2019

2018

2017

2016

2015

A사

22,704,394

24,098,201

17,913,609

14,864,324

13,561,017

B사

11,262,334

14,681,307

12,480,408

10,762,883

10,866,571

C사(중국 MBlock수입유통)

11,061,823

8,778,305

8,241,764

7,892,727

198,662

D사

0

6,803,502

4,993,234

3,558,749

1,716,529

E사

4,948,595

4,240,000

4,012,000

3,597,000

2,786,000

F사(덴마크 Lego Mindstorm수입유통)

3,551,897

3,112,163

3,563,422

3,236,597

1,801,261

G사

4,580,427

1,085,668

270,219

64,656

46,970

H사(미국/중국 Ozobot 수입유통)

4,940,773

2,071,146

297,759

0

0

I사

0

0

1,550,433

1,740,137

1,967,832

J사

2,534,869

1,663,164

1,046,791

1,002,903

860,805

K사

1,225,121

950,489

1,056,184

1,711,309

1,659,377

L사

0

0

1,544,000

1,447,636

718,166

M사

1,013,067

970,239

1,103,675

1,111,844

1,234,857

O사

1,803,325

835,904

679,801

654,153

570,983

P사

171,004

191,537

165,750

121,648

346,304

[교육용 로봇기업 상위 15개사 최근 5년 매출(금액 단위 : 천원). 출처=중소기업현황 정보시스템]

위 자료는 매출 기준 내림차순으로 쓴 것인데, 그간 정부 과제도 많이 하고 15년 이상 된 기업들의 대부분은 자기계발에 소홀한 댓가로 하위권의 매출에 머무르고 있다. 사실 인지도가 더 떨어지는 국내 기업들이 조금 더 있지만 숫자를 올려놓는 것 자체가 창피해서 쓸 수가 없었다. 국내에서 전혀 개발하지 않고 수입 유통만 하고 있는 C, F, H사의 2019년도 매출은 전체 15개사의 매출 중 28%를 차지하고 있다. 일견 적은 비중이 아닐까 생각될 수도 있지만 개업한지 4년차인 H사의 경우 업력이 15년이 넘은 국내의 E사의 매출과 같다. 수입제품들의 매출의 추이는 토종 국내기업들의 낮은 성장률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위협적인 수치이다. 이 추이라면 수년 내에 그간의 주요 국내 제품들은 중국산 제품과 시장점유율이 역전되리라는 것은 꼭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예측할 수 있다.

2. 서글픈 한국의 교육용 로봇 시장의 현실(2)

국내의 교육용로봇산업이 부진한 이유에는 핑계일지 모르겠지만 소관 정부부처들끼리 서로 내일이 아니라고 미뤄왔던 것도 단단히 한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학생들의 음악미술체육교과서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만들지 않는다. 당연히 교육부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를 집필위원으로 초빙하여 만들고 있다. 한국 로봇산업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과거 산자부/정통부 시절이던 교육용 로봇산업의 초기에 다양한 정부지원과 과제를 통해 교육용 로봇 기업들을 육성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어느정도 인큐베이팅이 되고 마침 방과후 수업이라는 기본 매출을 보장해주는 텃밭도 있다고 하면, 본격적으로 교육부로 로봇산업 분야의 인재양성을 위한 체계화를 했어야 했다. 강의를 할 수 있는 공인자격이나 교육시설의 요건에 대한 기준, 진학과 입시에 반영할 수 있는 범위 등 예체능 특기자의 대학입학이나 타 전공의 진학자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활용해서 입시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등의 제도를 로봇교육 분야에도 체계적으로 마련했어야 했다.

비참한 현실이지만 국내 방과후학교에 파견되고 있는 강사들은 제조사에서 약식의 연수과정을 거쳐 배출되는 정도인데, 그래봐야 자사의 제품설명서를 간신히 따라할 수 있는 수준이고 학생레벨에서 사용되어야 하는 센서나 통신방식 등의 용어도 잘 모르고 학생들에게 설명서를 따라 읊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객관적인 자격제도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으니 교육용 로봇 제조사는 회사의 한 켠이나 물류창고에 주소를 두고 자사의 마케팅을 위한 사단법인을 만들어서 요식행위같은 강사인증서를 발급하고 강사는 이걸 들고 방과후학교 개척을 위해 학교에 뛰어든다. 국내에 약 400여개가 존재한다고 예상되는(이것을 집계할 기관도 없다) 로봇전문학원은 사업자등록증을 보면 대부분 컴퓨터학원으로 등록해 놓고 있고, 교육청의 설립인가를 위한 현장 실사도 그 정도 레벨에서 이루어진다. 수준 있는 교육 강사를 육성할 교육기관이 없고, 제조사에서는 조립 매뉴얼에 준하는 것을 커리큘럼이라고 내보내고 있어 자구책으로 이름이 좀 알려진 로봇 대회에 많이 참가해서 상을 많이 타오는 것으로 영업을 유지하는 학원들이 그나마 뭘 좀 한다고 알려져 있는 정도이다.

협회에 오고 나서 국내 로봇 분야의 저명한 교수님의 소개로 세계 최고의 로봇대학으로 불리우는 미국의 카네기멜론대학(CMU)에 미국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과 로봇학원장들을 인솔해서 2년간 견학을 한 적이 있었는데, 몇 개의 랩을 견학하다가 CMU의 교수와 연구원에게 고작 질문한다는 것이 ‘여기는 라인 트레이서는 없나요’였다. 예전에 잠깐 대학의 로봇연구소에 근무하며 초등학교 현직교사들을 대상으로 로봇교육 연수를 몇 번 진행했던 적이 있는데, 윈도우(Windows)의 버전을 기준으로 윈도우 8정도를 사용하던 시대에 최신의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도 없는 윈도우 ME가 설치된 두툼한 구형 노트북을 들고 자기가 왜 와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 억지로 떠밀려왔다는 내색을 심심찮게 하는 나이 드신 선생님들을 상대하면서 많은 자괴감을 느꼈었다. 기본조차도 수립되지 않은 한국 로봇 교육의 실상은 사실 이런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오랫동안 겪어온 유관부처들의 느낌을 짧게 한마디로 한다면, 교육부의 느낌은 ‘난 어려워서 못하겠소’, 산업통상자원부의 느낌은 ‘이걸 내가 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느낌은 ‘로봇은 산업부가 하니까 난 모르겠소’의 느낌이었다. 한마디로 로봇인재양성을 위한 콘트롤타워가 없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한국로봇교육콘텐츠협회도 내가 초창기 멤버가 아니어서 설립 배경을 다 알고있지 못하지만, 이상하게 로봇경진대회와 관련된 사단법인들은 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으로 되어 있다. 우리 협회는 국내에서 가장 장관상을 많이 받아오는 협회여서 과기부와 많이 소통을 하는데, 대회 개최를 위해 과기부에서 예산이라도 좀 받아보려고 하면, ‘로봇은 산업부가 주무부처니 산업부에 요청하세요’라고 한다. 내가 SNS를 통해 오랫동안 울분을 토해냈던 로봇산업정책기획인 3차 기본계획(2019~2023)에는 집필당시에는 분명 인력양성 분야가 있었고 나도 로봇교육/로봇경진대회/로봇자격증의 집필위원으로 활동하였는데, 총괄하던 산업부 서기관이 ‘로봇 교육은 민간에서 알아서 하면 된다’고 나를 포함한 20여명의 집필 위원이 낸 내용들을 단 한자도 남기지 않고 없애버렸다. 민간에서 알아서 한 것이 이지경인 것을 알고는 있었을까. 특히 교육부는 산업부를 포함한 여러 정부부처에서 나눠서 넣어주는 예산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산업부에서 로봇 인력 양성을 위한 예산을 넣어주고 교육부에서 그간의 해왔던 것처럼 정규 교과와 같은 타 교육 체계에 맞게 체계적으로 발전시켰다면 과연 아직도 방과후 수업에 안주하는 산업으로 전락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고등학교 2학년의 로봇 교과였다면 키네마틱스 분석을 위해 수학시간에 배우는 미적분을 활용하여 동역학 해석을 배울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최근 몇 년간은 우리 협회가 거두고 있던 해외 로봇경진대회의 꽤 괜찮은 실적을 보고 프랑스 로봇산업협회의 지인이 프랑스의 교육부 공무원들을 데리고 들어와서 한국의 로봇교육 커리큘럼을 도입하고 싶다는 제안도 했었는데, 주고 싶어도 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많이 민망하고 미안했다. 해외 파트너들 중에는 중화권 파트너들도 있는데, 장사 감각이 뛰어난 중국계여서 그런지 해외에서 각광받는 한국의 교육커리큘럼을 이용한 국제자격증 사업을 해보고 싶으니 교육 커리큘럼과 실라버스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그날 우리 사무실에 8개국의 해외 파트너들이 들어와 있었는데, 대규모의 출자를 할 수 있는 곳은 없었고, 그들은 막연하게 한국은 정부차원에서의 로봇산업에 대한 투자가 잘 되고 있으니 한국 정부의 예산으로 국제로봇자격증을 만들자고 하였는데, 그 이후 내가 기획안을 들고 간 로봇 분야의 공공기관에서는 산업부에서는 로봇 교육과 관련된 코드로는 어떤 예산도 따낼 수 없다고 해서 서글픈 마음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3.
국내 교육용 로봇제조사를 향한 제언(1)

마치 신세 한탄처럼 업계에 종사하며 느끼는 울분을 토로하기만 했는데, 부족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발전적인 로봇 교육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선, 전체 로봇산업에서 가장 비중이 큰 제조업용 로봇과 교육용 로봇의 연결고리가 생겨야 한다. 내 프로필 중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는 동부로봇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제조업용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의 양쪽을 모두 다루던 회사였는데, 근무하면서 가장 뼈저리게 느낀 것이었지만(마침 그 당시에 서울로봇마이스터고 교과서를 집필하기도 해서 그렇다), 제조업용 로봇의 관점에서 교육용 로봇은 장난감놀이로 보이고, 교육용 로봇에서는 제조업용 로봇이라는 것이 있는지 조차의 지식도 없다는 것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아직 연결되어 있지 않은 이 현실에 접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업이 분명 미래의 교육용 로봇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 장담한다. 마치 신사업계획을 할 때 SWOT분석의 WT를 SO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내야 하는 것처럼, 위에 길게 열거한 현재의 문제점을 사업 극복의 테마로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실제 제조업용 로봇에 쓰이는 센서류들은 동일한 것이거나 소형화 된 것이 교육용 로봇에서도 일부 쓰이고 있고, 제조업용 로봇 중 비중이 높은 다관절 로봇에 쓰이는 서보는 교육용 로봇시장에서도 토크는 적지만 비슷한 분해능(resolution)을 가진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수평 다관절 로봇(SCARA)이나 수직 다관절 로봇(매니퓰레이터) 정도는 사실 현재의 교육용 로봇 시장에서 그나마 하이 엔드라고 생각되는 100여만원 전후의 소형 휴머노이드 한대를 뜯으면 적어도 4자유도의 다관절 로봇 4대정도는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조금씩 현실의 세계로 진입하고 있는 서비스 로봇들 중 커피를 만들거나 요리를 하는 로봇들은 대부분 야스카와, UR(유니버설로보틱스), 쿠카에서 출시하는 5자유도 전후의 경량화된 다관절 로봇에 엔드 에픽터(End-Effector)로 간단한 그리퍼가 달려있는 것이 구성의 대부분인데, 이것을 미니어처로 구현하는 것도 현재의 교육용 로봇의 스펙이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대량의 물류를 처리하고 있는 물류 로봇이나 식당에서 음식을 서빙하는 정도의 로봇들도 교육용 시장에서 출시되고 있는 소형 모바일 플랫폼의 형태를 조금만 변경하면 얼마든지 원리 구현과 실습이 가능하다.

스마트팩토리를 지향하는 로봇시스템의 생산 자동화 공정도 하나하나의 단품 로봇들을 뜯어보면 단순 작업용 로봇과 이송용 로봇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반도체용 웨이퍼를 이송하는 웨이퍼 이송 로봇 같은 로봇들도 웨이퍼를 이송하는 엔드 이펙터의 형태만 다를 뿐이지 수평 다관절 로봇(SCARA, Selective Compliance Assembly Robot Arm)과 기본적으로는 전혀 다를 것이 없고, 스카라 로봇은 교육용 로봇 시장에서 어지간한 100만원 안팎의 국산 소형 휴머노이드 한 세트를 구입하면 서너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 협회에 들어와서 로봇 전문 학원이나 교육용 로봇 제조사에 이 이야기를 오랫동안 하였는데, 대부분 제조업용 로봇의 지식이 없어 소형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제조사조차도 다관절 로봇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니 나만 속이 타고 실제 적용된 사례를 보여주지 못해서 요즘엔 협회에서 직접 경진대회로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구현해보고 있다. 협회 회원사 중에 소형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어놓고 판매가 안되어 고민하는 기업이 있길래, 여기에 간단한 리프터를 달아 작년에 물류 로봇 대회를 런칭했는데 산업부가 주최하고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국제로봇콘테스트의 8개 세부주관기관중에 1위의 평가를 받았다. 평가의견에서도 실제의 로봇산업을 교육용 로봇으로 구현해서 경진대회화 한 것에 점수를 높게 받았다고 하니, 정부 부처에서 바라는 교육용 로봇의 미래도 이런 것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성화 고등학교나 대학의 로봇학과 실습실에 가보면, 구입한 후 비닐을 씌워놓고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실제 제조업용 로봇 제조사의 수천만원짜리 다관절 로봇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교육용 로봇 제조사에서 만든 교구로 미니어처를 만든다고 가정할 때의 가격을 생각하면 실물의 제조업용 로봇은 이와 약 80~100배의 가격 차이가 있다. 만약 교육용 로봇 제조사가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서보와 센서 등 기존의 자재를 활용한 기구에 지멘스 등 실물의 제어기를 프로토콜을 맞춰서 붙인다거나, 가격이 저렴한 교육용 로봇의 제어기에 티칭 펜던트 등 실제 작업자의 손에 직접 닿는 물품만 호환이 되도록 인터페이스를 만들어주기만 해도 충분히 실습용 로봇으로 사용할 수 있다. 비닐을 씌워놓고 구입을 결정한 교사나 교수도, 이를 배워서 익혀야 하는 학생도 사용법조차 알지 못한 채 쓰지도 못하고 신주단지처럼 모셔 놓기 보다는 실물의 제조용 로봇 한대를 구입할 가격으로 실습실에 80~100대의 미니어처 교구를 사다 놓는 것이 배우는 학생들도 1:1로 직접 로봇을 계속 운영해볼 수 있고, 설령 그 로봇이 학생과 부딪힌다고 한들 실물 제조용 로봇처럼 학생이 다칠 것도 아니니 별도로 안전펜스를 만들 필요도 없고, 로봇이 고장이 난다고 한들 수리를 보내 놓고도 대신 실습할 수 있는 교구가 얼마든지 여유가 있으니 걱정없이 써도 된다.

제조업용 로봇의 가장 큰 장점은 엔드 이펙터를 교체하면 다른 작업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부분이지만, 미니어처 형식의 교육기자재라면 한 사람이 종류별로 엔드 이펙터를 달아놓고 동시에 실습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동차 초보운전자가 새 차를 사지않고 가격이 싼 소형 중고차를 사서 이리저리 긁히고 부딪히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다가 운전이 좀 익숙해지면 비로소 마음에 드는 좋은 차를 사기도 한다. 배우는 동안 실컷 망가뜨리고 고장 내도 금액적으로도 큰 부담이 없는 교육용 로봇으로 실컷 실습을 하고 졸업 후 취업에 들어가기 전의 연수과정정도로 해서 실물의 제조업용 로봇을 손대도 괜찮지 않을까? 스마트팩토리를 지향하는 로봇시스템의 경우 수 십대의 단품로봇들이 일대 다 형식의 제어기와 연결되어 있는 구성인데, 큰 기업들도 선뜻 실물의 제조업용 로봇들을 수 십~수 백대 연결해서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는 것이 녹록치 않다. 학교에서 스마트팩토리의 개념과 운영에 대해 공부하면서 실물보다 1/80~1/100가격의 교육용 로봇을 수 십대 연결해서 각 공정간의 제어와 작업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을까? 하다못해 이런 내용은 80만원짜리 레고 마인드스톰(Lego Mindstorm)에서는 예전부터 비슷한 흉내를 계속 내고 있었던 부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값싸고 품질이 좋은 교육용 소형 서보를 많이 만들어 유리한 포지션에 있는 국내 교육용 로봇 제조사들이 못할 이유가 없다. (레고 마인드스톰에는 서보가 3개밖에 들어있지 않다. 같은 가격대의 국산 소형 휴머노이드에는 분해능(resolution)이 꽤 괜찮은 서보가 최소 16개 들어있다.)

▲ 레고 마인드스톰과 테크닉으로 구현한 자동화 생산시스템의 미니어처

4. 국내 교육용 로봇제조사를 향한 제언(2)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여 전세계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시대에, 정부 부처나 산업 현장에서 진짜 로봇이라고 생각되는 제조업용 로봇을 국내의 교육용 로봇 제조사가 교육용 미니어처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몰라서 못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게을러서 안 만들고 있다고 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는 나만 특출 나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니 장담하건데 더이상 한국산 교육용 로봇에서 베낄 것이 없다고 생각되는 중국의 유비테크 같은 기업들이 중국의 제조업용 로봇 제조사인 시아순(Siasun) 같은 기업과 협력해서 교육현장에서 사용되는 스마트팩토리 지향의 제조업용 로봇 미니어처와 교육커리큘럼을 출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그때가 되어 가격이던 품질이던 커리큘럼이던 극복을 해보려고 하면 이미 때는 늦었다고 생각한다. 나름 교육용 로봇 종주국이라고 자만하며 방심하고 있던 사이에 한국의 목덜미에는 이런 날카로운 칼날들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늦지 않았다고 생각된다면, 국내의 교육용 로봇 제조사들도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런 의향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누구에게라도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리겠다고 장담한다.

예상외로 방과후수업은 커녕 변변한 로봇학원조차 없어서 유소년의 로봇 교육이 도외시되고 있던 일본은 지난 DARPA 로봇 챌린지(DRC)의 예선전이었던 2013년의 미국 플로리다 1차대회에서는 우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승전이었던 2015년의 미국 캘리포니아의 2차대회에서는 한국의 KAIST 휴보팀이 우승해서 큰 충격을 받았었다. 당시에 일본의 매스컴에서는 한국에서 유소년 로봇 교육을 받았던 어린이들이 시간이 지나 내공이 높은 로봇 전공의 대학생과 성인연구원이 되는 인프라가 생겼는데 일본에는 그런 인프라가 없이 대학에 들어가서야 로봇을 공부하니 내공이 짧아서 졌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컸다. DRC의 한국의 우승 방법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여러가지로 말이 많지만, 로봇 대회를 운영하는 내 입장에서는 주최측이 허술할 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한국식의 역공격에 미국 DARPA(방위고등연구계획국)와 해외 팀들이 당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 덕분(?)인지 아니면 마침 그때쯤 우리 협회가 한국사무국을 맡고 있는 일본의 대회에서 한국팀이 좋은 성적을 내서 그랬는지, 교류하는 일본의 로봇관련 행사에서 한국의 유소년 로봇 교육시스템에 대한 강연을 몇 번 한 적이 있었고, 로봇교육 인프라가 전무한 일본에서 체계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한 회의에 많이 초대 되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요청이 한국에서 일어났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지식과 인프라를 동원해서라도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었는데, 이런 내용을 일본의 학생, 교사, 유관 기업에 강연하고 그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있어야 하는 내 마음도 무척 서글펐다.

지금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일본의 한 프라 모델 제조사가 지난 40여년간 과학교재로부터 시작해서 단순한 제어기가 들어있는 로보틱스 제품을 만들어 오다가 로드 맵이 막혀서 인지 우연한 기회로 내가 소개가 되어 해당 제조사의 제품과 오픈소스 하드웨어 기반의 교육용 로봇 커리큘럼과 응용 모델을 개발해주고 있다. 심지어 큰 본사 사옥의 지하층이 전부 사출 금형을 만드는 시설이고 필리핀의 대규모 생산공장에서 대량으로 값싸게 생산하는 프라 모델 제조사이다 보니 없는 기구부는 얼마든지 만들어주겠다고도 한다. 그 제조사는 전세계 160개국에 자사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어서, 언젠가는 자사의 RC대회에 못지않게 전세계에서 자사의 로봇을 가지고 공부하고 각국에서 대회를 열어서 일본에서 결승전을 하고 싶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이러한 예를 들으며 협회 회원사인 한국의 교육용 로봇 제조사에 제조업용 로봇의 개념을 응용한 커리큘럼을 함께 개발해보자고 제안했는데 단박에 묵살되어 무척 서글펐다. 아마 내 주위의 지인들이나 로봇관련 공공기관에 계신 분들은 나에게 이 이야기를 꽤 들으셨을 것 같은데, 장래에 한국의 학생들이 이런 내용을 모르고 그 회사의 제품으로 교육받아서 그 로봇 대회에 참가하고 있게 될 날이 온다면 무척 자존심이 상할 지도 모르겠다. 내가 갖고 있는 변변찮은 지식이 한국에서는 전혀 통하지를 않고 되려 의욕이 불타고 있는 해외의 제조사들은 나를 요구하니 언젠가는 그냥 외국으로 나가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참고로 서두에 언급했던 중국의 유비테크는 나에게 자사의 제품을 활용한 대회를 만들어주면 개발비를 많이 주겠다고 했는데 그때는 한국 제품을 카피 하면서 덩치가 커진 회사에 대한 반감이었는지 거절을 했었다. 이제 와서 일본기업에 로봇 커리큘럼을 만들어주고 있는 내 심정 또한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우리가 마시는 우유팩을 여는 방식도 한국에서 고안된 것이라고 한다. 한국의 어느 우유 제조사도 그 특허를 사주지 않아서 고안자는 해외의 우유 제조사에 팔고 지금은 전세계에서 그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비슷한 심정을 느낄 때가 많아서 솔직히 정말 착찹하다.

백승동  sdbaek@robofe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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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말그대로 신랄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현실을 바로 느낄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2020-10-29 16:17:01)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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